[사설] 英 BP ‘대왕고래’ 투자, “대사기극”이라던 민주당 입장 뭔가

석유공사가 글로벌 석유 메이저 기업 영국 BP를 일명 ‘대왕고래’ 프로젝트로 불리는 동해 심해 가스전의 공동탐사 우선협상 대상자로 통보했다. 탐사는 9월 착수된다. 지분율 51 대 49로, 한국이 경영권을 갖되 초기 탐사 일부 단계의 대부분 비용은 BP가 부담한다. 한국이 메이저 업체와 우리 해역에서 실질적 공동 탐사에 나선 것은 처음이다. 철저히 수익성과 데이터로만 움직이는 글로벌 메이저가 투자까지 한다는 사실은 이 프로젝트가 일각의 주장처럼 ‘터무니없는 사기극’이 아니라 과학적·상업적 잠재력이 있다는 의미다.
이 문제는 정치 논리가 모든 것을 삼키는 우리 사회의 실상을 다시 보여준다. 이 탐사가 처음 발표됐을 때 야당이던 민주당은 “십중팔구 실패할 사안” “뜬금없는 산유국론”이라며 깎아내렸고, 국회에선 기술적 분석 결과를 확인하기도 전에 국정조사부터 압박했다. 1차 시추에서 경제성 유전이 안 나오자 “정권과 대통령이 나선 대사기극” “왕 사기꾼의 미몽”이라고 했다. 석유 시추는 성공 확률이 낮다는 사실을 무시하고 비난 폭탄만 퍼부었다. 민주당은 차기 탐사 시추 예산 497억원을 전액 삭감해 버렸다.
석유공사 담당 부서는 7개월째 감사원 감사를 받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도 석유공사 업무 보고에서 “생산 원가도 계산 안 해봤느냐”며 질타했다. 신대륙을 찾아 떠나는 콜럼버스에게 ‘가져올 물건 액수를 제출하라’는 요구다. 우리 자원 개발은 정권들의 변덕과 조급함, 정치화 때문에 멍들었다.
노르웨이 북해 유전이나 가이아나 심해 유전의 성공 역시 초기 “채산성이 없다”는 비관론을 과학적 끈기로 극복한 것이다. 이들 나라에서 정치가 개입해 자원 개발을 흔들었다면 지금의 자원 부국은 없었을 것이다. “제발 과학의 영역에 정치가 안 오면 좋겠다”는 현장 직원의 절규를 정치권은 뼈아프게 들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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