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러' 불가리아 새정부,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 중단
불가리아, 과거 13차례 제3국 경유 지원
유럽연합, 제21차 대러 제재안 발표

친(親)러시아 성향으로 분류되는 불가리아 새 정부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을 중단할 예정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헝가리의 정권 교체 이후 잠시나마 우크라이나 문제에서 일치된 의견을 보였던 유럽연합(EU)이 또다시 분열되는 듯한 모습이다.
AP통신에 따르면 디미타르 스토야노프 불가리아 국방장관은 수도 소피아에서 열린 기자회견 자리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은 전장에서 해결할 수 없다는 점을 우리는 분명히 밝혀왔다"며 "우리는 소모전을 목격하고 있으며 아무리 많은 무기를 동원하더라도 인명 손실만 초래할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양측이 합의한 정의로운 평화를 모색하기 위해 협상 테이블에 앉을 때가 됐다"며 "우크라이나군에 무기를 제공할 계획이 더이상 없다"고 말했다.
4월 총선으로 집권한 불가리아 새 정부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을 반대해온 루멘 라데프 총리가 이끌고 있다. 그는 그간 "외교적 해결책"을 내세우며 전쟁 중단을 요구했고, EU의 대(對)러시아 제재가 유럽 경제에 악영향을 미친다며 해제해야 한다는 입장도 내비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불가리아는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개전 이후 13차례에 걸쳐 군사 원조 물자를 제공했지만 구체적인 규모와 내용은 비밀에 부쳐왔다. 특히 불가리아는 우크라이나가 전쟁 초반 많이 사용했던 구소련 규격 포탄의 EU 내 최대 생산국으로 꼽혀왔다. 다만 국내 정치적 논란 탓에 지원은 제3국을 경유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스토야노프 장관의 발언은 프랑스, 독일, 영국 정상들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향해 지속적인 평화 협상에 나서라고 촉구한 지 불과 며칠 만에 나왔다. 유럽연합은 이날 2022년 2월 전쟁 발발 이후 러시아군에 복무한 경력이 있는 모든 이들의 역내 입국을 금지하고, 금융·에너지·수산 부문을 겨냥한 조치를 담은 제21차 러시아 제재안을 발표했다.
이정혁 기자 dinne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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