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터질 게 터졌다…중국·일본에 이어 한국도 AI 안경 커닝 ‘딱’ 걸렸다

지난달 치러진 토익(TOEIC) 정기시험에서 인공지능(AI) 스마트 안경을 이용한 부정행위가 국내 공인어학시험 사상 처음으로 적발됐다.
9일 YBM한국TOEIC위원회에 따르면 지난달 10일과 31일 치러진 토익 정기시험에서 AI 스마트 안경을 착용한 응시자가 각각 1명씩 적발됐다. 첫 번째 응시자는 해외 직구로 구매한 A사 제품을, 두 번째 응시자는 국내 미출시 B사 제품을 착용했다.
두 사람 모두 시험 시작 전 감독관의 눈에 띄어 적발됐다. 해당 응시자들은 성적 무효 처리와 함께 최대 5년간 토익 응시 자격 제한 처분을 받게 된다.
AI 스마트 안경은 카메라·마이크·스피커에 생성형 AI가 결합된 안경형 웨어러블 기기다. 카메라로 시험지를 비추면 AI가 문제를 분석해 정답이나 힌트를 렌즈에 실시간으로 띄워준다. 외형이 일반 안경과 거의 구별되지 않아 감독관이 육안으로 가려내기 어렵다는 점이 단속의 가장 큰 난제로 꼽힌다.
지난달 25일 메타가 AI 스마트 안경을 국내에 공식 출시한 데 이어 하반기부터 다양한 제품이 쏟아질 것으로 예상돼 부정행위 시도는 더 늘어날 수 있다.
YBM한국TOEIC위원회는 감독관을 대상으로 AI 스마트 안경을 포함한 전자기기 부정행위 유형과 적발 요령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시험장에서는 신분 확인과 전자기기 검사, 순회 감독을 강화하고, 시험 후에도 답안 유사도 분석과 이상 응시 패턴 검증을 거친다.
하금수 한국토익위원회 전무는 “첨단기기를 이용한 문제 유출이나 조직적 부정행위가 확인될 경우 저작권 침해·업무방해 등 법적 대응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AI 스마트 안경을 이용한 시험 부정행위는 이미 글로벌 현상이다. 중국에서는 대학생들이 AI 스마트 안경을 빌려 시험 문제를 실시간으로 풀어온 사실이 올해 초 드러나면서 대여 시장까지 형성됐다.
중국 교육부는 지난 7일 시작된 대학입학시험 가오카오를 앞두고 스마트 안경을 시험장에 반입하면 부정행위로 간주하겠다고 경고했고, 광둥성 등 주요 지역은 수험생 안경에 대한 별도 검사를 도입했다.
일본에서는 2024년 와세다대학교 입시에서 스마트 안경을 이용한 부정행위가 적발됐고, 스마트 안경과 소형 마이크를 활용한 토익 대리시험 사건으로 수백 명의 성적이 무효 처리되기도 했다.
미국에서는 대학수학능력시험 격인 SAT를 주관하는 칼리지보드가 올해 3월부터 도수 안경을 포함한 모든 스마트 안경의 시험장 반입을 전면 금지했다. 기술 확산 속도에 비해 각국의 대응은 아직 초기 단계여서, 시험 제도 전반에 걸친 감독 체계 재설계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남윤정 AX콘텐츠랩 기자 yjna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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