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SK하이닉스, ‘호남·충청’에 반도체 공장 투자 검토
‘첨단 패키징 시설’ 유력한 대상
이르면 이달 중 투자계획 공개

9일 정치권과 관계부처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수십조원 규모의 지방 반도체 투자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르면 이달 중 관련 투자계획이 공개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서는 첨단 패키징 시설이 가장 유력한 투자 대상으로 꼽힌다. 패키징은 반도체 제조 공정의 마지막 단계로,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첨단 반도체 시대에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HBM을 엔비디아를 비롯한 빅테크에 공급하고 있지만 수요에 비해 공급이 크게 부족한 상황이다. 특히 차세대 제품으로 갈수록 여러 개의 칩을 어떻게 결합하느냐에 따라 반도체 성능이 좌우되는 만큼 패키징 역량이 중요해진다.
호남지역의 경우 반도체 생산의 핵심인 전력 공급 측면에서 이점이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수도권 지역은 전력과 용수 공급이 빠듯한 반면 호남은 태양광과 해상풍력 등 재생에너지 잠재력이 높아 전력 공급의 유연성 측면에서 유리하다는 것이다.
비수도권 지역으로 반도체 산업을 확장하겠다는 구상도 엿보인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지방 투자 검토에 나선 배경으로 수도권 내 신규 반도체 부지 확보 한계를 꼽는다. 현재 양사가 대규모 투자를 진행 중인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이후를 대비해 차기 생산거점을 선제적으로 확보해야 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SK하이닉스는 현재 경기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 반도체 클러스터에서 Y1 팹을 건설 중이며 내년 초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나머지 부지에는 2050년까지 단계적으로 팹 4기를 구축할 계획이었으나 최근 인공지능(AI) 확산에 따른 메모리 반도체 수요 급증으로 투자 일정이 크게 앞당겨졌다. 특히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건설이 지난 2019년 확정된 뒤 실제 착공까지 5년 이상이 소요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차기 생산기지 확보를 위한 검토에 나설 시점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도 상황은 비슷하다. 삼성전자는 용인시 처인구 이동읍 일대에 조성 중인 국가 반도체 클러스터에 총 6기의 첨단 반도체 팹을 구축할 계획이다. 다만 이 역시 수요에 비해 공급 부족이 이어지면서 차기 생산시설 부지 검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는 평가다.
주요 그룹들도 지방 투자 계획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SK그룹은 아마존웹서비스(AWS)와 손잡고 총 7조원을 투입해 울산에 초대형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할 계획이다. 해당 시설은 2029년 완공을 목표로 추진되고 있다. 아울러 HBM 생산거점인 충북 청주시에 약 19조원을 추가 투입해 차세대 첨단 패키징 공장을 신설할 예정이다. 현대자동차그룹 역시 지난 2월 전북 군산시 새만금을 AI 데이터센터와 로보틱스의 거점으로 육성하겠다는 방안을 내놓은 바 있다.
한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날 호남권 반도체 공장 건설 추진설과 관련해 "확인된 바 없다"고 밝혔다.
정원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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