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 야호’ 리센느, 차트 정상에서 ‘야호’ 할까
웹예능 밈으로 반전…‘중소의 기적’ 기대

“거제 야호!”
올해 상반기 유튜브에서 가장 유명한 밈을 배출한 5인조 그룹 리센느의 역주행이 가파르다. 2024년 발표한 미니 1집 <신드롬(SCENEDROME)>의 수록곡 ‘러브 어택’이 9일 0시 멜론 ‘톱 100’ 차트 7위까지 올랐다. 사라졌다 잊히는 중소 기획사 걸그룹 중 하나로 남을 뻔한 리센느는 웹예능의 힘으로 반전의 서사를 썼다.
“거제 야호”는 리센느 리더 원이의 개인 유튜브 채널 ‘안녕하세요원이입니다잘부탁드립니다’에서 나왔다. 중고차 매매 플랫폼 케이카의 유튜브 채널 ‘스튜디오ㅋㅇㅋ’의 <나의 연수 아저씨>에서 코미디언 이선민·유영우와 호흡을 맞춘 원이가 인지도를 높이자, 소속사가 아닌 외부 제작사가 나서 원이의 개인 채널을 만든 것이다.
원이는 자신의 채널에서 다른 멤버들의 인지도를 끌어올리려 했는데, 첫 타자인 일본인 멤버 미나미가 능청스러운 갸루 연기로 단박에 시선을 끌었다. 갸루 분장을 한 미나미는 “이러고 가면 거제 시민들에게 혼난다”는 거제 출신 원이에게 “거제 야호(안녕)”라고 받아쳤다. 상대에게 허탈감을 안겨준 이 한마디는 순식간에 밈이 됐고, 미나미는 채널 주인 원이를 능가하는 존재감을 갖게 됐다.
원이가 다음으로 소개한 멤버 제나와의 경상도 사투리 대화, 원이가 미나미와 함께 거제를 찾아간 영상 두 편 모두 300만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했다. 원이 채널에 등장하지 않은 멤버 2명(리브, 메이)이 ‘자신의 캐릭터를 고민하느라 손톱을 뜯고 있다더라’라는 후문마저도 재밋거리가 됐다.

리센느의 인지도가 높아지자 ‘아는 사람만 알던’ 그들의 노래까지 입소문을 탔다. ‘러브 어택’은 지난해 종종 멜론 ‘톱 100’ 차트에 재진입했으나 50위권 위로는 오르지 못했다. 이 노래는 웹예능에서 리센느의 낮은 인지도를 상징하며 놀림감이 되기도 했다. <나의 연수 아저씨>에서 원이가 코미디언들에게 리센느의 대표곡을 물으면 ‘하트 어택’ 아니냐는 답이 돌아왔다.
다양한 플랫폼과 소셜미디어가 영향력을 키우면서, 한때 묻혔던 노래가 뒤늦게 주목받는 ‘역주행’은 이제 낯설지 않은 현상이 됐다. 엔믹스 역시 웹예능을 통해 인지도를 높였다. 리더 해원이 각종 밈을 섭렵하며 재미있는 캐릭터로 자리매김하더니, 2024년 6월 유튜브 <워크돌>에서 승무원 체험을 하다 내뱉은 “외모 체크!”를 인기 밈으로 만들었다. JYP라는 대형 기획사 소속에 노래 실력도 뛰어난 데 비해 인기는 아쉽다던 엔믹스가 한 단계 체급을 높인 계기였다.
리센느는 중소 기획사 출신이라는 한계까지 뛰어넘으려 하고 있다. 최근 영상이 인기를 끌자 과거에 출연했던 각종 유튜브 영상까지 발굴되며 ‘물밑에서 열심히 일했다’는 서사가 쌓이고 있다.
반응은 음원 순위 외 다른 분야로도 확산되고 있다. 경남 거제시가 멤버 전원을 거제시 홍보대사로 위촉하면서 리센느는 지난 4일 거제시청과 관광지를 방문하기에 이르렀다. 이달 중 방영될 JTBC <아는 형님>의 ‘걸그룹 특집’ 출연도 예고했다. 다음달에는 리메이크 앨범을 발매할 예정이다. 김도헌 대중음악평론가는 “리센느는 데뷔 이후 뉴진스처럼 멤버들의 일체감을 강조했는데, 웹예능을 통해 각자 멤버의 개성이 살아나게 되면서 화제성을 얻게 됐다”며 “앞으로 음악적 성취를 얼마나 더 많이 보여주느냐가 롱런하는 데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윤승민 기자 me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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