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실력보다 중요한 진정성, 조송화의 복귀가 증명해야 할 것들

【발리볼코리아닷컴=김정훈 스포츠평론가】 최근 여자배구계에서 조송화의 이름이 다시 화두의 중심에 섰다.
2021-22시즌 IBK기업은행 시절 발생한 무단이탈 및 항명 논란 이후 약 5년 만이다. 몽골 리그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온 그는 실업팀 포항시체육회에 합류한 뒤 '2026 한국실업배구연맹&프로배구 퓨처스 단양대회'를 통해 국내 코트에 모습을 드러냈다. 여기에 예능 프로그램을 계기로 V-리그 복귀 가능성까지 거론되면서, 그의 행보를 바라보는 배구계와 팬들의 시선은 기대와 우려 사이에서 엇갈리고 있다.
그러나 조송화의 복귀를 단순히 경기력의 문제로만 바라볼 수는 없다. 당시 사태는 한 선수의 일탈을 넘어 프로 스포츠 선수가 갖춰야 할 책임감과 조직에 대한 존중을 무너뜨린 사건이었다. 법적 공방에서도 구단 측의 주장이 인정되면서 그는 사실상 국내 무대에서 퇴출에 가까운 평가를 받았다. 이는 실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배구계와 팬들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신뢰'를 잃었기 때문이었다.

■ 팬들의 마음을 돌릴 열쇠는 반성이 아닌 진정성
물론 스포츠는 처벌과 비난만의 공간이 아니다. 때로는 실패와 추락, 그리고 회복과 재기의 이야기를 통해 더 큰 감동을 만들어낸다. 누구나 실수를 할 수 있으며, 충분한 대가를 치르고 변화한 사람에게 다시 기회를 주는 것 또한 스포츠가 가진 가치다.
만약 조송화가 지난 5년 동안 자신의 잘못을 깊이 성찰하고, 과거의 미숙했던 행동에 대해 진심으로 반성해 왔다면 팬들 역시 영원한 낙인을 찍을 이유는 없다. 중요한 것은 말이 아니라 행동이다. 코트 위에서 묵묵히 땀 흘리며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 과거를 외면하지 않은 채 정면으로 마주하는 태도를 증명한다면 팬들의 시선도 조금씩 달라질 수 있다.
팬들이 바라는 것은 한 선수의 영구적인 퇴출이 아니다. 잘못을 인정하고 성장한 선수가 다시 배구를 통해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는 모습이다.

■ 진정성이 없다면 복귀는 신기루에 그친다
반대로 이번 복귀가 과거에 대한 충분한 성찰 없이 이루어진 것이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시간이 흘렀으니 자연스럽게 잊힐 것이라는 기대, 혹은 실력만 보여주면 모든 것이 해결될 것이라는 생각은 오산이다.
특히 세터는 배구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신뢰를 요구받는 포지션이다. 동료들과 끊임없이 소통하고 경기를 조율하며 팀을 이끄는 코트 위의 사령관이다. 동료와 지도자가 믿고 공을 맡길 수 없는 세터는 아무리 뛰어난 토스 능력을 갖고 있어도 팀의 중심이 될 수 없다.
과거의 잘못을 가볍게 여기거나 팬들이 느꼈던 실망과 상처를 외면하는 태도가 남아 있다면, V-리그 복귀의 문은 생각보다 훨씬 높고 좁을 수밖에 없다. 그때는 복귀가 재기의 서사가 아니라 또 다른 논란의 시작이 될 가능성이 크다.

■ 신뢰는 시간이 아니라 행동으로 증명된다
프로 스포츠에서 실력은 관중을 경기장으로 불러들이지만, 신뢰는 선수를 오래 살아남게 만든다. 조송화가 5년 만에 다시 국내 팬들 앞에 선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 화려한 플레이가 아니다.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는 겸손함, 동료를 향한 헌신, 그리고 팬들을 향한 진심 어린 사과와 책임 있는 행동이다. 잃어버린 신뢰를 얼마나 회복할 수 있느냐에 따라 이번 도전은 감동적인 재기가 될 수도 있고, 끝내 인정받지 못한 욕심으로 남을 수도 있다.
코트로 돌아오는 문은 이미 열렸다. 그러나 그 문을 지나 팬들의 마음속으로 들어가는 길은 오직 조송화 스스로의 진정성과 행동만이 열어줄 수 있다.
이 칼럼은 스포츠평론가 김정훈이 기고 한 글 입니다. 외부 칼럼의 경우 본지 편집 방향과 맞지 않을 수 도 있는 점을 밝힙니다.
●Copyright ⓒ Volleyballkorea.com. 무단복재 및 전재-DB-재배포-AI학습 이용금지.
◆보도자료 및 취재요청 문의 : volleyballkorea@hanmail.net
◆사진콘텐츠 제휴문의: welcomephoto@hanmail.net
Copyright © 발리볼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