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X’ 때문에 ‘삼전닉스’ 주가까지 흔들려?…전 세계 뒤흔드는 IPO [투자360]

김유진 2026. 6. 9. 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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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스X 로고. [로이터]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스페이스X 기업공개(IPO)를 계기로 미국 기술주에 몰렸던 투자자금의 이동 가능성이 주목받고 있다. 오픈AI·앤트로픽 등 비상장 인공지능(AI) 기업이 증시에 직접 들어오면, 이들 기업의 성장을 기대하며 관련 반도체주로 향했던 자금 흐름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국내 증시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형주 쏠림이 컸던 만큼, 관련 ETF와 현물 주가의 장중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오는 12일 나스닥 거래 개시를 앞둔 스페이스X가 미국 기술주 자금 이동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스페이스X 상장은 단일 우주기업의 증시 입성에 그치지 않고, 오픈AI·앤트로픽 등 대형 AI 비상장사의 상장 기대감도 키우고 있다. 그간 증시에서 직접 살 수 없던 AI 기업들이 하나둘 상장 후보로 떠오르면서 관련 반도체주로 향하던 자금흐름이 달라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그간 오픈AI와 앤트로픽은 관련주 주가를 띄우는 데 일조했다. 아직 비상장사라 일반 투자자가 주식시장에서 직접 살 수 없는 종목이었기 떄문에 투자자들은 이들 기업이 쓰는 반도체를 만들거나 관련 공급망에 있는 종목을 사며 AI 성장에 베팅해왔다. 하지만 오픈AI와 앤트로픽이 직접 상장하면 반도체주를 대신 사던 흐름도 달라질 수 있다. AI 기업 주식을 직접 살 수 있게 되는 만큼, 굳이 반도체주를 통해 투자할 이유가 줄어든다.

스페이스X 상장 후 대형 지수 편입 경로

지수 편입 일정도 미국 기술주 내부의 자금 이동을 키울 수 있다. 나스닥100은 대형 IPO가 상장 후 15거래일 만에 지수에 들어올 수 있도록 규정을 완화했다. FTSE 러셀 미국지수도 일정 요건을 충족한 대형 IPO를 상장 후 5거래일 뒤 편입할 수 있는 제도를 도입했다. 스페이스X가 주요 지수에 조기 편입되면 해당 지수를 따라가는 ETF는 스페이스X를 새로 사고, 기존에 담고 있던 종목의 비중을 줄여야 한다. 초기 지수 자금 움직임은 S&P500보다 나스닥100과 FTSE 러셀 미국지수 중심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스페이스X의 낮은 초기 유통물량도 지수 편입 효과를 키울 수 있다. 상장 직후 시장에 풀리는 주식은 전체 지분의 약 4% 수준으로 예상된다. 조기 지수 편입이 현실화되면 ETF가 사야 하는 물량은 커지는데 실제 시장에 나온 주식은 적어 가격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 이후 보호예수가 풀리면 시장에서 사고팔 수 있는 주식이 늘어 주가에는 부담이 될 수 있다.

스페이스X 보호예수 해제 시점

국내 증시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움직임을 함께 봐야 한다. 코스피가 최근 9000선 문턱까지 오르는 과정에서 두 종목을 포함한 반도체 대형주가 지수를 끌어올린 영향이 컸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담은 AI반도체 ETF와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ETF도 잇따라 상장돼 있다. 미국 AI 반도체주가 흔들리면 국내 투자자들도 관련 ETF를 더 민감하게 사고팔 수 있고, 이 매매가 다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 움직임을 키울 수 있다.

국내 증시에서는 스페이스X 상장을 기존 주도주에 더해지는 단기 경계 요인으로 보는 시각이 나온다. 이상준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주간 전망에서 “오는 12일 스페이스X의 나스닥 상장이 예정돼 있는 만큼 수급 관점에서 기존 주도주에 대한 자금 유출 우려가 나타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코스피 내부에서는 반도체·AI 밸류체인 쏠림이 단기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12일 스페이스X 상장을 앞두고 글로벌 유동성이 미국으로 집중될 수밖에 없고, 11일에는 선물·옵션 동시만기로 파생 수급 영향력도 확대될 수 있다”며 “이례적인 쏠림 현상이 이어진 상황에서 코스피 레벨업을 주도해온 반도체, IT하드웨어, 가전 등 AI 밸류체인 관련주가 변동성 확대의 중심에 자리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스페이스X 상장을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직접 충격 요인으로 확대 해석하기는 어렵다. 스페이스X 공모 수요가 공모액의 두 배 수준인 약 1500억달러로 전해졌지만, 이 자금이 곧바로 국내 반도체주에서 빠져나가는 구조는 아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시가총액, 글로벌 반도체 투자자금 규모를 감안하면 스페이스X 한 건의 상장만으로 두 종목의 주가 흐름이 결정되기 보다는 AI·반도체 쏠림 장세에서 장중 변동성을 키울 수 있는 외부 변수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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