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촉법이야, 뭘 어쩔 건데”…학생에 맞고 고소 당하는 교사들이 본 ‘참교육’

남윤정 AX콘텐츠랩 기자 2026. 6. 9. 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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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참교육’ 사진= 넷플릭스

“어른이 애들을 무서워하면 세상은 망한다.”

교실이 무너지고 있다는 경고가 이어지지만 현실의 교사들은 여전히 홀로 버티고 있다. 교원 절반이 직업적 자부심이 떨어졌다고 답하고 하루 4명의 교사가 학생에게 폭행을 당하는 시대. 무너진 교권의 민낯이 드라마를 통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9일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는 논평을 내고 “‘참교육’은 무너진 교실의 민낯과 통제 불능에 이른 일부 학생들의 심각한 교권 침해, 악성 민원에 손발이 묶인 교사들의 절망감을 가감 없이 고발했다”고 평가했다. 교총은 특히 작품 속 교육부 장관과 교권보호국이 직접 나서 교사를 보호하는 설정이 교원들의 공감을 이끌었다고 분석했다.

다만 “드라마가 보여주는 허구의 통쾌함은 월요일이 되면 사라진다”며 “교원들에게 필요한 것은 드라마 속 초법적 영웅이 아니라 현실의 교사들이 법의 보호 아래 소신껏 가르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라고 강조했다.

드라마 ‘참교육’은 ‘교권보호국’이라는 가상의 정부 기관이 매회 다른 학교에 투입돼 교권 침해 사건을 해결하는 옴니버스 구성이다. 매 에피소드가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삼아 현실감을 높였다는 점이 교사들의 공감을 산 배경으로 꼽힌다.

국회의원 아버지의 권력을 등에 업고 학교폭력을 주도하는 학생이 있는가 하면, 14세 미만이라 처벌받지 않는다는 사실을 악용해 절도와 폭행을 반복하는 촉법소년도 등장한다.

뿐만 아니라 교사에 대한 허위 사실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퍼뜨려 벼랑 끝으로 내모는 여고생 인플루언서, 선후배 서열을 앞세워 패싸움을 일상으로 만든 공업고 학생들까지 교실 안팎의 폭력이 빠짐없이 그려진다.

학부모도 예외가 아니다. 교사의 정당한 훈육을 아동학대로 무고하며 악성 민원을 쏟아붓는 학부모가 등장하는 에피소드는 서이초 교사 사망 사건의 기억을 정면으로 소환했다. 성적 압박에 시달리는 자녀에게 다이어트약으로 둔갑시킨 마약을 건네는 부모의 이야기도 나온다.

드라마의 흥행 뒤에는 현실이 있다. 교총이 지난달 공개한 전국 유·초·중·고·대학 교원 8900명 대상 설문에서 최근 1~2년 사이 직업적 자부심이 낮아졌다는 응답은 49.2%에 달했다.

교사들이 가장 무력감을 느끼는 순간은 ‘학생·학부모로부터 교권을 침해당할 때’(67.9%)였고, 교직 기피 이유로는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 및 학부모 민원 노출’(28.9%)이 1위를 차지했다.

2023년 서이초 사건 이후 정부와 국회는 ‘교권 보호 4법’을 개정해 보호자의 교육활동 존중 의무를 명시하고 교원의 정당한 생활지도를 법적으로 보호하는 장치를 마련했다. 학교교권보호위원회를 교육지원청으로 이관하고 법률·심리 지원도 확대했다. 그러나 교원단체들은 제도와 현장 체감 사이의 간극이 여전하다고 지적한다.

강주호 한국교총 회장은 “하루 4명의 교사가 학생으로부터 폭행당하는 현실을 바꾸려면 교육활동 관련 소송 국가책임제, 악성 민원 대응 체계의 기관화·전문화, 학부모 교육 책임 강화 등 실질적인 방안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남윤정 AX콘텐츠랩 기자 yjna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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