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SK하이닉스, 광주·장성 반도체 공장 부지 물색... 호남 투자 가시화
2600억 드는 연약지반에 막혀
광주·장성역 인근 5월부터 부상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주요 기업들이 호남권에 반도체 공장을 신설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명 정부의 지역 균형 발전 정책에 맞춰 대규모 투자를 계획하면서 해당 지역 지방자치단체들은 부지 선정 등 내부 논의에 착수했다.
9일 지역 정치권에 따르면 정부는 이달 중 주요 기업들의 비수도권 투자 방안을 확정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호남권 반도체 공장 신설 방안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지면서 이르면 내달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출범과 함께 구체적인 방안이 발표될 예정이다.
전날 이재명 대통령은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조만간 성장 전략의 대전환을 이뤄낼 대규모 투자 프로젝트를 국민 앞에 공개해드릴 것"이라고 공언했다. 민형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당선자도 "조만간 반도체 산단에 대한 정부와 기업의 공식적 발표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반도체 생산·제조 수요가 급증하면서 주요 기업들도 추가 반도체 공장 신설 수요가 커졌다. 호남 지역에 반도체 공장을 세울 경우 수도권보다 전력 수급이 용이하고 재생에너지가 풍부해 기업 입장에서도 이점이 크다. 반도체 생산 공정에 필요한 대규모 용수 공급도 용이하다. 정부 혜택도 누릴 수 있다. 반도체 공장 신설에 필요한 전력망과 도로 등 필수 기반시설 조성 비용과 국유재산 사용료 감면, 취득세와 재산세 감면을 받을 수 있다.
한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정부와 기업 간 비수도권 투자 방안 논의가 지난달부터 본격화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기업 입장에서는 정부 지원을 얼마나 끌어낼 수 있을지가 관건일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시와 광주시도시공사 등은 반도체 공장 유치를 전제로 부지 선정 관련 내부 논의를 진행 중이다. 당초 전남 해남 솔라시도가 유력 후보지로 거론됐으나 연약 지반 문제 등으로 광주시 미래차 국가산단과 전남 장성군 일대(첨단3지구)가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기업 측은 해남 솔라시도 부지를 매입할 계획이었으나 대부분이 간척 매립지로 막대한 보강 공사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광주시 측에 대체 부지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솔라시도 부지 약 88%가 연약 지반으로 지반 보강 공사에만 2,671억 원이 소요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지반 위험이 낮고 KTX 장성역이 있어 수도권 접근성이 뛰어난 장성 일대가 대안으로 급부상했다. 신설 공장이 들어설 경우 반도체 연구개발 인력을 끌어들이려면 광주 생활권인 장성이 교육과 주거, 의료 등 정주 여건 면에서 해남보다 유리하다는 판단도 작용했다. 2031년 완공을 목표로 조성 중인 광주시 미래차 국가산단도 유력지로 지목됐다. 특히 미래차 산단으로 갈 경우 추가 농지 확보가 필요해 농림축산식품부와도 관련 협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관할 지자체들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호남 공장 신설 관련 말을 아끼고 있다. 전남도 관계자는 "지난달 5일 최태원 SK그룹 회장에게 전남광주통합특별시를 반도체 산업의 새로운 거점으로 삼아달라는 서한문을 발송한 바 있으나 어떠한 답변도 받지 못했다"고 했다. 광주시도 "해당 논의에 대해선 알지 못한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호남에서는 주요 기업의 대규모 투자에 대한 기대감이 벌써부터 팽배하다. 이 대통령이 호남 투자를 공언한 데다 다음 달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출범으로 5년간 20조 원의 정부 지원이 예정됐다. 지역 산업계는 "반도체 공장이 신설될 경우 기업 투자뿐 아니라 일자리 창출, 지역 경제 활성화 등 선순환으로 호남이 크게 발전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광주= 김진영 기자 wlsdud451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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