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청일 부산중소벤처기업청장 “제조업 경쟁력 높이고, 기업 유출 없는 생태계 만들 것”
전통 제조업 AI·스마트화 주력
소상공인 재도전 지원도 강화
중소기업-미래 산업 연결 역할

“부산 산업 구조의 가장 시급한 과제는 기존 제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이를 미래 산업과 연결하는 것입니다.”
지난 4일 이청일 부산지방중소벤처기업청장은 〈부산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지역 제조업의 변화 필요성을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현장에서 가장 많이 들은 이야기는 고금리와 원자재 가격 상승, 인건비 부담, 환율 변동 등으로 매출이 일부 회복되더라도 실제 이익으로는 이어지기 어렵다는 것이었다”며 “소상공인은 소비 둔화와 고정비 부담을, 제조업은 원자재·에너지 비용과 환율 변동, 통상환경 불확실성을 우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른바 ‘5중고(고물가, 고금리, 고환율, 원자재 가격 폭등, 인력난)’로 인해 부담을 체감하는 기업들이 많다고 진단하기도 했다.
이 청장은 부산 산업의 미래를 위해서는 전통 제조업 고도화가 필수라고 강조했다. 부산은 조선기자재와 자동차부품, 기계·금속 산업 등 제조업 기반이 탄탄하지만, 하도급 중심 구조와 낮은 부가가치, 인력 부족 등의 과제를 안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의 추격과 글로벌 공급망 재편 대응도 부산 중소기업이 당면한 과제다. 그는 “중국 등 경쟁국의 기술·가격 경쟁력이 높아지면서 단순 가격 경쟁만으로는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며 “한미 조선산업 협력 프로젝트인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등 새로운 협력 기회가 논의되고 있는 만큼 이러한 흐름이 부산·울산·경남 조선기자재 중소기업 경쟁력 강화로 이어지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중소벤처기업부 제조혁신지원과장 출신인 그는 부산 제조업의 AI·스마트공장 전환에도 큰 관심을 보였다. 부산의 스마트공장 구축기업은 올해 기준 2166개 사로 전국의 약 5.6% 수준이다. 이 가운데 기초 단계가 1627개 사, 고도화 단계가 539개 사다.
이 청장은 “그동안 디지털 전환 기반을 넓혀왔다면 앞으로는 AI와 데이터를 활용한 고도화가 중요하다”며 “AI는 공정 자동화와 설비 이상 예측, 제고·납기 관리 등 현장 문제를 줄이는 실질적인 도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폐업 증가와 골목상권 침체에 대해서는 소상공인 재도전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부산 자영업자는 2021년 37만 명에서 지난해 28만 9000명으로 줄어들었다. 그는 “최근 〈부산일보〉가 언급한 바와 같이 상권의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며 “지역 상권의 활력과 일자리에도 영향을 주는 사안인 만큼, 경영 안정·폐업지원·매출 확대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부산 최대 현안인 가덕신공항 건설과 HMM 이전에 대해서는 “대형 프로젝트 자체보다 그 효과가 지역 기업의 일감과 판로, 물류 경쟁력으로 얼마나 연결되느냐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가덕신공항은 건설·자재·정비·물류·관광 서비스 등에서 새로운 수요를 만들 수 있고, HMM 이전 역시 해운·항만서비스와 선박 관리, 해양 금융 등 관련 중소기업의 협력 기회를 확대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며 “지역 경제의 기대가 실제 중소기업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관계기관과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이 청장은 “과거 부산은 사람이 모이고 기업이 성장하는 도시였지만 지금은 인구와 자본, 기업이 수도권으로 빠져나가는 구조적 위기에 직면해 있다”며 “부산중기청은 기업을 지원하는 기관을 넘어 지역에서 창업한 기업이 성장하고, 성장한 기업이 떠나지 않는 산업 생태계를 만드는 데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글·사진=양보원 기자 bogiza@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