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퇴론 덮은 장동혁의 ‘재선거론’…서울 지킨 오세훈은 “張 실패”
책임론 돌파, 재신임 투표 고려? 비당권파는 “시간 끌지 말고 사퇴하라”
(시사저널=변문우 기자)
"지방선거를 마무리하고 당당하게 평가받겠습니다."(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4월24일 방미 논란 직후 올린 페이스북 글)
국민의힘이 6·3 지방선거에서 광역자치단체장 16곳 중 4곳을 얻은데 그치자 자연스레 장동혁 대표의 책임론이 분출하고 있다. 이에 장 대표는 선거관리위원회가 촉발한 '부실 선거' 사태를 '재선거론'까지 연결 지으며 돌파구를 찾는 모양새다. 문제는 재선거론으로 가장 딜레마에 처한 인물이 수도 서울을 사수하며 당을 벼랑 끝에서 구해낸 오세훈 서울시장이란 점이다.

시위 현장 접한 張, '전국구 재선거론' 강력 촉구
장 대표는 당초 4일 새벽 접전 끝 서울시장 선거를 이겼을 때만 해도 재선거론까지 거론하진 않았다. 하지만 지난 주말 올림픽공원 시위 현장을 찾은 후 장 대표의 톤은 달라졌다. 그는 8일 기자간담회에서 선관위 진상규명 대신 전국구 단위 재선거를 띄우며 "총체적인 문제가 발생했으면 전면적 재선거를 실시하는 게 답"이라고 강조했다.
여기에 장 대표는 강성 지지층에서 거론하는 '부정선거 음모론' 프레임까지 연결 짓고 있다. 그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인천시장 및 광주전남 일부 선거에서 민주당과 국민의힘 후보의 득표수가 일치하게 나온 결과를 거론해 "확률적으로 도대체 얼마나 불가능한 일이 발생한 것인가"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번 참정권 박탈 사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것은 전국 재선거밖에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장 대표의 정치적 손익계산서는 명확하다. 선거 패배 책임과 당내 사퇴 압박 국면을 돌파하기 위한 승부수라는 해석이 중론이다. 여기에 혹여 본인이 사퇴 압박에 따라 당원 재신임 투표를 치르더라도 본인의 정치적 자산이 된 강성 지지층 표심을 더욱 굳건히 해 당권을 내주지 않겠다는 취지도 보인다. 비당권파로 꼽히는 국민의힘 관계자는 시사저널에 "재신임 투표까지 내다보고 본인의 정치 생명을 연장하거나 시간을 끌기 위한 의도"라고 추측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재선거론을 놓고 갑론을박이 벌어지는 분위기다. 당권파 지도부 인사들은 "많은 분들이 재투표를 외친다(신동욱 최고위원)" "전면 재선거해야 한다. 결심하고 결단이 필요하다(조광한 최고위원)"며 장 대표의 재선거론을 지원사격하는 분위기다. 한 국민의힘 원로 인사도 통화에서 "투표용지 부족 사태뿐 아니라 인천·호남에선 지역별 사전투표 동일 득표수 논란 등 여러 의혹점이 많다"며 장 대표에게 힘을 싣는 취지로 말했다.

"張, 어떤 선택해도 박수 못 받아" "보수 재건 걸림돌"
당내에선 장 대표가 지방선거 패배 책임론을 피하려 한다는 지적 역시 분출하고 있다. 당 중진인 조경태 의원은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장 대표가) 지방선거 패배했을 경우에 물러나겠다, 책임을 지겠다고 분명히 이야기한 만큼 사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번 재보궐선거에서 극적 생환한 유의동 의원도 KBS라디오 《전격시사》에서 "재선거랑 당신의 지도부의 거취랑 연결하기보단 숙의를 충분히 거쳤으면 좋겠다"고 일침을 날렸다.
특히 재선거론으로 가장 딜레마에 처한 인물인 오세훈 시장도 직접 장 대표에게 반기를 들었다. 오 시장은 9일 공개된 조선일보 인터뷰에서 "공직선거법에는 중대한 위법이 아니라면 전면적인 재선거를 치를 수 없도록 엄격하게 명시돼 있다"며 재선거론에 부정적 입장을 내비쳤다. 또 장 대표를 향해선 "대표직에서 끝까지 버티든 물러나든, 어떤 선택을 해도 박수받기 어렵다"며 "장 대표가 향후 보수 정국의 변수로 작용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오 시장은 이번 지선 결과에 대해서도 국민의힘이 4곳에서만 승리한 점을 짚으며 "장 대표가 지향하는 노선이 실패했다는 의미"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이제 국민의힘 의원들도 지금의 노선으로 내후년 총선을 치를 것인지 결단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오 시장은 이번 선거 정국에서도 사실상 장 대표와 중앙당의 지원 대신 독자적 전략으로 선거를 치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당내 일각에선 장 대표가 꺼내든 재선거론으로 보수 진영이 다시 '부정선거론 옹호' 프레임에 갇힐 위험도 함께 떠안게 됐다는 우려도 나온다. 비당권파 국민의힘 관계자는 "인천·호남에서 발생한 의혹들이 충분히 제기할 만한 내용들은 맞지만, 확증이 나오지도 않은 내용을 당대표가 직접 공식 메시지로 언급하면 다시 당 기조가 윤어게인 노선인 것처럼 내비칠 수 있다"며 "보수 재건이 다시 어려워지는 셈이다. 결국 장 대표가 걸림돌"이라고 주장했다.
장 대표가 이번 선거 결과로 이미 보수 진영의 대표성에 치명상을 입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엄경엉 시대정신연구소장은 통화에서 "장 대표가 무슨 얘기를 해도 먹히는 시기는 지났다. 지방선거를 다시 치르는 것은 부정선거론자들을 위한 메시지는 될 수 있지만 상식적으로 누가 봐도 불가능하다"며 "결국 전당원 투표를 내다보고 하는 행보 같지만, 만약 재신임을 받는다 해도 장 대표는 대표성을 상실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직격했다.
Copyright © 시사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아이유에 악플’ 네티즌, 2심서 형량↑…“반성 없어” - 시사저널
- 젠슨 황, 유재석 만난다…《유 퀴즈》 전격 출연 - 시사저널
- [단독] 백종원도 '사이버 렉카'에 칼 빼들었다...美법원 신원 확인 요청
- 트럼프 향해 ‘탕탕탕’…한 달 새 세 번째 총격 ‘왜?’ - 시사저널
- ‘흑뉴’ vs ‘노뉴’…차세대 한강벨트 뉴타운 승자는 누구? - 시사저널
- 2027년 역대급 ‘슈퍼 엘니뇨’ 온다…사상 최고 기온 경고 - 시사저널
- 오래 살수록 ‘근육량’보다 중요한 건 근력이다 [박민선의 건강톡톡] - 시사저널
- 오십견인 줄 알았는데…어깨 통증의 숨은 진실 - 시사저널
- 위고비·마운자로는 안전?…‘담석·췌장염’ 등 부작용 가능성도 - 시사저널
- 수면장애, 치매·파킨슨병 위험 높인다 - 시사저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