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덥고 습한 대만서 통했다"… LG 가전구독 20배 '쑥'
스타일러 점유율 95% 압도적
워시타워 등 세탁기 판매 1위
에어컨 구독수요도 50% 증가
"프리미엄 브랜드로 각인"

고층 빌딩과 고급 백화점, 명품 매장이 몰린 대만 타이베이 신이구는 현지에서 서울 강남에 비견되는 상권이다. 이곳 원동백화점 8층 가전 코너에 들어서자 붉게 빛나는 LG 로고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LG전자 전시장 안쪽에는 대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를 비롯해 스타일러, 워시타워, 제습기, 공기청정기 등 LG전자를 대표하는 가전제품이 전시돼 있었다. 단순 가전 매장이 아니라 대만 소비자들이 꿈꾸는 '미래의 인공지능(AI) 홈'을 구현해놓은 듯한 모습이었다. 최근 신이구 원동백화점 LG전자 매장에서 국내 언론 대상 간담회를 진행한 김건일 LG전자 대만법인장은 "대만은 작지만 소비자들이 고급 가전에 대한 지불 의사가 높아 프리미엄 수요가 강한 시장"이라며 "중화권 문화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가장 먼저 확인할 수 있는 핵심 거점"이라고 밝혔다.
LG전자가 '덥고 습한 나라'의 대명사로 꼽히는 대만에서 소비자 니즈를 적극 수용하며 현지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대만을 'AI 혁명의 진앙지'라고 규정한 만큼 LG전자는 첨단 기술로 무장한 뛰어난 가전 성능과 구독 등 서비스 사업 강화를 통해 현지 시장에서 입지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가전제품 판매 대수는 적지만 대만은 아시아의 다른 어떤 나라들보다 제품 평균판매단가(ASP)가 높다. 태국과 비교할 때 세탁기 판매 대수는 태국이 3배 더 높지만 금액으로 따지면 대만이 더 크다. 이는 고가의 프리미엄 가전제품에 대한 대만 소비자들 수요가 특히 더 많기 때문이다.
LG전자는 이 같은 수요를 빨아들이기 위해 'AI 가전 풀 라인업'을 대만에 공격적으로 출시하고 있다. 현지 시장 공략의 선두는 'LG 스타일러'다. 해당 제품의 최근 3년간 연평균 성장률은 약 50%에 달한다. 사실상 시장 점유율은 95% 이상으로 한국을 제외하면 대만에서 LG 스타일러가 가장 많이 팔리는 셈이다.
대만은 연평균 습도가 75%로 높고 1년 중 170일 이상 비가 내린다. 국민 대다수가 오토바이를 이용해 외투에 매연과 습기가 배기 쉽고 최근 중국발 미세먼지 문제도 악화했다. LG전자는 LG 스타일러를 단순한 의류 관리 기기가 아닌 위생을 위한 필수 가전으로 홍보하며 수요를 확보했다.
LG 워시타워도 기술력과 공간 효율성 등을 통해 대만 현지 특화 가전제품으로서 입지를 넓히고 있다. 히트펌프 방식 LG 워시타워는 세탁기·건조기를 위아래로 합쳐 공간을 줄이면서 별도 배기 파이프가 필요 없어 설치도 간편하다. LG전자 세탁기는 대만에서 약 32%의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며 1위에 이름을 올렸다.
LG전자가 대만에서 주목하는 또 하나의 성장 축은 '구독'이다. 대만은 말레이시아에 이어 LG전자가 해외에서 두 번째로 가전 구독을 시작한 나라다. 2024년 7월 시범 사업 이후 에어컨·세탁기·공기청정기·냉장고 등 주요 제품군에서 최소 2배, 최대 20배까지 구독이 확대됐다. 지난달 기준 에어컨 제품군 구독 판매량은 이미 전년 대비 50% 늘었다.
[타이베이 박민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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