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사랑해”…콜롬비아 대선 흔든 K팝 팬덤 정치

강경 좌파 성향의 여당 후보 이반 세페다는 지난 4일 자신의 엑스(X)에 손가락 하트를 하는 사진을 공개하며 “콜롬비아의 K팝 커뮤니티에 감사한다. 소셜미디어(SNS)와 거리에서 보여준 멈출 수 없는 힘이 한 세대의 희망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 ‘OPPA·SARANGHAE’ 앞세운 ‘친밀한 저항’

이들은 ‘친밀한 저항’을 내세우며 정부 공약을 설명하는 인포그래픽과 영상을 직접 제작해 SNS에 공유하고 있다. 공식 엑스 계정에는 ‘OPPA(오빠)’와 ‘SARANGHAE(사랑해)’ 문구를 합성한 세페다 후보의 이미지도 꾸준히 게시하고 있으며, 팔로워는 1만3000명을 넘어섰다.
이 같은 움직임은 중남미 전역에서 확산한 K컬처의 영향력과 맞닿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BTS와 블랙핑크 등 K팝 그룹은 물론 한국 드라마와 스트리밍 콘텐츠가 현지 청년층 사이에서 대중문화의 한 축으로 자리 잡으면서 정치 캠페인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다.
● 대통령 후보·원로 정객도 ‘손가락 하트’로 화답

여당 측 선거캠프 위원 가브리엘 베세라는 현지 언론 엘파이스에 “K팝 지지자들이 온라인 공간을 뒤흔들며 세페다 후보의 화답을 이끌어냈다”며 “후보에게는 매우 혁신적인 변화”라고 전했다.
콜롬비아 정치권에서 K팝 팬들이 목소리를 낸 것은 처음이 아니다. 이들은 2021년 이반 두케 정부 시기 우파 정치인의 게시물을 덮으려 한국어 노래와 영상으로 SNS를 도배했다. 2022년 대선에서도 구스타보 페트로 후보 캠프를 지원한 바 있다.
● 보수 진영은 AI 영상으로 맞불…‘운명의 대선’은 21일

그러나 K팝 커뮤니티 측은 금전적 보상 없이 자발적으로 운영되는 모임이라고 반박했다. 채널 개설자인 헤네시스 메사(30)는 “내가 받은 대가는 정신적 스트레스뿐”이라며 의혹을 부인했다. 이어 “우리가 직접 나서서 상황을 바꿔야겠다고 생각했다”며 “K팝은 언제나 이러한 사회적 투쟁과 맞닿아 있었다”고 강조했다.
정치권의 이미지 전략과 K컬처 팬덤의 영향력이 맞물린 가운데, 콜롬비아 대통령 선거 결선투표는 오는 21일 치러질 예정이다.
김영호 기자 rladudgh234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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