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발전 효과 미미? 올해 물량 대폭 축소… 석탄·암모니아 발전은 퇴출
기후부, 일반수소발전 단계적 폐지 수순
업계 "산업 성장기에 지원 축소 우려"

정부가 올해 수소발전 입찰시장 물량을 대폭 줄이며 일반수소발전을 폐지하는 수순에 들어갔다. 액화천연가스(LNG)가 원료인 일반수소발전이 온실가스 감축에 기여도가 적다는 판단에서다. 일반수소발전의 중심인 수소연료전지 업계는 글로벌 인공지능(AI) 산업 확대로 수소발전이 성장세인 글로벌 흐름에 역행하는 조치라며 우려하고 있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수소발전 입찰시장 연도별 구매량 산정 등에 관한 고시' 개정안을 10일부터 30일까지 행정예고 한다고 9일 밝혔다. 개정안에 따른 올해 입찰 물량은 청정수소발전 500기가와트시(GWh), 일반수소발전 930GWh다. 지난해(청정수소 3,000GWh· 일반수소 1,300GWh)와 비교해 각각 83%, 28% 줄었다.
수소발전 입찰시장은 수소 또는 수소화합물을 발전 연료로 사용해 만든 전기를 구매·공급하는 제도다. 사용 연료에 따라 일반수소발전과 청정수소발전으로 구분된다. 일반수소발전 입찰시장은 2023년 6월, 청정수소발전 입찰시장은 2024년 5월에 개설됐다.

기후부는 물량 축소가 일반수소발전 입찰시장의 단계적 폐지를 염두에 둔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일반수소발전은 LNG를 원료로 수소를 만든 뒤 연료전지에 투입해 전력을 생산하는 방식이라 탄소 감축 기여도가 낮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기후부 관계자는 "일반수소발전은 온실가스 배출이 많아 단계적으로 축소하는 것"이라며 "향후 3년간 수소 생태계 변화를 지켜본 뒤 시장 지속 여부를 종합적으로 고려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2040년 석탄발전 폐지 계획과 충돌한다는 이유로 기후부는 석탄·암모니아 발전도 올해부터 지원 대상에서 제외했다. 지난해 청정수소발전 입찰시장이 석탄·암모니아 혼소 방식 위주였던 만큼 이번 조치가 올해 물량 대폭 축소로 직결됐다. 기후부는 청정수소발전 평가 체계를 수전해 중심으로 개편할 방침이다.
최근 막대한 투자를 이어 온 연료전지 업계는 시장 축소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AI 데이터센터 수요 급증으로 수소연료전지를 활용한 발전 시장이 전 세계적으로 성장하는 와중에 국내 생태계가 흔들리면 해외 경쟁력 확보와 사업 확장에 차질이 생긴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수소발전 입찰시장이 유지된 것은 다행"이라면서도 "미국 등 선진국에서 관련 산업이 성장하는 상황에 국내에서는 반대로 지원 축소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오히려 정책 전환 속도가 더뎠다는 지적도 나온다. 유럽연합(EU)은 2020년 수소 전략을 발표해 2030년까지 40기가와트(GW) 규모의 전해조(청정수소 생산 장비)를 구축하겠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현재 이행률은 목표치의 1%에도 미치지 못한다. 석광훈 에너지전환포럼 전문위원은 "수소 거품은 이미 2023년에 꺼졌는데 행정 절차의 관성상 세계 여건 변화를 적시에 반영하지 못했다"며 "기업들에 희망 고문을 하지 말고 경제성이 담보되지 않은 수소발전 정책을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예현 기자 hy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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