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2년간 340억 투입해 피지컬 AI 국산화 착수
“실제 로봇 동작 성공률 20%P 향상” 목표

정부가 피지컬 인공지능(AI) 핵심기술 국산화를 위한 선도사업에 착수했다. 외산 의존도가 높았던 월드모델과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 등 핵심 원천기술을 자체 개발해 피지컬 AI 분야 글로벌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은 9일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피지컬 AI 선도기술개발’ 사업 착수보고회를 열었다고 밝혔다.
피지컬 AI는 현실 세계를 인식·판단해 스스로 움직이는 AI 기술이다. 정부가 올해 초 발표한 AI 기반 국가 혁신 프로젝트 ‘K-문샷’의 핵심 미션 중 하나로, 국방·농업·돌봄·제조·서비스 등 산업 전반을 바꿀 미래기술로 꼽힌다. 데이터 주권과 국가 안보에도 직결되는 전략기술이라는 평가다.
현실 환경에서 작동하는 특성상 오작동이 인명피해로 이어질 수 있어 가상 환경에서 충분히 학습하고 검증하는 과정이 필수적이다. 이를 뒷받침하는 핵심 인프라가 ‘월드모델’이다. 월드모델은 세상의 변화를 예측해 AI의 학습과 의사결정을 지원하고 대량의 합성데이터를 만들어 피지컬 AI 고도화를 돕는 플랫폼이다.
다만 국내 피지컬 AI 생태계는 그동안 관련 시뮬레이션 플랫폼을 대부분 외산에 의존해 왔다. 과기정통부는 이번 사업을 통해 독자적인 월드모델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국산 시뮬레이터 기술을 검증해 차세대 피지컬 AI 파운데이션 모델 구현으로 연결할 계획이다.
LG전자가 주관기관을 맡은 이번 사업에는 마음AI, 홀리데이로보틱스, 로보티즈, 크라우드웍스, 알체라, KT, 카이스트, 서울대,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 등 10개 산학연 기관이 참여한다.
LG전자는 월드모델과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연계, 시뮬레이션 및 실환경 실증을 맡는다. 마음AI는 월드모델 개발과 물류 공정 사업화 실증을, KT는 월드모델을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로 연계·고도화하는 역할을 한다. 로보티즈는 로봇 하드웨어 개발과 행동데이터 생성을 추진하고, 홀리데이로보틱스는 국산 시뮬레이터 구축을 담당한다. 크라우드웍스와 알체라는 데이터 수집 플랫폼 구축과 핵심 데이터 수집을 맡는다.
카이스트와 서울대는 물리법칙 정합도, 예외 상황 증강, 경량화 예측 모델 등 서로 다른 방법론을 병렬로 추진해 최적의 월드모델 구조를 개발·검증한다.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는 데이터 표준화와 피지컬 AI 모델 검증을 수행한다.
과기정통부는 올해부터 2년간 총 340억 원을 투입한다. 올해 예산은 150억 원이다. 핵심 목표는 월드모델을 적용하지 않았을 때보다 실제 로봇의 최종 동작 성공률을 20%포인트 이상 높이는 것이다. 과기정통부는 이는 현재 글로벌 최고 수준으로 제시된 오픈GV랩의 14.5%포인트를 웃도는 목표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월드모델 학습,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 연계, 실증·성능 평가, 사례 분석·재학습으로 이어지는 실증 파이프라인을 구축한다. 2년간 총 4차례 반복 검증을 거쳐 기술 완성도를 높이고, 최종 단계에서는 실제 제조·물류 현장에서 실증을 수행해 사업화 가능성을 확인할 계획이다.
이날 착수보고회에서는 LG전자의 로봇 ‘클로이드’와 로보티즈의 ‘AI워커’가 등장해 피지컬 AI 기반 상호작용을 시연했다. 클로이드는 손으로 주먹인사와 하트를 만들어보였고 AI워커는 VR을 착용한 작업자의 움직임을 따라 테이블 위 물체를 옮겼다.
류제명 과기정통부 제2차관은 “피지컬 AI는 대한민국의 패러다임을 바꿀 국가적 핵심기술”이라며 “피지컬 AI 핵심 인프라를 독자적으로 확보하는 것이 피지컬 AI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출발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은 제조업 경쟁력과 AI 역량을 동시에 보유한 국가로 피지컬AI 시대를 주도할 수 있는 중요한 시기를 맞고 있다”며 “지금이 골든타임이라는 판단 아래 정부도 관련 전략 수립과 생태계 조성에 정책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도 말했다.
구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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