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도 어쩔 수 없다?’…美, 금리인상 공포에 韓 환율방어 ‘비상등’

워시 Fed의장 6월 FOMC 데뷔
‘12월 美금리오른다’50.5%베팅
韓도 인상 안하면 원화가치 하락
글로벌 경제가 요동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경제가 흔들릴 때마다 이런저런 요인이 원인으로 제시되곤 하지만, 아직 경제학계에서 경제적인 변화의 원인을 딱 꼬집어 설명할 수 있는 방법론(tool)이 확립된 것은 없다. 특히 주가, 환율 등의 가격 변수는 ‘어떤 요인으로도 학문적으로 인정할 만큼의 정확도로 설명할 수 없다’는 것이 정설(定說)이다. 속된 비유를 들자면,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와 어항 속의 문어가 주가가 오를지 내릴지를 전망하는 게임을 한다고 해도 맞힐 확률은 비슷하다는 얘기다.
그러나 2차 세계대전 이후 세계경제사를 돌이켜 보면, 글로벌 경제에 가장 근본적인 변화를 초래한 요인이 금리 변동이라는 사실에 대해서는 별 이론이 없는 것 같다. 가장 가까운 사례를 살펴봐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는 앨런 그린스펀 전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시절 미국이 정책금리를 1.00%(2003년 6월 26일∼2004년 6월 29일)에서 2006년 6월 20일 5.25%까지 급격히 올리면서 발생했다는 것이 정설이다. 물론 이 과정에서 미국 금융회사들이 비우량주택담보대출(서브프라임모기지)을 기반으로 다양한 파생상품을 만들어 시장에 뿌린 영향도 컸다.
중앙은행이 일단 금리를 움직이기 시작하면 단 한 번에 그치는 경우는 별로 많지 않다. 대개 일정한 방향성을 갖고 ‘중립 수준의 금리’라고 믿을 만한 상황까지 점진적이고 지속적인 형태로 변화시킨다.
그동안 시장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새로 임명한 케빈 워시 Fed 의장이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해 왔다. 그도 그럴 것이 ‘세계 최고의 권력자’라는 트럼프 대통령이 시도 때도 없이 ‘금리 인하’를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일 NBC와의 인터뷰에서도 “정책금리를 인상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라며 “오히려 금리를 인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워시 Fed 의장이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은 별로 없다고 내다보고 있다. 당장 오는 16∼17일 열리는 워시 의장의 취임 이후 첫 번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미국의 정책금리가 동결될 것이 확실시된다고 내다보고 있다.
현재 경제계와 시장이 우려하고 있는 것은 6월 FOMC 결과가 아니라 ‘앞으로 닥쳐올 미래’다.
지난 7일 기준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FedWatch)’에 따르면, 오는 12월 FOMC(12월 9일 예정) 기준으로 미국의 정책금리가 현 수준(3.50∼3.75%)에 머물 확률은 47.4%인 반면, 인상 가능성은 50.5%였다. 인하 가능성은 2.2%에 불과했다.
오는 12월 FOMC 회의일 기준으로, 미국의 정책금리 인상 가능성을 분석해 보면 현재보다 25bp(1bp=0.01%포인트) 오를 가능성은 38.2%, 50bp 인상 가능성은 10.9%, 75bp 인상 가능성은 1.3%, 100bp 인상 가능성은 0.1%다.
내년 6월 FOMC 회의일을 기준으로 하면, 미국의 정책금리 인상 가능성은 90%에 육박한다. 시장은 미국의 금리 인하가 아니라, 금리 인상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것이 최근 주식시장이나 외환시장에서 변동성이 커지고 있는 근본적인 원인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현재까지는 세계에서 가장 경제적인 영향력이 큰 미국이 정책금리를 인상하면 세계 경제의 거시 지표뿐만 아니라 주가, 환율 등에 영향을 미친다.
과거 사례를 살펴보면, 미국의 금리 인상기에 글로벌 경제의 ‘약한 고리’에 속하는 나라가 큰 타격을 입은 경우도 많다.
예를 들어, 미국의 금리 인상 기조가 확실해지면 원·달러 환율도 영향을 받는다. 미국과 한국의 금리 차가 커지면 미국의 투자 매력도가 상승하면서 글로벌 자금이 미 달러화로 몰릴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한국도 금리를 올리는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미국의 금리 인상은 원·달러 환율을 더 위로 밀어 올리는(원화 가치 하락)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최근 전 세계 많은 나라의 주가가 사상 최고치를 찍은 가장 큰 원인이 ‘인공지능(AI) 열풍’과 ‘넘쳐 나는 유동성’ 때문이라면, 앞으로 세계 주요국에서 연쇄적인 금리 인상과 유동성 축소가 진행될 경우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증폭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첫 번째 변곡점은 오는 17일 열릴 워시 Fed 의장의 기자회견 내용과 Fed의 경제 예측 문서(향후 금리 전망에 대한 점도표 포함)가 될 확률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조해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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