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지옥 오늘은 천당… 코스피 공포지수, 역대 최고치
반도체 대형주 중심 저가 매수 유입… VKOSPI도 사상 최고

코스피가 역대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다. 전날 급락분의 90% 이상을 하루 만에 되돌렸다. 낙폭이 컸던 반도체 대형주를 중심으로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며 지수는 8100선에 바짝 다가섰지만, 변동성지수도 사상 최고치를 경신해 시장의 불안은 커지고 있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612.52포인트(8.18%) 상승한 8096.93에 거래를 마쳤다. 장 초반 7690선에서 출발한 코스피는 개장 직후 상승 폭을 확대하며 8110선까지 치솟기도 했다.
이날 상승 폭은 지난달 31일 종가 기준 역대 최대 상승 폭인 606.64포인트를 넘어섰다. 전날 코스피가 종가 기준 역대 두 번째로 큰 낙폭인 676.18포인트 하락한 뒤 하루 만에 하락분의 90% 이상을 되돌린 것이다.
전날 국내 증시는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한 단기 과열과 미국 금리 상승 부담, 대형주 쏠림에 따른 이격 조정이 겹치며 급락했다. 그러나 관련 우려가 완화되면서 하루 만에 대형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저가 매수세가 유입됐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에서는 삼성전기와 SK하이닉스, SK스퀘어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삼성전기는 전 거래일 대비 30만9000원(18.39%) 오른 197만원에 거래를 마쳤다. SK하이닉스와 SK스퀘어도 각각 30만4000원(15.91%), 15만1000원(13.51%) 상승한 221만5000원과 126만9000원을 기록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단기 급락을 야기했던 악재가 완화되거나 해소되면서 국내 증시에도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다"며 "특히 낙폭이 과도했던 대형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상승 폭이 두드러졌다"고 말했다.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일명 '공포지수'로 불리는 코스피200변동성지수(VKOSPI)도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VKOSPI는 전 거래일 대비 14.60포인트(19.05%) 오른 91.23을 기록했다. 지수가 발표되기 시작한 2009년 4월 13일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변동성이 극에 달했던 지난 3월 미국과 이란의 전쟁 직후 수준도 넘어섰다. 전쟁 발발 직후 코스피가 12% 급락한 뒤 9% 넘게 반등했던 지난 3월 5일 VKOSPI는 장중 83.58까지 치솟은 바 있다. 석 달 사이 코스피가 5000선에서 8000선으로 급등한 가운데 급락과 반등이 반복되면서 투자자들의 변동성에 대한 경계심도 더욱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10일 오후 9시30분 발표되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 예상치를 웃돌 가능성과 지정학적 갈등의 장기화 여부 등이 리스크로 남아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증시가 단기 과열을 일부 해소한 데다 대기 자금도 풍부한 만큼 국내 증시의 추가 상승 여력은 충분하다고 보고 있다.
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투자자예탁금이 134조원에 육박하면서 한국 반도체주를 포함해 지수가 하락할 경우 유입될 저가 매수 대기 자금이 충분하다"며 "차익 실현의 명분으로 작용했던 미국 고용보고서와 엔비디아 관련 노이즈도 시장 흐름을 훼손할 정도의 문제는 아니라는 판단이 유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소비자물가가 예상치를 밑돌거나 전쟁이 종식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추가 상승 가능성에도 대비해야 한다"며 "반대로 물가나 지정학적 노이즈가 다시 발생하더라도 현재 밸류에이션 수준과 최근 급락에 따른 기술적 과열 해소를 고려하면 의미 있는 저가 매수 구간이 마련됐다는 판단"이라고 덧붙였다.
김지영 기자 jy1008@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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