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행, 내주 기준금리 0.75%→1.0% 인상 전망…31년만 최고

김정욱 기자 2026. 6. 9. 17:05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닛케이 “과반 찬성으로 금리 인상 의결할 듯”
중동 정세 악화로 인한 물가 상승 가능성 고려
국채 매입 규모는 분기마다 줄여 나갈 방침
이미지=클립아트코리아

일본은행(BOJ)이 오는 15~16일 열리는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행 0.75%에서 1.0%로 0.25%포인트(p) 인상을 결정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분기마다 실시해 온 국채 매입 축소는 2027년 4월 이후 중단하는 방향으로 조정에 들어갔다.

9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일본은행 집행부는 우에다 가즈오 총재를 중심으로 16일 회의에서 금리 인상안을 제시할 예정이며, 9명의 정책위원 가운데 과반의 찬성을 얻어 통과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채 매입 축소 중단안 역시 정책위원 과반이 지지하는 분위기이며, 정부와도 협의가 진행되고 있다.

앞서 우에다 총재는 지난 3일 열린 한 강연에서 “중동 정세가 불투명한 상황에서도 금리 인상의 적절성에 대해 확실히 논의할 필요가 있다”며 이달 금리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을 내비치기도 했다.

이번 금리 인상이 결정되면 2025년 12월 이후 약 6개월 만의 인상이 된다. 정책금리가 1.0%에 도달하면 1995년 이후 약 31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 된다.

일본은행 내부에서는 중동 정세 악화에 따른 원유 가격 상승이 다양한 품목의 물가를 끌어올려 일시적 요인을 제외한 기조적 물가상승률까지 높일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부의 전기·가스요금 보조금 등 물가 대책 효과를 제외해 산출한 일본은행 기준 소비자물가지수(CPI)는 4월 2.8% 올라가 3월의 2.5%보다 상승 폭이 확대됐다.

일본은행 관계자는 “기업들의 가격 전가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며 “대응 시기를 놓치면 나중에 더 큰 폭의 금리 인상을 단행해야 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닛케이는 “중동 정세 악화에 따른 경기 하방 위험이 현재로서는 제한적이라는 판단 아래 경제 둔화 위험보다 물가 상승 위험에 대응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의견이 일본은행 내부에서 힘을 얻고 있다”고 전했다.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가 지난해 12월19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일본은행은 현재 계획에 따라 2027년 1~3월까지는 분기마다 국채 매입 규모를 2000억 엔(약 1조 8960억 원)씩 줄여 나갈 예정이다. 이후 2027년 4월부터는 축소를 중단하고, 월 2조1,000억 엔(약 19조 9086억 원) 규모의 국채 매입을 유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일본은행은 2013년부터 시행한 대규모 금융완화 정책 과정에서 장기국채를 대량 매입해 왔다. 이에 따라 일본 국채시장에서 일본은행이 보유한 국채 비중은 2023년 정점 당시 약 54%까지 확대됐다.

그러나 일본은행의 시장 영향력이 지나치게 커지면서 투자자들의 거래를 통한 가격 형성 기능이 약화됐다는 평가가 나왔고, 이에 따라 2024년 8월부터 국채 매입 규모를 단계적으로 줄여 왔다.

닛케이는 “최근 채권시장은 중동 정세 불안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와 재정 확대에 대한 경계감으로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며 “지난 5월에는 장기금리의 대표 지표인 신규 발행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한때 2.8%대를 기록하며 약 29년 반 만의 최고 수준까지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일본은행은 지금까지의 국채 매입 축소를 통해 시장 주도의 금리 형성이 촉진되고 시장 기능도 개선됐다고 평가하고 있다. 다만 2025년 이후 금리가 일시적으로 급등하는 등 채권시장의 불안정성이 커지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점도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국채 매입 축소를 중단할 경우 수급 악화에 대한 우려가 완화돼 시장 안정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반면 과거 매입한 국채의 만기 상환분을 고려하면 일본은행의 국채 보유 잔액은 계속 감소할 것으로 예상돼 금융정책 정상화 기조 자체는 유지될 전망이다.

일본은행은 앞으로 국채시장 기능 회복과 시장 안정이라는 두 가지 목표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는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다.

다만 금융시장과 일본은행 내부 일각에서는 내년 봄 이후에도 국채 매입 축소를 계속해 일본은행의 국채 보유 규모를 더 빠르게 줄여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일본은행은 금융정책결정회의 직전까지 시장 상황을 면밀히 점검한 뒤 국채 매입 축소 중단 여부를 최종 판단할 방침이다.

김정욱 기자 mykj@sedaily.com박민주 기자 mj@sedaily.com

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