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함 숨겼나"…유소년 선수들 가방 뒤진 잠실 시위대

잠실 개표소 봉쇄 시위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경찰은 시민들의 소지품을 검사하거나 길을 막는 시위대의 행위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강경 대응 방침을 밝혔다.
경찰청은 9일 입장문을 내고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일대에서 이어지고 있는 시위 과정에서 일부 참가자들이 시민의 통행을 방해하고 법적 권한 없이 소지품을 확인하는 사례가 발생했다며 엄정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전날 일부 시위 참가자들이 경기장 내부 훈련 장비를 찾으러 온 핸드볼 여자 유소년 국가대표 선수들의 가방을 확인하고, 현장을 취재하던 진보 성향 언론사 기자들에게 폭언과 위협성 행동을 했다는 논란이 제기된 데 따른 조치다.
경찰은 현장 관리 강화를 위해 대화경찰 인력을 확대 배치하고 서울경찰청 지휘부도 현장에 투입했다. 또한 경기장 시설 관리자와 협조해 일반 시민들의 출입과 이동이 원활히 이뤄질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아울러 시민들에게 통행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거나 위협을 받을 경우 주변 경찰관이나 112에 즉시 도움을 요청해 달라고 당부했다.
경찰청은 “시민과 취재진, 경찰·소방 관계자를 상대로 한 폭행, 강요, 명예훼손 등 명백한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 조치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또 현장 경찰관들을 향해 ‘중국 경찰’, ‘가짜 경찰’ 등의 표현을 사용하며 비난하거나 관련 영상이 온라인상에 무분별하게 유포되는 상황과 관련해서도 대응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경찰은 “헌법이 보장하는 정당한 의사 표현과 집회·시위의 자유는 최대한 보장할 것”이라며 “불법 행위를 제외한 평화적인 의견 표명은 보호 대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투표용지 부족 사태는 국민의 참정권과 직결된 중대한 사안인 만큼 시민들의 문제 제기를 존중한다”면서도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거나 법적 한계를 벗어난 행위는 용납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앞서 12·3 내란 사태 당시 국회 본관에 병력을 투입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김현태 전 육군 특수전사령부 707특수임무단장은 핸드볼 여자 유소년 국가대표 선수들을 둘러싼 음모론을 제기했다.
김 전 단장은 8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앞에서 열린 이른바 '개표함 봉쇄 시위' 현장에서 유튜버 전한길씨와 진행한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통해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오늘 의심스러운 정황이 있었다"며 훈련용품을 찾기 위해 경기장을 방문한 핸드볼 여자 유소년 국가대표 선수들을 언급했다.
이어 "주변 정황상 들어갈 때보다 적은 숫자가 나왔다"며 "누군가 선수로 위장해 들어갔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또 "추가 제보에 따르면 누군가 창문이나 드론 등을 통해 내부를 봤는데 투표함을 옮기는 모습이 보였다고 한다"고 말했지만, 관련 증거나 확인된 사실은 제시하지 않았다.
해당 선수들은 경기장에 보관된 훈련 장비를 가져가기 위해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김 전 단장의 발언은 확인되지 않은 주장에 불과한 상태다.
공혜린 기자 heygong00@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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