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직접 때린 이란, ‘무력 대응’ 자신감 드러내려 공격했나

이란이 이스라엘에 대한 직접 공격을 감행한 것은 무력 대응에 대한 지도부의 자신감과 역내 대리 세력인 ‘저항의 축’을 보호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뉴욕타임스(NYT)는 8일(현지시간) “이란은 전쟁을 통해 강력한 보복이 생존을 가능하게 했고 적과의 협상에서 우위를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교훈을 얻었다”고 분석했다.
이란은 전날 이스라엘의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공습에 대한 보복으로 이스라엘 본토에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지난 4월 휴전 성사 이후 이란이 이스라엘 본토를 공격한 것은 처음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날 공격 중단을 요구한 직후 이란 중앙작전사령부인 하탐 알 안비야는 성명을 통해 이스라엘에 대한 군사 작전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이란의 새 지도부는 이번 전쟁에서 호르무즈 해협 봉쇄와 걸프 국가들에 대한 공격이 크게 성공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에도 살아남은 이란 지도부는 더 대담한 무력 대응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은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번 이스라엘 공격을 통해 이란이 여전히 충분한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음을 과시하려는 의도도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분석했다. 이란 지도부가 무력을 사용할 수 있다는 신호를 보내 미국과의 종전 협상 등 외교 측면에서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것이다.
미 싱크탱크 던의 이란 전문가 오미드 메마리안은 “이란은 자신들의 힘을 과시하고 사태를 격화시킬 능력이 있음을 보여주고 싶어한다”며 “필요하다면 언제든지 전쟁을 재개할 준비가 돼 있다는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오퍼 구터만 이스라엘 싱크탱크 국가안보연구소 선임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전투 재개를 주저하는 상황에서 이란 지도부가 자신들이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믿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WSJ에 말했다.
또한 이란이 이번 공격으로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를 비롯한 저항의 축을 보호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고 NYT는 짚었다. 상당 부분 약화된 것으로 알려진 헤즈볼라, 이라크 내 시아파 민병대 등 이란의 대리 세력들은 이번 전쟁에서 영향력을 드러냈다. 헤즈볼라는 이스라엘에 맞서 공격을 이어가고 있으며 이라크 민병대는 사우디아라비아에 대한 무인기(드론) 공격을 감행했다.
하미드레자 아지지 독일 국제안보문제연구소 연구원은 특히 헤즈볼라가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을 이어가면서 이란이 걸프국들에 대한 공격에 집중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전쟁으로 큰 경제적·군사적 피해를 본 이란 지도부의 자신감에는 근거가 부족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에얄 훌라타 전 이스라엘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란이 스스로를 대담한 강대국으로 묘사하는 것에는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며 “이란의 이스라엘 공격 능력은 이스라엘이 이란에 피해를 줄 수 있는 능력보다 훨씬 약하다”고 평가했다.
배시은 기자 sieunb@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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