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현역 의원 등 24명 비리 혐의 기소…'사정 바람' 거세지나

김철문 2026. 6. 9.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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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타이베이지방검찰서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밍 DB 금지]

(타이베이=연합뉴스) 김철문 통신원 = 대만에서 현역 입법위원(국회의원)이 비리 혐의로 기소되면서 11월 지방선거를 앞둔 대만 정계에 거센 사정 바람이 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9일 자유시보와 중국시보 등 대만언론에 따르면 대만 타이베이지검은 전날 무소속 가오진쑤메이 의원에 대한 비리 사건 수사를 마치고 가오 의원 등 24명을 횡령 및 사기 등 혐의로 기소했다.

가오 의원은 대만 원주민 가수 겸 배우 출신으로 2002년부터 원주민 입법위원으로 활동한 7선 의원이다.

그는 보좌관인 장모 전 판공실 주임(사무국장 격)과 공모해 2008년부터 2018년까지 '유령 보좌관'의 급여·수당을 거짓으로 신청, 787만3천743 대만달러(약 3억7천만원)를 횡령한 혐의로 기소됐다.

또한 코로나19 대유행 시기인 2022년 보건 당국의 검사 등을 거치지 않은 중국산 신속진단키트 7만4천개를 원주민에게 배포해 의료기기관리법을 위반한 혐의도 받고 있다.

장 전 주임은 대만원주민문화교류협회 책임자라는 지위를 이용해 2015년부터 2018년까지 원주민 문화행사를 이유로 지원받은 보조금 가운데 933만5천 대만달러(약 4억4천만원)를 횡령하고 436만2천 대만달러(약 2억원)의 자금을 세탁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가오 의원과 장 전 주임에 대해 각각 12년 6월형, 16년 형을 구형했다.

소식통은 검찰이 최근 수년간 중국을 자주 방문한 장 전 주임의 휴대전화 내장 데이터와 비정상적인 금융거래 기록을 압수해 자금 흐름을 분석 중이라며, 이 기록이 가오 의원과의 연관성 여부를 밝히는 후속 수사에서 중요한 단서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대만 정치권은 현직 의원에 대한 이번 기소가 오는 11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소야대 정치권을 향한 라이칭더 정권의 거센 사정 바람을 예고하는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특히 정치권의 극한 대립과 이로 인한 입법원(국회)의 정부 예산안 '발목 잡기'로 곤욕을 치른 여권이 부패 척결을 내걸고 정계 개편을 노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대만 입법원 113석 의석 중 집권 민진당은 51석에 불과하지만, 야권은 국민당 52석, 민중당 8석, 무소속 2석 등 62석을 차지하고 있다.

jinbi1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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