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믿었다가 특허거절에 법적처벌까지"… AI 활용 발명, 사람이 기여해야

이준기 2026. 6. 9.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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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재처, AI시대 올바른 특허출원 안내서 제작..허위 기재 시 거절
내용 진실성·발명 실현 가능성… 발명 성립, 진보성, 실시 가능성 등 검토
챗GPT가 그린 일러스트.


# A발명가는 인공지능(AI) 기술을 신약개발에 활용하기 위해 최신 생성형 AI 모델에 '혈행 개선을 통한 관절염 치료제를 발명해줘'라고 프롬프트에 지시했다.

그러자, AI는 혈전용해제(와파린) 및 소염진통제(나프록센)를 포함한 치료제의 화학 구조식을 도출했다. AI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90%의 염증 개선 효과가 있다는 그럴듯한 허위 실험 데이터까지 제시했다.

A발명가는 아무런 검증 과정을 거치지 않고, AI가 제시한 내용을 토대로 특허명세서를 작성해 특허로 출원했다가 특허거절 통보와 함께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하는 낭패를 당했다.

가상으로 꾸며본 사례지만, 최근들어 AI를 활용한 발명으로 특허를 받으려는 시도가 점점 늘어나고 있어 출원인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9일 지식재산처에 따르면 현재 특허법상 AI는 특허를 받을 수 없고, 발명을 한 사람(자연인) 또는 그 승계인만이 받을 있도록 규정돼 있다.

정당한 발명자로 인정받기 위해선 사람이 발명의 창작 과정에서 실질적으로 기여해야 한다. 단순히 AI에 지시를 내려 그 결과물을 그대로 출원하면 특허를 받을 수 없고, 심사관 착오로 특허를 받았더라도 추후 무효가 될 수 있다.

양재석 지재처 특허심사기획국장은 "AI가 생성한 가상의 실시예는 'AI 생성 실시예'라고 명시해 실제 실험결과와 혼동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A발명가 사례처럼 AI의 실험결과를 검증하지 않고 특허출원한 경우 실시 가능성이 없다는 이유로 거절되거나, 착오로 등록되더라도 결국 무효가 된다"고 설명했다.

만약 발명자 등이 실험하거나 확인하지 않은 데이터를 속이고 출원 시 제출해 특허를 받으면 법적 처벌을 받을 수 있다.

AI가 할루시네이션(환각 현상)으로 실제 존재하지 않는 기술 내용과 허위 효과를 생성할 수 있어 출원인과 대리인은 명세서와 의견서 등 특허 문서 작성 과정에서 진실성과 발명 실현 가능성 등을 꼼꼼하게 검토해야 한다.

특히 AI를 활용한 의약품과 첨단 소재 등을 특허 출원할 때는 더욱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AI 발명 유형은 크게 세 가지로 구분되는데, 유형별로 특허요건에 맞는지 주의해야 한다.

우선, 알고리즘·학습모델 등을 청구하는 AI 자체에 대한 발명의 '발명의 성립성' 요건을 잘 따져봐야 한다.

AI가 데이터를 분석·판단하는 AI 기술이 발명의 구성요소로 포함된 발명은 선행기술에 비해 더 나은 효과를 구현하는지에 대한 '진보성 요건'을, AI를 도구로 활용한 발명은 실제 '실시 가능성 및 반복 재현성'을 각각 검증할 필요가 있다.

가령, 'AI를 이용해 과일을 선별하는 방법'과 같이 AI가 발명의 구성요소로 포함된 경우에는 AI에 대한 구체적인 기술적 특징을 명시하지 않은 채 기존에 사람이 하던 작업을 단순히 AI로 대체한 것에 불과하다고 판단되면 특허를 받을 수 없다.

AI 활용 발명 시 보안에도 유의해야 한다. AI 활용 과정에서 입력한 데이터 등이 외부 AI학습에 사용돼 제3자에게 노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선 사용자 환경을 설정해 보안 우려를 사전에 차단해야 한다.

지재처는 AI 시대에 AI를 활용한 무분별한 특허출원을 막고, 올바른 특허출원을 유도하기 위해 'AI 시대 올바른 특허출원 안내서'를 제작했다.

정연우 지재처 차장은 "AI 활용 확산에 따라 출원인이 지켜야 할 내용을 가이드라인 형식으로 제시했다"며 "AI 활용 발명에 대한 심사기준은 국제적 제도 조화가 중요한 만큼, AI 시대 부합하는 특허제도를 마련하는 데 역량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이준기 기자 bongchu@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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