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뒷골목에서 자란 소녀, R&B 여왕이 되다…7월 막 오르는 뮤지컬 ‘헬스키친’

노정연 기자 2026. 6. 9.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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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유명 싱어송 라이터로 뮤지컬 <헬스키친>을 제작한 알리샤 키스. ⓒWarwick Saint

“제 노래가 한국어로 불리는 건 처음이에요. 정말 큰 선물처럼 느껴집니다.”

그래미 어워즈 17회 수상에 빛나는 ‘R&B의 여왕’ 알리샤 키스. 그의 음악적 뿌리와 성장기를 담은 뮤지컬 <헬스키친>이 오는 7월 한국 관객과 만난다. 2024년 브로드웨이 초연 이후 토니상 13개 부문 후보에 오르며 화제를 모은 작품으로, 개막 2년 만에 비영어권 국가 가운데 한국에서 처음 공연된다.

1990년대 뉴욕 맨해튼의 ‘헬스키친’을 배경으로 한 작품은 알리샤 키스가 직접 프로듀서로 참여해 13년에 걸쳐 완성했다. 지금은 개성 넘치는 레스토랑과 트렌디한 바가 밀집한 미식 지구로 알려져 있지만, 당시 헬스키친은 범죄와 빈곤이 공존하는 거친 동네였다.

7월 한국 초연 막을 올리는 뮤지컬 <헬스키친> 브로드웨이 공연 장면. 뮤지컬 <헬스키친> 브로드웨이 공연 장면. 1990년대 뉴욕 헬스키친을 배경으로 음악을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17세 소녀 ‘앨리‘의 성장기를 담았다. ⓒMarc J. Franklin

작품은 음악가를 꿈꾸는 17세 소녀 ‘앨리’가 엄격한 싱글맘 어머니와 갈등하며 사랑과 우정, 음악을 통해 자신만의 목소리를 찾아가는 여정을 그린다. 헬스키친에서 10대 시절을 보낸 알리샤 키스의 실제 경험담에서 출발했다.

키스는 경향신문과 서면 인터뷰에서 “브로드웨이에서 <헬스키친>을 공연한 극장에서 불과 한 블록 떨어진 곳에서 자랐다”며 작품의 출발점을 설명했다.

“어릴 때부터 브로드웨이 극장 앞을 지나다녔고, 어머니는 저를 수많은 공연에 데려가 주셨어요. 무대가 가진 에너지와 놀라운 재능에 늘 매료됐죠. 저 역시 그 세계의 일부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그 꿈은 오랜 시간에 걸쳐 현실이 됐다. 키스는 극작가 크리스토퍼 디아즈, 연출가 마이클 그라이프와 함께 작품을 개발하기 시작했고, 오프 브로드웨이(500석 미만 극장)를 거쳐 마침내 작품을 브로드웨이 무대에 올렸다.

7월 한국 초연 막을 올리는 뮤지컬 <헬스키친> 브로드웨이 공연 장면. ⓒMarc J. Franklin

키스의 대표곡들로 구성된 ‘주크박스 뮤지컬’답게 그의 메가 히트곡을 뮤지컬로 만날 수 있는 것이 작품의 가장 큰 매력이다. ‘이프 아이 에인트 갓 유’(If I Ain’t Got You), ‘폴린’(Fallin), ‘노 원’(No One), ‘엠파이어 스테이트 오브 마인드’(Empire State of Mind) 등 키스의 히트곡들이 극의 서사 안에서 새롭게 재탄생했다.

사랑 노래인 ‘노 원’은 모녀의 감정을 상징하고, ‘이프 아이 에인트 갓 유’는 부녀의 감정이 드러나는 결정적인 순간에 흘러나온다. 작품을 위해 새로 작곡한 넘버들이 추가돼 한층 드라마틱한 작품이 완성됐다. 키스는 자신의 음악을 완전히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게 된 경험이 “정말 짜릿했다”고 전했다.

안무는 토니상 후보에 여러 차례 오른 카밀 A 브라운이 맡았다. R&B와 힙합, 소울 사운드가 강렬한 스트리트 댄스와 결합해 1990년대 뉴욕의 거칠고도 생생한 에너지를 무대에 가득 채울 예정이다.

7월 한국 초연 막을 올리는 뮤지컬 <헬스키친> 브로드웨이 공연 장면. ⓒMarc J. Franklin
뮤지컬 <헬스키친> 브로드웨이 공연 장면. 오는 7월 한국 초연 공연이 막을 올린다. ⓒMarc J. Franklin

한국 초연 캐스팅도 기대를 모은다. 주인공 앨리 역은 손승연, 김수하, 박지원이, 앨리의 엄마 ‘저지’ 역은 박혜나와 최현선이 맡았다. 앨리의 음악적 재능을 깨우는 멘토 ‘미스 라이자 제인’ 역에는 정영주와 김영주가 캐스팅됐다.

키스는 “내 이야기가 다양한 문화와 언어의 장벽을 넘어 한국 관객에게 전해지는 모습을 보는 것은 정말 아름답고 뜻깊은 경험”이라며 “한국 공연이 성사된 것 자체가 내겐 큰 선물과 같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는 “꿈을 향해 치열하게 질주하고, 좌절하면서도 결국 자신만의 자리를 찾아가는 인간의 보편적인 성장을 다루었기에, 한국의 관객들 역시 무대 위에서 각자의 모습을 발견하며 깊이 공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7월 24일부터 11월 8일까지 서울 역삼동 GS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노정연 기자 dana_f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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