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비는 전쟁, 트럼프는 종전” 선거 앞 브로맨스 ‘산산조각’[美-이란전쟁]
이스라엘 여론 “헤즈볼라 격퇴해야”
11월 중간선거 앞둔 美 반전 여론 최대
“이란이 두 정상 갈등 이용할 것”

이틀 동안 이어진 이스라엘과 이란의 무력 충돌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간 ‘깨진 브로맨스’만 드러냈다. 올 10월 이스라엘 총선과 11월 미국 중간선거를 앞둔 상황이어서 물러설 수 없는 두 지도자의 대립은 더욱 팽팽해질 것으로 관측된다.
8일(현지 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이란과 이스라엘의 교전을 봉합하는 과정에서 강력한 동맹이던 미국과 이스라엘 지도자들이 공개적인 균열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미국의 한 관리는 악시오스에 “비비(네타냐후 총리의 별명)는 전쟁이 계속돼야, 트럼프는 전쟁이 끝나야 정치적으로 살아남을 수 있다”고 단적으로 표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기 행정부의 첫 성적표를 받을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있다. 선거가 불과 5개월 남았지만 전쟁에 대한 낮은 지지도와 유가 상승으로 인한 인플레이션으로 공화당의 대패가 예상된다. 참패를 막기 위해서는 호르무즈해협을 다시 열어 유가를 안정시키고 이란의 핵 프로그램을 엄격히 제한하는 선에서 이란 분쟁을 마무리하는 것이 트럼프 행정부 입장에서 최선이다.
반대로 10월 총선을 앞둔 네타냐후 총리는 전쟁이 지속되는 편이 낫다. 의원내각제인 이스라엘에서는 총선에서 다수 연정을 구성한 정당의 대표가 총리가 되기 때문에 이번 총선은 네타냐후 총리의 정치생명과 직결돼 있다. 여론은 헤즈볼라에 대한 강경 대응을 요구하고 있다. 텔아비브의 국가안보연구소가 5월 말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스라엘인의 약 60%가 헤즈볼라와의 싸움을 강화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전 이스라엘 국가안전보장회의 의장인 기오라 에일란드는 WP에 “헤즈볼라에서 병력을 완전히 철수한다는 것은 이스라엘 정부 입장에서는 곧 패배”라며 “이스라엘은 헤즈볼라가 충분히 약해진 후에야 철수하려 할 것이다. 앞으로 몇 달 안에 그런 일이 일어나기는 어렵다. 10년 이상 지속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양국의 선거가 마무리되는 연말까지 트럼프 대통령과 네타냐후 총리가 대립할 수밖에 없는 구도 속에서 이란이 이를 이용해 이득을 챙길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 중앙정보국(CIA) 중동 작전 책임자였던 테드 싱어는 “이란은 비비와 트럼프 사이를 시험하고 마찰을 악화시키려 하고 있다”며 “헤즈볼라는 다시 힘을 얻고 있고 후티도 움직이고 있다”고 경계했다.
한편 이란과 이스라엘이 공격을 멈춘 후에도 소규모 충돌은 이어졌다. 뉴욕타임스(NYT)는 8일 미국 육군 아파치 헬기 한 대가 호르무즈해협 인근에서 추락했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군은 9일 레바논 남부 도시 티레를 대대적으로 공습했고 레바논 보건부는 이로 인해 8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9일 뉴욕에서 미국 프로농구(NBA) 파이널 경기를 관람한 뒤 백악관으로 복귀하는 길에 기자들에게 “매우 훌륭한 합의를 이루는 마지막 단계에 와 있다”고 말한 뒤 협상 타결까지 걸리는 시간을 묻는 질문에 “이틀이나 사흘 정도”라고 답했다.
박윤선 기자 sepy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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