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 현장 피하려다 사람 친 운전자…1심 무죄 왜?

송치훈 기자 2026. 6. 9.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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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발생한 교통사고로 도로에 떨어진 철제 구조물을 피하기 위해 차선을 변경하다 다른 사고 운전자를 치어 숨지게 한 50대 운전자가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전주지법 정읍지원 형사1단독 정성화 부장판사는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치사) 혐의로 기소된 50대 운전자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이 운전자는 지난해 2월 15일 오후 8시 19분경 전북 부안군 하서면의 한 도로에서 승용차를 몰고 가던 중 도로 위에 서 있던 다른 운전자를 들이받아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사고 피해자는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끝내 숨졌다.

당시 현장에서는 피해자가 몰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1t 트럭 간 접촉 사고가 먼저 발생한 상태였다. 이 사고 충격으로 철제 구조물이 도로에 떨어졌고, 피해자는 차량 밖으로 나와 사고 현장을 확인하고 있었다.

편도 2차선 도로의 2차로를 주행하던 운전자는 도로 위 철제 구조물을 발견하고 이를 피하기 위해 1차로로 차선을 변경했다. 그러나 구조물 인근에 서 있던 피해자를 미처 발견하지 못하고 들이받았다.

검찰은 운전자가 전방 주의를 소홀히 해 피해자를 발견하지 못한 과실이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운전자 측은 야간이었고 철제 구조물에 가려져 있던 피해자를 사전에 발견하기 어려워 사고를 예견할 수 없었다고 맞섰다.

법원은 운전자 측 주장을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한국도로교통공단의 사고 분석 결과와 현장 상황 등을 종합해 피해자가 트럭과 철제 구조물 사이에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당시가 야간이었던 점, 차량, 철제 구조물, 피해자의 위치 관계 등을 고려하면 피고인으로서는 철제 구조물에 가려진 피해자를 발견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며 “피고인 차량은 제한속도 시속 80㎞ 구간에서 시속 68.1~71㎞로 주행해 제한속도를 준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고가 발생했다는 결과만으로 주의의무 위반이 있었다고 볼 수 없고, 도로에 떨어진 철제 구조물을 피하기 위해 차선을 변경한 행위 자체도 과실로 인정하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송치훈 기자 sch5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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