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켓은 있는데 갈 차가 없다”... BTS 부산 공연에 대구 교통망 ‘올스톱’ 사태

김정원 기자 2026. 6. 9.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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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X·고속버스 일주일 전 일제히 매진... 코레일, 임시 열차 긴급 투입
부산 ‘바가지 숙박비’ 피한 팬들, 대구서 ‘당일치기’ 몰리며 풍선효과
“범어동~부산 경기장” 사설 셔틀버스도 3시간 만에 완판
세계적인 그룹 'BTS(방탄소년단)'. HYBE 제공

세계적인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월드투어 부산 공연을 앞두고, 대구에서도 '부산행' 교통망이 마비되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공연이 열리는 부산뿐만 아니라 대구에서도 관람객들이 대거 몰리면서 부산행 교통편이 '올스톱'되는 예매 전쟁이 한창이다.

오는 12일과 13일 이틀간 부산 아시아드 주경기장에서 개최되는 BTS 콘서트를 앞두고, 대구와 부산을 잇는 주요 대중교통은 이미 일주일 전부터 전석 매진을 기록했다. 대구 시민들이 가장 애용하는 동대구발 부산행 KTX와 SRT 고속열차는 주말을 포함한 공연 기간 전후 좌석이 일찌감치 동났다. 특히 직장인과 학생들이 주로 이용하는 금요일(12일) 오후와 토요일(13일) 오전 시간대는 취소 표조차 구하기 힘든 상황이다.
6월 13일 오전 시간대 KTX·SRT 열차표가 모두 매진 행렬을 이루고 있다.

이에 코레일은 원활한 승객 수송을 위해 오는 12일부터 14일까지 동대구~부전 구간에 'ITX-마음' 열차를 1편 임시 운행하기로 긴급 결정했다. 하지만 철도편을 구하지 못한 이들이 대거 터미널로 눈을 돌리면서 동대구터미널에서 출발하는 부산행 고속버스 및 시외버스 역시 대부분 매진 행렬을 이어가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대구 지역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는 교통편을 구하지 못한 팬들의 절박한 글이 쏟아지고 있다. 수시로 코레일 앱을 새로고침하며 취소 표를 기다리는 '취케팅(취소 표 티켓팅)'에 매진하는 이들이 부지기수다. 직장인 이모(28) 씨는 "어렵게 콘서트 티켓은 예매했는데 정작 부산으로 갈 기차와 버스가 없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며 "새벽 시간대 매표소 앞에서 현장 발권을 노려야 할지 고민"이라고 토로했다.

교통난을 해결하기 위해 팬들이 직접 자구책을 찾아 나서기도 했다. 대구 지역 '아미(BTS 팬덤)'들을 중심으로 대형 전세버스를 대절해 단체로 이동하는 이른바 '콘서트 셔틀버스'가 대안으로 급부상했다. 실제로 한 전세셔틀버스 업체가 오픈한 '대구 범어동~부산 아시아드 주경기장' 직행 노선은 예매 시작 3시간 만에 양일 좌석이 모두 매진됐다.

개인 및 소규모 단체들이 전세버스 대절 업체로 한꺼번에 몰리면서 전세버스 업체의 부산행 차량 예약 역시 이미 완판된 상태다. 전세버스 업체 관계자는 "공연 당일 대구에서 부산으로 가는 전세버스 수요가 폭발해 보유 차량이 일찍이 바닥났다"며 "추가 배차 문의가 빗발치고 있지만 차량과 운전기사를 더 이상 구하기 힘들어 예약을 전면 마감했다"고 밝혔다.
한 전세셔틀버스 업체의 오는 12~13일 대구 범어동~부산 아시아드 주경기장 전세버스가 오픈 3시간만에 양일 모두 매진됐다.

이토록 대중교통 수요가 폭발적으로 몰리는 배경에 팬덤의 특성과 현지 사정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우선 BTS 팬덤 주축이 10대~20대 중심이라 자가용을 이용한 이동이 사실상 제한적이라는 점이다. 자차 운행이 어려운 탓에 자연스럽게 기차와 버스 등 대중교통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여기에 최근 도마 위에 오른 부산 지역의 '숙박 대란'도 교통 대란을 부추긴 핵심 원인으로 지목된다. 공연을 앞두고 부산 시내 호텔과 모텔 숙박비가 평소의 수 배에서 많게는 십여 배까지 치솟았다. 턱없이 비싼 요금에 숙박을 포기한 팬들이 차라리 지리적으로 가까운 대구에서 '당일치기 원정 관람'을 택하면서, 왕복 교통편을 찾는 수요가 한꺼번에 쏟아져 나온 것이다.

대구 지역 관광업계 관계자는 "부산의 과도한 숙박비 상승이 오히려 인접 도시 대구에선 '당일치기' 수요를 자극하는 풍선효과를 낳고 있다"며 "메가 이벤트의 파급력이 이웃 도시 교통망까지 뒤흔드는 것은 이례적인 현상으로, 향후 영남권 통합 관광 마케팅이나 배후 거점 도시로서의 맞춤형 연계 상품 개발이 필요함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진단했다.

김정원 기자 kjw@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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