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상승장 놓칠까 불안하다면…퇴직연금 투자상품부터 챙겨라
하위 10%는 0.5%에 불과
어렵고 귀찮아서 방치했다면
TDF나 디폴트옵션이 해법
급등주 쫓는 충동투자는 '독'
포모를 '노후 준비 보약' 삼아야
오현민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수석매니저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국내 주식시장이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가장 뜨겁게 떠오른 화두는 단연 ‘포모(FOMO·Fear of Missing Out)’다. 다른 사람들은 유익한 경험을 하거나 이득을 보고 있는데, 나만 기회를 놓치고 뒤처지는 것 아닌가 하는 불안과 소외감을 말한다. “주식이나 ETF로 얼마를 벌었다”는 성공담이 여기저기서 들려오다 보니 혹시 나만 상승장에 올라타지 못한 벼락거지가 된 것은 아닌가 하는 느낌을 받을 수밖에 없다.
포모로 인한 대표적인 부작용은 충동적인 투자 결정이다. 돈을 번 무리에 동참하기 위해 성급하게 급등주에 올라탔다가 고점에 매수하고 하락을 맞이해 손실을 보게 되는 경우다. 뒤늦게 투자를 시작한 데 따른 조급함으로 인해 빨리 보상을 얻고자 레버리지를 쓰는 것, 빚투 역시 포모의 역기능 중 하나다. 현재 주식시장에 참여를 고민하고 있거나 이제 막 진입한 초보자라면 특히 주의해야 할 부분이다.
다만 포모가 언제나 부정적인 결과만을 낳는 것은 아니다. 포모를 마주한 사람이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건강한 깨달음을 얻고 변화의 계기를 마련할 수도 있다. 직장인 대상의 조직심리학 연구에 따르면, 포모는 학습 동기를 끌어올리는 데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어 폭등하는 주가를 바라보며 누군가는 이를 계기 삼아 그동안 소홀했던 자산관리에 대해 학습하고 자신의 금융 습관을 다잡는 전환점을 만들기도 하는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직장인이라면 주식투자 포모보다는 내 노후자금인 퇴직연금 투자 포모를 보다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할 때다. 지난달 고용노동부와 금융감독원이 공동으로 발표한 ‘2025년 우리나라 퇴직연금 투자 백서’에 따르면 지난해 퇴직연금 가입자의 연평균 수익률은 제도 도입 이래 최고치인 6.47%를 기록했다. 긍정적인 변화이지만 내막을 들여다보면 경종을 울리는 부분이 있다.
퇴직연금을 적극적으로 운용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사이의 양극화 문제이다. 지난해 상위 10% 가입자들의 평균 수익률은 무려 19.5%에 달했다. 이들은 전체 적립금의 84%를 ETF를 비롯한 실적배당형 상품에 적극적으로 자산 배분했고, 그 결과 계좌에 불어난 금액의 67%를 순수 운용수익으로 채워 넣었다. 반면 하위 10%의 연간 수익률은 0.5%에 불과했다. 자산시장이 호황을 누리는 동안 하위 10% 가입자들은 적립금의 74%를 원리금 보장형에만 묶어두었고, 계좌에 늘어난 금액의 대부분(77%)은 납입원금일 뿐이었다. ‘돈이 돈을 벌어오는 구조’를 만든 이들과 ‘원금만 쌓이는 구조’에 머문 이들의 격차가 고스란히 드러난 것이다.
왜 많은 직장인이 자신의 노후 자금을 원리금보장 상품에 방치하고 있을까? 지난해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가 진행한 DC형 퇴직연금 투자자 인식조사 결과를 보면 힌트를 얻을 수 있다. “어떻게 운용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 “귀찮다”, “어렵다”고 답한 비율이 절반이 넘는 57.1%에 달했다.
하지만 직접 투자가 어렵고 귀찮은 이들을 위한 상품들이 없는 것이 아니다. 은퇴 시점에 맞춰 위험자산과 안전자산 비중을 알아서 조절해 주는 TDF(타깃데이트펀드)나, 운용 지시가 없어도 성향별로 자동 투자되도록 돕는 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용제도) 상품이 대표적이다. TDF의 지난해 수익률은 13.7%, 디폴트옵션 중립투자형의 지난해 수익률은 10.8%에 달했다. 이런 자동 자산배분형 상품에 꾸준히 투자하는 것만으로도 평균 수익률을 훌쩍 넘는 것이 가능했던 것이다. 내 퇴직연금 적립금이 원리금 보장형 상품에 쏠려 있다면 포모의 에너지를 투자의 첫걸음으로 전환하는 용기가 필요한 이유다.
남들의 단타 대박 소식에 흔들려 무리한 매매로 향하는 포모는 내 자산을 갉아먹는 ‘독’이 되지만, 내 노후를 준비하는 퇴직연금 투자로 향하는 포모는 내 노후를 풍성하게 만들어주는 ‘약’이 된다. 포모를 노후 준비 자극제로 바꾸는 것, 그것이 지금 필요한 현명한 포모 대처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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