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투표 동일 득표 논란에 선관위 “우연한 결과”

정성현 기자 2026. 6. 9.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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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전남10곳·인천2곳 득표수 일치 논란
장동혁 “5억9000만분의 1…국정조사 必”
선관위 “선거인 수·무효표 등 모두 달라”
용지부족·명부누락에 선거관리 불신 확산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규탄하며 재선거를 요구하는 '잠실 개표소 봉쇄 시위'가 계속되고 있는 9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서 시민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6·3 지방선거 관내사전투표 일부 결과에서 1·2위 후보의 득표수가 다른 지역과 같게 나온 것을 두고 조작 의혹이 제기되자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우연한 결과"라고 반박했다.

9일 지역 정치권과 광주시·전남도 선거관리위 등에 따르면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선거 일부 관내사전투표에서 더불어민주당 민형배 후보와 국민의힘 이정현 후보의 득표수가 같은 사례가 나왔다.

선관위가 공개한 자료를 보면 △광주 광산구 송정1동 △전남 고흥군 금산면△전남 장성군 북하면 △함평군 엄다면 △여수시 삼일동 △신안군 하의면 △보성군 노동면 △신안군 팔금면 △화순군 이양면 △강진군 병영면 등 10곳에서 두 후보의 득표수가 각각 같은 숫자로 나타났다.

중앙선관위는 이날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선거와 인천시장 선거 개표상황표를 공개하고 "특정 후보자의 득표수 일부가 일치한 것은 우연한 결과"라고 밝혔다. 각 사전투표소의 선거인 수, 다른 후보 득표수, 무효투표수, 기권수 등 전체 투표 데이터는 서로 다르다는 설명이다.

논란은 정치권으로도 번졌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인천시장 선거 송도1·2동 관내사전투표에서 국민의힘 유정복 후보와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후보 득표수가 완전히 일치했다"며 "그 확률이 5억9000만분의 1"이라고 주장했다.

장 대표는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선거에서도 두 후보의 득표수가 같은 지역이 10곳 나왔다며 "확률적으로 5억9000만분의 1을 6번 곱해야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개표상황표(금산면, 송정1동). 전남도선관위 제공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선거의 일부 사전투표소에서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이정현 국민의힘 후보의 득표 수가 동일해 의혹이 불거지는 가운데 전남선거관리위원회는 9일 관련 설명자료를 내고 우연의 결과라고 강조했다. 전남도선관위 제공

선관위 "전체 투표 데이터는 달라"
선관위가 대표 사례로 제시한 광주 광산구 송정1동과 전남 고흥군 금산면의 관내사전투표 결과를 보면 민형배 후보는 두 곳 모두 1401표, 이정현 후보는 두 곳 모두 120표를 얻었다.

그러나 다른 항목은 일치하지 않았다. 선거인 수는 송정1동 1764명, 금산면 1828명으로 64명 차이가 났다. 이종욱 진보당 후보는 송정1동 114표, 금산면 55표를 얻었고 강은미 정의당 후보는 송정1동 86표, 금산면 39표였다. 무효표도 송정1동 27표, 금산면 181표로 달랐다.

다른 동일 득표 사례도 마찬가지다. 장성군 북하면과 함평군 엄다면은 민 후보 606표, 이 후보 57표로 같았지만 선거인 수와 다른 후보 득표수, 무효표는 달랐다. 그 외에도 모두 일부 후보 득표수만 같았을 뿐 전체 개표 데이터는 일치하지 않았다.

개표 경로도 달랐다는 게 선관위 설명이다. 송정1동 관내사전투표함은 광산구선관위로, 금산면 관내사전투표함은 고흥군선관위로 각각 이송됐다. 이후 선거일까지 CCTV가 설치된 장소에 보관, 투표 마감 뒤 각각 광산구 개표소와 고흥군 개표소로 옮겨져 별도로 개표됐다.

선관위는 "투표지분류기가 1차로 분류한 후보자별 득표수와 재확인 대상 투표지를 눈으로 확인하고 수작업으로 분류·합산하는 단계에서 결과적으로 두 후보의 표수가 같아진 것"이라며 "서로 다른 장소에서 다른 사람들이 집계한 결과가 우연히 맞아떨어진 것뿐"이라고 했다.

인천시선관위도 전날 보도자료를 통해 "서로 다른 장소에서 서로 다른 사람들이 집계한 결과가 우연히 맞아떨어진 것뿐"이라고 같은 입장을 밝혔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9일 국회에서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득표수 논란에 관한 현안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투표용지 부족·명부 누락도 도마
사전투표 동일 득표 논란과 별개로 본투표일 투표용지 부족과 선거인명부 누락 등 선거관리 부실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

선관위가 지난 8일까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전국 1만4288개 투표소 가운데 140곳에 투표용지가 추가 송부됐다. 이 중 91곳에서는 추가 송부된 투표용지가 실제 사용, 투표용지 부족으로 투표가 일시 중단됐다가 재개된 투표소도 26곳으로 집계됐다.

대구선관위는 일부 투표소에서 투표용지가 추가 송부된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충북에서는 청주 성화개신죽림동 제5투표소에서 선거인명부 일부가 누락돼 30분 뒤 수정 명부로 대체하는 일도 있었다.

여야는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관련해 각각 국회에 국정조사 요구서를 제출했다. 서울경찰청 광역범죄수사대도 각 지역 선관위 관계자들에게 참고인 신분 출석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선관위 관계자는 "확률적으로 희박하다는 이유만으로 공정하게 집계된 투표 결과에 대해 근거 없는 의혹을 제기하는 행위를 자제해 달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