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전투표 조작의혹’까지 불거진 선관위… 특검만이 답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통계시스템에 공개된 인천 송도 1·2동 관내 사전투표 득표 현황. [중선거관리위원회 선거통계시스템 캡처]](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6/09/dt/20260609161102659rlfr.png)
6·3 지방선거가 남긴 상처와 충격이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근간을 통째로 흔들고 있다. 선거 당일 전국 91곳 투표소에서 투표용지가 바닥나는 초유의 ‘선거 참사’가 발생하더니, 이제는 사전투표 개표 결과를 둘러싼 인위적 조작 의혹까지 터져 나왔다. 대한민국 헌정사에서 이토록 무능하고 부실하며, 의혹으로 가득 찬 선거와 선관위가 있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부실 선거 관리에 이은 ‘쌍둥이 득표수’ 논란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쉽지 않다. 인천 송도 1동과 2동에선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인천 시장 후보와 국민의힘 유정복 후보의 사전투표 득표수가 ‘3030표 대 1440표’로 정확히 일치했다. 광주 광산구 송정1동과 전남 고흥군 금산면 , 전남 신안군 하의면과 여수시 삼일동 등 광주와 호남 지역 10여 곳에서도 똑같은 현상이 무더기로 발견됐다. 인구 수도, 정치 성향도 다른 독립된 투표소에서 로또 당첨보다 희박한 확률의 수치가 복제하듯 찍혀 나온 것이다. 이를 두고 중앙선관위는 “단순한 통계적 우연”이라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안이함의 극치다.
독립적 헌법기관이라는 방패 뒤에서 국민 위에 ‘군림’해온 선관위는 이미 신뢰를 잃었다. 선거 예산을 대폭 늘려놓고도 정작 투표용지 인쇄는 선거권을 가진 국민 수에 턱없이 모자라게 줄였다. 민주주의의 가장 기본인 투표용지 수급조차 계산하지 못해 국민의 신성한 참정권을 짓밟은 조직이다. 이런 무능한 집단이 내놓는 “조작은 없다”는 해명을 어느 국민이 곧이곧대로 믿겠는가. 행정 부실이 부정선거 음모론에 기름을 부은 형국이다. 이제는 단순한 의구심을 넘어 국가 선거시스템 전체에 대한 거대한 불신으로 번지고 있다.
이를 해결할 수 있는 길은 하나뿐이다. 선관위의 자체 조사나 검경의 수사, 국정조사만로는 의혹의 흑막을 결코 밝힐 수 없다. 여야로부터 독립되고 강제 수사권을 가진 특검을 즉각 도입해야 한다. 특검을 통해 사전투표 통합선거인명부 시스템과 개표 분류기 전산망을 전면 포렌식하고, 논란이 된 지역의 투표함을 모두 열어 실물 종이 투표지와 전산 수치를 한 장 한 장 대조해야 한다.
선거의 생명은 공정성과 투명성이다. 과정에 조금이라도 의혹이 남는다면 그 선거로 선출된 권력의 정당성마저 흔들리게 된다. 대한민국과 민주주의의 기틀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여야는 정파적 이해득실을 버리고 즉각 특검법 선포에 합의해야 한다. 아울러 차제에 논란이 끊이지 않은 사전투표제와 관련, 대만식 100% 수개표 도입 등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 2030년 청년과 대학가를 중심으로 투표 용지 부족으로 참정권이 침해당했다며 시위가 규탄대회가 잇따르고 있다. 신속하게 해결하지 못한다면 자칫 국가적 위기로 번질 수도 있다. 정치권 일각에선 재선거 실시 주장마저 나오지만 이는 답이 아니다. 우선은 진실 규명에 주력해야 한다.
이번 사태는 윤석열 정부 시절인 2023년 7~9월 국정원의 중앙선관위에 대한 정보보안 시스템 점검 결과를 상기시킨다. 당시 국정원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과 합동으로 시스템을 점검한 결과선관위의 망 분리 체계가 미흡, 외부 해커가 언제든 내부망에 침투해 투표 결과를 조작할 수 있다고 발표한 바 있다. 국민들은 이런 의혹에 대한 명확한 해명을 요구하고 있다. 선관위에 대한 특검의 철저하고 투명한 수사만이 그 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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