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늬들에게 폐끼치기 싫다" 부모가 이런 말 한다면... 의외의 긴급 구조요청 신호일 수도

YTN라디오(FM 94.5) [YTN 뉴스FM 슬기로운 라디오생활]
□ 방송일시 : 2026년 6월 9일 (화)
□ 진행 : 박귀빈 아나운서
□ 출연자 : 이화영 교수 / 순천향대천안병원 정신건강의학과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를 바랍니다.
◇ 박귀빈 : 대한민국은 OECD 자살률 1위 국가입니다. 이제 자살은 더 이상 누군가의 비극이 아닌, 우리 모두의 이야기가 됐습니다. 지금 이 시간, 오늘을 홀로 버티면서 괜찮다는 말 뒤에 숨어, 내일이 두려운 이들을 위해서 편견 없이 서로가 서로를 살펴보는 사회를 꿈꾸며 준비하는 시간입니다. 삶이 힘든 그대에게 YTN 라디오와 한국자살예방협회가 띄우는 절박한 10통의 편지, 들어볼래요? 네 번째 편지가 도착했습니다. 순천향대 천안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이화영 교수 모셨습니다. 교수님 어서 오세요.
◆ 이화영 : 안녕하세요.
◇ 박귀빈 : 예. 먼저 삶이 힘든 그대에게, 들어볼래요? 이화영 교수님이 띄우는 네 번째 편지. 그대들에게 전하는 메시지를 듣고 와서 말씀 나누겠습니다.
◆ 이화영 : 대한민국은 2024년부터 UN에서 공식적으로 선진국으로 분류되기 시작했고, 2025년에는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의 20%를 넘어서며 공식적으로 초고령 사회에 진입했습니다. 그야말로 잘 살고, 장수하는 나라가 된 거죠. 하지만 우리나라는 OECD 국가 가운데 여전히 가장 높은 수준의 자살률을 보이고 있고, 그중에서도 노인 자살 문제는 더욱 심각합니다. 우리는 분명 오래 사는 선진국 사회를 만들었지만, 이제는 한 걸음 더 나아가 누구도 외롭지 않게 잘 늙는 사회를 만들어야 합니다. 자살은 단순히 개인의 선택이나 의지의 문제가 아니라, 사람과 사람 사이의 연결이 약해질 때 더욱 커지는 문제입니다. 결국 고령화 사회의 수준은 외로운 어르신을 얼마나 따뜻하게 연결하고, 함께할 수 있는가에 달려 있다고 하겠습니다. 진료실에서 어르신들께 가장 자주 듣는 말씀이 있습니다. "자식들에게 폐 끼치기 싫어요. 이제는 내가 짐이 되는 것 같아요." 그런데, 함께 오신 자녀분들께 여쭤보면 "우리 부모님이 오래오래 건강하게 사셨으면 좋겠어요."라고 대부분 다, 부모님과는 전혀 다른 말씀을 하십니다. 이처럼 어르신들이 느끼는 부담감과, 자식들이 실제로 느끼는 마음 사이에는 적지 않은 차이가 있습니다. 어르신들이 겪는 어려움에는 건강 문제, 경제적 문제 같은 현실적인 어려움도 분명히 있습니다. 하지만 조금 더 깊이 들여다보면, 가장 힘들어하는 것은 외로움과 자신이 가족에게 부담이 되고 있다는 느낌입니다. 그래서 노인 자살의 근본에는 종종 고립의 문제가 있습니다. 돈이 부족해서 힘든 것보다 마음을 나눌 사람이 없어서, 힘든 경우가 더 많습니다. 아픈 몸보다 더 견디기 어려운 것은 혼자라는 느낌이라는 거죠. 결국 노인 자살은 죽음의 문제가 아니라, 연결의 문제입니다. 누군가에게 아직 중요한 존재이고, 함께 살아가고 있다는 느낌, 그리고 혼자가 아니라는 경험이 노인 자살을 예방하는 데 중요하다고 하겠습니다. 오늘 이 시간, 노인 자살 문제를 들여다보면서 우리 사회가 어떻게 하면 더 따뜻하게 연결될 수 있을지, 함께 이야기해 보면 좋겠습니다.
◇ 박귀빈 : 네, 교수님 메시지 정말 잘 들었습니다. 우리 사회가 잘 늙는 사회가 돼야 되는데요. 한번 일단 진단부터 해 봐야 될 것 같습니다. 그런 사회가 되어가고 있는지, 정신 건강 관점에서 보실 때 대한민국의 초고령화 사회, 어떻게 진단하세요?
◆ 이화영 : 네. 대한민국이 초고령 사회에 들어섰다는 것은 분명 잘 살고, 건강에 대한 치료가 잘 이루어진다는 분명히 큰 발전의 결과입니다. 과거에 조선시대 때는 평균 수명이 40세 정도였습니다. 그래서 오래 사는 것 자체가 중요한 과제였었는데, 이제는 얼마나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지가 더욱 중요한 시대가 됐습니다. 또 우리나라는 사회 안전망 지수가 IMF 이후로 굉장히 많이 떨어졌습니다. 그러니까 소위 선진국 사회 중에서 가장 최하위인데요. 많은 어르신들이 은퇴로 인해서 사회적 역할이 줄고, 경제적 어려움도 겪기도 하고, 신체적 질병도 많이 찾아오죠. 배우자나 친구를 먼저 떠나보내고 깊은 외로움도 경험하게 되는데, 의지할 분이 많이 없다는 거죠. 신뢰 지수도 최하위고, 사회 안전망 지수도 최하위이고. 물론 어르신뿐만 아니라 청년, 성인도 다 해당이 되는데요. 그래서 이러한 외로움이 많아지게 되면 우울증에 취약하게 되고, 그 우울증이 악화되면 자살 생각으로까지 발전하게 되는 거죠. 그래서 초고령 사회의 가장 중요한 과제는 단순히 수명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 어르신들이 사람들과 얼마나 연결돼서 의미 있게 살아갈 수 있는지. 그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초고령 사회에서 이미 오래 사는 사회가 됐기 때문에, 얼마나 다른 사람들과 연결돼서 의미 있게 살아가는지가 중요하다고 하겠습니다.
◇ 박귀빈 : 앞서 메시지에서도 그러셨어요. 우리 부모님들이 연세가 드시고 어르신이 돼서, '자식에게 짐이 되기 싫다, 폐 끼
치기 싫다' 이런 생각들을 하신다면서요. 그리고 지금 말씀하셨지만, 무엇보다 우리 초고령 사회에서 어르신들은 삶의 연결성, 함께 해야 되는 게 중요하다고 말씀하셨는데, 교수님이 현실을 보실 때 어르신들의 현실은 어떤가요?
◆ 이화영 : 실제로 많이 연결되어 있는 분들도 계시지만, 가족이 있다고 해서 모두 연결되어 있는 것도 아니고, 또 혼자 계시는 독거 노인 분들도 많이 계시잖아요? 그래서 실제로 저희 진료 현장에서 보면 이렇게 자살 생각으로 오시는 분들이 굉장히 많이 계시거든요. 근데 대부분 보면, 가족이 있더라도 소통이 잘 안 돼서 단절되어 있거나, 아니면 혼자 사신다거나 뭐 이런. 그래서 본인의 어떤 어르신의 어려움을 이렇게 연결하고, 소통하고, 같이 나눌 수 있는 분들이 없을 때 가장 힘들어하시는 것 같습니다.
◇ 박귀빈 : 교수님 진료실을 찾아오셨던, 그러니까 자살 생각이 난다, 나 너무 우울하다, 힘들다라고 찾아오셨던 어르신들 중에, 가장 연세가 많으셨던 분이 몇 세 정도실까요?
◆ 이화영 : 90세가 넘으셨죠. 90세 넘으신 할머니도 계셨고요. 그다음에 대개 90세를 넘기는 어르신들은 할머니들이시거든요. 근데 90세를 넘기시는 남성 어르신 분들은 주변에서 잘 돌봐주는 분들이 계세요. 근데 여성분들이 평균 연령이 더 높잖아요? 남성분들보다. 그래서 대개 여성분들, 그러니까 90세 넘으신 할머니 분들 오시면, 자식들하고 좀 갈등이 생긴다거나 이럴 때 자살 생각을 하시는 분들이 많이 있으십니다.
◇ 박귀빈 : 그러면은 그 할머니분들께, 뭐라고 말씀해 주세요? 교수님이.
◆ 이화영 : 그러니까 할머니들도 자살 시도를 해서 오시는 경우들이 많아요. 속상하고, 그래서 응급실에 오셨다가 정신과에 의뢰되는 그런 분들이 있으신데, 우리가 이 스트레스를 받고 우울하고 막 이러면 이것을 해결할 방법이 자살을 하는 것밖에 없다라고 하듯이, 이렇게 터널 같은 데로 시야가 굉장히 좁아지는 거죠. 터널 비전처럼. 터널에 들어가면 세상은 넓은데, 우리가 보는 공간은 저 터널 끝에 아주 좁은 공간이잖아요? 그런 것처럼 이 시야가 굉장히 좁아져서 합리적인 생각, 객관적인 생각을 못하게 됩니다. 그리고 일단 그런 자살 시도를 하고 나면, 거의 대부분의 어르신들은 후회를 하세요. '아 내가 또 왜 그렇게 애같이 행동을 했는지.' 그건 절망감과 충동성 때문에 그렇거든요? 그래서 어머니가, 아니면 어르신이 그렇게 자살을 생각하고 이런 거는 어떤 일시적으로, 증상이 생기면서 뇌의 변화가 왔기 때문에 그렇게 한 거고, 앞으로는 조금씩 어려워지고 이러면은 도움을 구하시고, 내가 이러이러한 게 어렵다, 속상하다. 이런 것들을 보다 좀 솔직하게 말씀을 하셔라. 그러면 자식들도 그거에 대해서 얘기를 하면서 소통하게 되잖아요? 그러면서 이제 연결이 되는 거니까, 그래서 그렇게 도움을 구하셔라. '내가 이렇게 힘들다' 이렇게 해서 표현을 하시라. 이렇게 말씀드립니다.
◇ 박귀빈 : 그래도 이렇게 힘들 때, 직접 병원을 찾아가시는 분들은 굉장히 용기 있고, 너무나 잘하신 분들이잖아요. 근데 그런 용기도 내지 못하는 어르신들도 계실 거라서, 그분들에 대한 좀 걱정도 되고. 또 하나는 보통 초고령 나이까지 오래 사시는 분들이 여성이 많다 보니까, 진료실에 여성분이 많이 오신다고 그랬잖아요? 할머니 분들이. 근데 노인 자살 현황을 보면, 초고령 남성 비율이 높다고 하더라고요. 이거는 어떻게 봐야 될까요? 주요 원인은 또 어떻게 봐야 되고요?
◆ 이화영 : 그러니까 전체적으로 자살 사망자를 보면, 남성이 여성의 한 2배 정도 됩니다. 근데 우울증은 여성분이 남성분의 2배예요. 그래서 주로 치료받는 분들이 여성분들이 되겠고..
◇ 박귀빈 : 이건 지금 전체, 전 연령을 말씀하시는 거죠?
◆ 이화영 : 그렇죠. 전 연령대도 그렇고요. 근데 이제 어르신들로 가게 되면, 연령이 높아지면서 남성의 자살 사망자 수가 점점 비율이 높아져요. 그래서 전체적으로 보면 남성이 여성의 2배 정도인데, 이제 초고령으로 가면 갈수록 남자분이 여성보다 한 3배 정도까지도 자살 사망률이 높습니다. 근데 그거를 보면, 남성분들의 대인관계를 보면, 8-90%가 직장 관련된 분들이에요.
◇ 박귀빈 : 그렇겠죠.
◆ 이화영 : 그래서 은퇴를 하는 순간, 이분들은 인간관계가 확 줄어듭니다. 그래서 보면 은퇴하고 나서 어르신들이 일상을 지내는 것을 보게 되면, 등산 가방을 메고 산에 다니시는 분들 계시죠? 그다음에 집에서 막 수다 떠는 분이 계세요. 외출은 잘 안 하는데. 근데 그렇게 극단적인 두 분을 보면, 어느 분이 더 건강하실 것 같아요?
◇ 박귀빈 : 저는 수다가 더..
◆ 이화영 : 네. 바로 맞추셨습니다. 그래서 등산 가방을 메고, 혼자 운동하시고 이렇게 들어오시는 분들보다, 집에서 외출은 안 하지만, 운동도 잘 안 하지만, 전화기 붙들고 동생한테 전화했다가, 친구나 이웃 사람한테 전화하고 수다 떠는 분들이 장기적으로 보면, 신체적인 건강 정신적인 건강에 훨씬 더 좋더라는 거예요.
◇ 박귀빈 : 그게 연결성입니까?
◆ 이화영 : 그렇죠. 연결성이죠. 그래서 요즘에 그런 거 많잖아요. 게이트볼, 파크골프. 지자체에서 그런 시설들 많이 만드시던데, 그런 시설들은 운동도 할 수 있고, 또 다른 분들과 다 같이 어울리면서 연결될 수 있고. 그래서 어르신들을 위해서 굉장히 좋은 정책이라고 보고요. 요즘에 노인 일자리 많이 하시잖아요? 그래서 아침에, 새벽에 나가서 한 3시간 청소도 하시고, 어린이들 횡단보도 건너는 거 도와도 주시고 그러면, 그분들이 나가서 움직이시고, 같이 일하는 분들하고 어울리고, 경제적인 어떤 수익도 어느 정도 생기고, 다른 분들도 만나고. 결국은 나가셔야 되니까 몸을 움직이잖아요? 연세가 드셔도 이 몸을 움직이는 게 굉장히 중요하거든요? 그런 부분에서 굉장히 좋은 정책들이라고, 그래서 저희 외래에 오시는 분들도 파크 골프나 게이트볼, 노인 일자리, 아니면 복지관, 경로당. 하다못해 왜 치매 지원센터에서 하는 주간보호센터 있잖아요?
◆ 이화영 : 주간보호센터 나가시는 분들이 신체적인 건강, 정신적인 건강이 훨씬 더 좋은 것을 볼 수 있습니다.
◇ 박귀빈 : 그러니까 초고령 남성분들이 연세가 많아질수록 자살 충동을 느끼시고, 실제로 자살자 비율이 높은 이유는 결국은 그 연결성들이 다 끊어지면서, 연결된 관계들이 끊어지면서 고립감이 가장 큰 원인이란 말씀이시네요? 어떻게 해야 될까요, 그러면?
◆ 이화영 : 어르신들이 다른 분들하고 연결될 수 있도록 연결 고리를 만들어 드리는 게 굉장히 중요하겠고요. 그러기 위해서는 지역사회의 역할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할 수 있죠. 물론 가족들, 자식들이나 이런 분들 입장에서 보면 당연히 우리 부모님이 건강하시면 좋으니까 많이 돌봐드리겠지만, 이거는 그렇지 않은 분들도 계시고, 또 혼자 사시는 분들도 계시기 때문에 지역사회에서 얼마만큼 연결고리를 만들어 드리느냐. 그래서 경로당이나, 복지관이나, 노인 일자리 이런 것들로 해서 근데 사실 그런 활동들을 하시는 분들은 굉장히 건강하신 분들이에요. 근데 독거노인 분들이나, 아니면 외출을 거의 하지 않는 분들을 찾아서, 그분들께 어떤 연결 고리를 만들어 드리는 것이 굉장히 중요한 작업이라고 할 수가 있겠어요. 그래서 이거는 어느 한 부서에서 할 수 있는 거는 아니고, 보건소, 동사무소, 복지관, 학교 뭐 여러 단체들이 같이 해야 되는 작업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 박귀빈 : 맞습니다. 그리고 우리나라가 노인 빈곤율이 OECD 최고 수준이라고 들었습니다. 그러니까 고립감도 굉장히 주요 요인이 되고, 또 하나는 경제적 요인도 상당한 거 아닌가요?
◆ 이화영 : 맞습니다. 우리나라가 잘 사는 선진국 대열에 들어가면서, 국제기구 등에 내는 각종 분담금과 회비가 늘어났어요. 전에는 개발도상국 회비를 냈었는데, 이제는 선진국 회비를 내듯이 굉장히 높아졌는데, 실제로 취약계층, 그런 경제적인 혜택을 못 느끼는 분들은 여전히 많이 계시죠. 그런데 우리가 하다못해 누군가를 만나도 밥을 먹어야 되고, 밥 먹고 나면 커피 마셔야 되고, 이런 경제적인 부담이 들어가게 되죠. 그리고 내가 어디 아프게 되면 병원에 가야 되고,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아야 되는데, 그 치료비가 부담이 되면 치료가 진행이 잘 안 돼요. 치료율이 떨어지고, 그렇게 되면 병이 더 악화되고, 통증이 심해지고, 그러면서 우울증도 심해지고. 이런 악순환을 거치게 되거든요? 그래서 어떤 경제적인 어려움 자체가 그런 복지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건강의 문제, 결국은 자살의 문제로까지 연결이 되기 때문에, 그런 빈곤과 관련된 최저 생활 이런 것들은 보장을 해드리는 것이 중요하겠습니다.
◇ 박귀빈 : 청취자분이 "정말 따뜻한 안부 전화가 중요한 것 같습니다."라고 보내주셨는데, 이렇게 서로 가족들뿐만 아니라 친구가 됐든, 누구든 서로 이렇게 자주 안부 전화하고 이런 게 되게 중요하겠네요?
◆ 이화영 : 중요합니다. 그러니까 우리가 어르신을 뵙는다거나, 아니면 특히 우리 부모님. 아니면 친척분, 아니면 실제로 복지 사업 복지 활동을 하시는 분들이라면 그런 대상자분들을 찾아가고, 뭐 그런 활동들을 하게 되는데, 실제로 이동을 해서 직접 찾아뵙는 것 자체가 이렇게 쉬운 일은 아니잖아요? 아무리 대중교통이 발달되고, 자가용이 있다고 하지만. 그렇지만 아주 긍정적인 것은 직접 찾아뵙는 것만큼, 정기적으로 전화를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전화를 드리는 것만으로도, 거의 비슷한 효과가 있다라는 거예요.그래서 우리 자식들이 나를 생각하는구나, 아니면 우리 조카가 나를 생각하는구나, 아니면 보건소 선생님이나 정신건강복지센터 선생님이 나를 생각하는구나. 전화를 드리는 것만으로도 굉장히 정서적인 안정감을 드린다는 거죠.
◇ 박귀빈 : 예. 정말 중요합니다. 고립감, 경제적 빈곤 이런 것들을 원인으로 짚어주셨고. 물론 경제적 빈곤에서 많은 요인들이 같이 발생을 하는 거긴 하지만, 근데 혹시 우리가 생각지 못한 노인 자살률을 높이는 또 다른 요인 같은 게 있나요?
◆ 이화영 : 그러니까 연세가 드시면서 건강이 안 좋아지시잖아요? 그래서 거의 대부분은 저희 외래에 오시는 분들도 보면 한 3~4개 과를 같이 다니세요.
◇ 박귀빈 : 네네.
◆ 이화영 : 그래서 신체 질환이, 만성적인 질환들이 하나둘씩 늘어나기 시작하시는데, 그런 어떤 신체 질환의 숫자가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우울증의 유병 위험성이 높아진다고 그래요. 그래서 어떤 신체 질환이 우울증에 미치면서 자살에도 영향을 미치고, 그다음에 신체 질환에 따라오는 어떤 통증들. 통증이 또 굉장히 자살에 영향을 많이 미치고요. 근데 이 우울증과 통증이 서로 연관되는 것이, 우울증이 있으면 통증의 역치가 낮아집니다. 쉽게 말씀드리면 우울증이 오면, 자주 아파요. 잘 아프고. 조그만 통증에도 아파요. 그리고 왜 우울증이 있는 분들이 짜증을 잘 내시잖아요? 화를 잘 내시고. 그래서 그것도 어떤 감정이 폭발하는, 그런 역치가 낮아져서 그렇거든요? 그래서 감정의 역치도 낮아지지만, 통증의 역치도 낮아져서 그것 자체가 스트레스가 되면서, 우울증이 더 악화가 되고, 그러면서 자살의 원인이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 박귀빈 : 그렇군요. 젊은 층의 자살과 비교했을 때, 노인 자살은 충동형보다 계획형이 훨씬 많다고 합니다. 이거 무슨 말인가요?
◆ 이화영 : 이게.. 연령이 낮아지면 낮아질수록 충동형이 많아요. 그러니까 10대, 청소년, 청년층, 성인, 중장년. 그다음에 노인 노년층으로 갈수록 약간 이게 계획성, 특히나 어르신이 되면 계획형이 많아지게 되는데, 어르신들 같은 경우에 스트레스가 질병이나 배우자분이 돌아가신다든지 경제적인 어려움 직장에서 직장을 그만두시고 역할이 없어지고 그다음에 외로움도 많이 느껴지고, 이런 것들이 오랜 기간에 걸쳐서 생기기 때문에, 힘들다 힘들다 하면서 이렇게 사는 이게 의미가 있나? 이런 기간이 길어진다는 거죠. 그러면서 수년에 걸쳐서 스트레스들이 누적이 되면서, '아 이거 자살을 할까?' 이런 생각들을 조금씩, 조금씩 하시게 된다는 거죠. 그러다가 어느 순간 큰 이벤트가 생기면, 바로 자살을 하게 되는데요. 그래서 어르신들이 힘든 마음을 주변에 털어놓거나, 도움을 요청하거나 하지 않고 혼자 견디려는 경향이 또 많으세요. 그러니까 주변에 '내가 어른인데.. 이런 힘든 얘기를 자식들한테 해도 되나?' 그리고 그거죠. 힘든 얘기를 하면 폐 끼치는 것 같고, 짐 대는 것 같고. 그래서 그런 말씀들을 조금, 조금씩 자식들이나 주변 분들한테 털어놓는 게 중요한데, 이게 자살을 생각하면서도 한편에서는 살고 싶은 마음도 있어요. 그래서 살고 싶은 마음이 있기 때문에, 자꾸 이렇게 죽을까 말까 하다가 이렇게 죽을까? 하면서 자살을 암시하는 경고 신호를 보내게 돼요.
◇ 박귀빈 : 어떤 것들인가요?
◆ 이화영 : 그래서 아까 말씀드린 폐 끼치기 싫다, 이제 죽어야 되겠다, 너무 오래 살았다. 그런 죽음이나 자살에 대한 언급을 많이 하시게 돼요. 그리고 어떤 분들은 그동안 소중하게 간직했던 거를 다른 분한테 나눠주려고도 하고, 어떤 분들은 그동안 관계가 안 좋았던 분들과의 관계를 다시 회복시키려고 시도를 하시는 분도 있고. 아니면 아예 관계를 단절시키는 경우도 있고. 그래서 이런 자살을 암시하는 경고 신호들을 잘 알아차려야 되는데, 그런 자살을 암시하는 경고 신호를 교육해서, 그분들을 전문 서비스로 연결하게끔, 정신건강 서비스를 적절하게 받으시게 하게끔 하는 교육 프로그램이 '생명지킴이' 프로그램입니다. 그래서 대표적으로는 한국 생명존중희망재단에서 진행하는, 보건복지부하고 같이 진행하는 거죠? '보고 듣고 말하기' 그리고 한국자살예방협회에서 개발하고 진행하고 있는 '나봄, 너봄 함께 봄'이라는 프로그램들이 있고요. 그 이외에도 여러 단체에서 만든 좋은 생명지킴이 교육이 많이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 전 국민이 다 생명지킴이 교육을 받고, 자살을 생각하는 분들을 도와드릴 수 있는 그런 사회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 박귀빈 : 네. 한 20초 남았는데요. 이제 마무리하겠습니다. 오늘 하루, 우리 주변의 외로운 어르신들을 위해서 우리가 당장 할 수 있는 처방전, 끝으로 내려주세요.
◆ 이화영 : 네. 꼭 멀리서 찾아가야만 전달되는 것이 아니고, 연구들을 보면 정기적인 전화 한 통만으로도 외로움을 줄이고, 정서적 안정감을 준다고 합니다. 물론 직접 찾아뵈면 더 좋겠죠? 그렇지만 그렇지 못할 때는 안부를 묻는 전화 드려서, '내가 혼자가 아니구나' 이런 느낌을 받으실 수 있게, 혼자 사시는 어르신 분들께도 인사 한번 건네시고, "식사하셨어요?"라는 질문 드려서, 연결은 거창한 것이 아니라 관심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꼭 기억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박귀빈 : 네. 지금까지 슬기로운 라디오 생활과 한국자살예방협회가 함께하는 삶이 힘든 그대에게, 들어볼래요? 순천향대 천안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이화영 교수와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 이화영 : 감사합니다.
YTN 이시은 (sieun0805@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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