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기 전립선암도 끝까지 포기하지 마세요"

심희진 기자(edge@mk.co.kr) 2026. 6. 9.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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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승균 서울성모 교수 인터뷰
'플루빅토'가 패러다임 바꿔
큰 부작용 없이 일상 찾기도

"최근 70대 중반의 전립선암 환자가 항암치료 후 전립선특이항원(PSA) 수치가 절반 가까이 감소하는 효과를 봤습니다. 하지만 극심한 전신 위약감과 탈모를 견디지 못해 결국 스스로 치료를 중단했죠. 이후 암세포막의 특정 표적(PSMA)을 확인하고 '플루빅토'를 적용한 결과, 현재는 큰 부작용 없이 일상생활을 잘 유지하고 있습니다."

국내 남성암 발생 1위로 올라선 전립선암 치료가 이제 초정밀의료 국면을 맞이했다. 하승균 서울성모병원 핵의학과 교수는 최근 매일경제 인터뷰에서 가파른 환자 증가세 속 특히 치료 선택지가 좁은 말기 환자들의 미충족 수요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립선암은 조기에만 발견하면 5년 생존율이 95%에 달할 만큼 예후가 좋지만, 남성 호르몬을 차단해도 암세포가 살아남아 증식하는 '전이성 거세저항성 전립선암(mCRPC)' 단계에 이르면 얘기가 달라진다. 암세포의 공격성과 전이성이 높아지면서 치료 선택지가 극도로 제한된다.

mCRPC 단계에서 환자의 삶의 질을 지키는 대안이 바로 '테라노스틱스'다. 이는 하나의 표적을 공유해 진단과 치료를 유기적으로 수행하는 기술이다. 하 교수는 "암세포막에서 비정상적으로 과발현되는 PSMA 단백질에 진단용 동위원소를 붙이면 암의 위치를 찾아내는 고해상도 진단제가 된다"며 "동일한 타깃에 치료용 방사성 동위원소(루테슘)를 결합하면 암세포의 DNA만 타격하는 강력한 치료제가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테라노스틱스를 구현한 대표적 치료제가 플루빅토다. 플루빅토는 초정밀 표적 치료제임에도 적용 가능한 환자 범위가 넓다. mCRPC 환자의 약 90%에게서 PSMA 단백질이 공통으로 발현되기 때문이다.

하 교수는 "플루빅토가 주는 가치는 기계적 수명 연장에 그치지 않는다"며 "탈모나 면역 결핍 등 극심한 부작용과 싸우며 고통스럽게 흘려보내는 시간이 아니라 통증이 걷힌 상태에서 가족들과 온전한 추억을 쌓을 수 있는 건강한 삶을 확보해 준다는 데 본질이 있다"고 말했다.

플루빅토는 환자가 치료 효과를 체감할 수 있다는 것이 큰 특징이다. PSMA PET-CT(양전자방출단층촬영) 영상을 통해 전신 뼈로 퍼져 있던 암세포 불빛들이 서서히 꺼지는 모습을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어 환자의 투병 의지를 북돋우는 촉매제가 된다. 하 교수는 "휠체어에 의지하던 환자가 1회 투여 후 진통제를 줄일 만큼 환자가 피부로 느끼는 삶의 질 개선은 영상학적 암 크기 감소보다 훨씬 빠르게 나타난다"고 말했다.

통상 mCRPC 환자의 평균 수명은 1년 남짓으로, 플루빅토 치료 시 약 4개월 연장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하 교수는 "환자마다 고유한 유전적 특성에 따라 치료 반응에 드라마틱한 편차가 존재한다. 예상보다 훨씬 오랜 기간 안정적으로 조절되는 환자도 많다"고 말했다. 이어 "연구 속 생존 기간 수치는 개인의 미래를 단정 짓는 데드라인이 아니라 효과 평가를 위한 기준일 뿐이란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덧붙였다.

플루빅토는 보통 6주 간격으로 최대 6회 시행된다. 하 교수는 "1회 투여 후 환자의 신체 반응과 PSA 수치, PET-CT 영상을 세심하게 평가해 효과가 확인될 때만 다음 투여로 넘어간다"며 "불응성 환자에게 기계적으로 치료를 이어가는 경우는 없다"고 말했다. 다만 비급여 항목이라 1회당 3000만~4000만원에 달하는 비용을 환자가 부담해야 한다.

처방 기준 역시 극복해야 할 과제다. 현재 국내에서는 1차 항암요법에 실패한 후에만 플루빅토를 쓸 수 있다. 반면 미국과 유럽 등에서는 항암제를 쓰기 전 단계인 호르몬 저항성 초기까지 적응증이 확대돼 있다.

하 교수는 "임상적 유효성이 입증된 혁신 신약이 환자들에게 기회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제도적 접근성을 넓히는 노력도 함께 이뤄져야 할 때"라고 말했다.

[심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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