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중립 실현과 목재 이용 확대 핵심 수단... "목조건축 활성화"

정민승 2026. 6. 9.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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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세계목재과학기술대회 개막...12일까지
산림녹화 성공국 한국서 세계목재과학 첫 축제
"목조건축·바이오소재 주목...미래 먹거리 가능"
"탄소중립 핵심자원, 지속가능 활용법 모색 필요"
제69회 세계목재과학기술대회가 개막한 8일 서울 코엑스에서 기조 강연자들이 세계 각국 목재 연구자들과 기념촬영하고 있다. 정민승 기자

기후위기 대응과 탄소중립이 인류 공동의 과제로 떠오른 가운데 세계 각국의 목재과학자와 산업계, 정책 담당자들이 서울에 집결했다. 목재를 미래 탄소중립 사회의 핵심 자원으로 활용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하는 제69회 세계목재과학기술대회(SWST International Convention)가 8~12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등에서 진행된다. 한국에서 대회가 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립산림과학원과 한국목재공학회, 국제목재과학기술학회(SWST)가 공동 주최한 이번 대회의 주제는 '목재와 함께하는 혁신: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과학과 소재'. 개회사에 나선 김용관 산림과학원장은 “목재를 탄소중립 실현의 핵심 자원으로 바라보는 국제 논의의 장”이라며 “단순한 학술행사를 넘어 기후위기 시대 목재의 역할과 미래를 고민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행사에는 31개국 120개 기관의 연구자와 산업계 관계자 등 330여 명이 참가했다. 올해 대회에서는 구두발표 180건, 포스터 발표 104건이 이어진다.

기조강연에서 전문가들은 각국 정부와 산업계가 목재의 가치를 다시 한번 주목해야 할 필요성을 역설했다. 기조강연에 나선 타마라 프랑사 미국 미시시피주립대 교수는 목재를 단순한 천연자원이 아닌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스마트 소재'로 규정했다.

그는 “목재가 재생 가능한 자원이면서도 건축과 가구, 인테리어, 첨단 소재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며 “이 같은 목재산업의 경쟁력 극대화를 위해서는 자원 자체보다는 이를 활용할 인적 자본과 사회적 자본 확보가 더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이는 세계가 주목하는 산림녹화를 이루고도 그 산물인 목재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한국에 대한 조언으로도 읽혔다.

세계목재과학기술대회 2일 차인 9일 서울 코엑스에서 '순환경제, 기후변화 완화 그리고 사회경제적 영향'을 주제로 진행된 세션에서 참석자들이 발표를 경청하고 있다. 정민승 기자

산림청에 따르면 한국의 산림 축적은 1970년 ha당 10㎥ 수준에서 2020년 165㎥로 늘어났다. 그러나 1970~1980년대 집중적으로 조성된 숲이 고령화되면서 탄소흡수 능력이 점차 감소하고 있다. 현재 국내 산림의 약 76%가 31~50년생으로 구성돼 있어 적절한 수확과 재조림을 통한 순환형 산림경영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기조강연에 나선 박은식 산림청장은 “한국의 연간 산림 성장량 대비 목재 수확량 비율은 16.7%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 국가 평균의 4분의 1 수준에 그친다”며 국산 목재 이용 확대 정책으로 이 같은 문제 극복 계획을 밝혔다.

박 청장이 제시한 탄소중립 실현과 목재 이용 확대 핵심 수단은 목조건축. 그는 "목재는 나무가 성장 과정에서 흡수한 탄소를 건축물 안에 장기간 저장할 수 있는 친환경 자원"이라며 "목조건축 확대는 탄소배출을 줄이는 동시에 숲의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중요한 정책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업계에서는 플라스틱 제품 등 생활 속 소품들의 소재를 목재로 전환하는 노력도 필요하지만, 목조건축 활성화를 최우선으로 본다. 규모의 경제를 통해 목재 이용을 확대할 수 있는 분야로 목조건축이 가장 현실적이고 파급력이 크기 때문이다.

참석자들은 또 탄소중립 사회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숲을 단순히 보존의 대상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지속가능하게 관리하고 활용하는 접근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했다. 차기 SWST 회장으로 선임된 매튜 슈바르츠코프 슬로베니아 이노리뉴(InnoRenew CoE) 박사는 “목재를 단순한 건축자재가 아닌 지속가능성과 순환경제를 실현하는 핵심 자원으로 볼 필요가 있다”며 “기후위기 대응과 바이오경제 전환 과정에서 목재의 역할은 더욱 강조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민승 기자 ms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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