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대 초 1GW급 AI 팩토리 구축 목표 GPU 우선 확보·B2B 사업 확대 기대감 최대 90조원 투자비 조달과 부지 확보는 과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이 8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네이버 사옥 1784에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스1
네이버가 엔비디아 'AI 팩토리' 파트너로 선정되면서, 내수 중심의 사업에서 벗어나 해외로 진출할 발판을 마련했다. 기업에 'AI 토큰'과 서비스를 판매하며 상대적으로 약했던 B2B(기업대 기업) 사업을 보강할 것이란 기대도 높아졌다.
다만 AI 팩토리 건립에 필요한 수십조 원의 자금을 어떻게 확보할지가 관건이다. AI 인프라를 해외로 확대하는 과정에서 인허가 규제에 막히거나 전력망을 확보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도 있다.
네이버는 AI 서비스에 특화된 데이터센터 '각 세종'을 전진기지 삼아 엔비디아와 함께 'AI 팩토리'를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네이버는 데이터 센터 부지를 확보하고 구축 및 운영을 담당한다. 엔비디아는 그래픽처리장치(GPU)를 네이버에 먼저 공급하고 글로벌 고객을 발굴하는 역할을 맡는다.
AI 팩토리는 AI 서비스에 특화된 차세대 데이터센터로, 기존 데이터센터(DC), AI 데이터센터(AI DC)에 AI 플랫폼을 연동한 것이 특징이다.
DC가 데이터를 저장·관리하고 AI DC가 추론과 학습에 특화됐다면, AI 팩토리는 이에 더해 AI의 핵심 산출물인 '토큰'을 생산하고 이를 실제 AI 서비스로 구현하는 전 과정을 아우른다.
네이버는 2030년까지 기가와트(GW)급 AI 팩토리를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우선, 현재 증설 중인 AI 데이터센터 '각 세종'을 AI 팩토리로 전환해 2027년 상반기까지 55MW(메가와트)를 확보한다.
또 이미 완공된 외부 데이터센터 공간을 임대해 2027년 말까지 대규모 GPU를 추가 배치해 총 100MW 규모(누적 기준)의 연산 능력을 확정한다는 방침이다.
2028~2029년에는 각 세종의 규모를 200~300MW까지 확대하고, 별도로 그린필드(빈 부지에 신규 건설) 방식으로 300MW를 추가로 확보할 계획이다.
기가와트급 AI 팩토리를 구축하려면, 이 외에도 기존 데이터센터를 임대한 후 전환하거나 아예 건물을 새로 지어야 한다. 업계에서는 1GW 달성 시점을 2031~2032년쯤으로 전망하고 있다.
네이버는 '각 세종'을 시작으로 아시아, 유럽, 중동 등으로 AI 인프라를 확대할 계획이다.
네이버클라우드 관계자는 "각 세종의 경우 200MW까지는 확정된 상태"라며 "그 이후에는 국내외에서 기존 데이터센터를 임대하거나 신규 건설하는 방안 등을 포함해 다양한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종시에 위치한 네이버 데이터센터 '각 세종' / 사진=뉴시스
시장에서는 이번 투자를 통해 B2C(기업 대 고객) 중심의 사업 구조가 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효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네이버의 자산 배분(asset allocation) 전략이 바뀌고 있다는 점이 핵심"이라며 "그동안 사업 구조가 B2C에 지나치게 편중돼 있었지만 AI 팩토리 투자를 통해 B2B 전환을 공식화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향후 투자금은 B2C보다 B2B 매출 비중을 높이는 데 활용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막대한 투자 재원을 어떻게 조달할지가 과제로 남아 있다.
세부 투자 금액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시장에선 1기가와트 확보에만 최소 75조 원이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네이버가 '기가와트급'으로 계획을 발표한 만큼, 실제 전력 규모는 1기가와트를 넘어설 수 있다. 이 경우 투자 비용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1기가와트급 AI 팩토리 구축에는 500억~600억 달러(약 75조~90조 원)의 투자가 필요하다"며 "네이버의 가용 현금 약 8조 원을 크게 웃도는 규모인 만큼 외부 투자 유치나 유상증자 등 자금 조달 계획에 대한 추가 공개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AI 팩토리 가동률이 본궤도에 오르기 이전에 감가상각이 발생하면서 수익성이 저하될 여지도 있다.
각국의 규제 환경도 변수다. ▲현지 데이터센터 부지 확보와 인허가 절차, 전력 인프라 구축 지연 가능성 ▲글로벌 AI 인프라 수급 상황 변화 ▲세부 계약 협의 과정에서의 조건 변경이나 일정 지연 가능성 등이 리스크 요인으로 꼽힌다.
네이버는 이 같은 변수가 발생할 경우 단계 별 일정과 투자 규모를 조정하는 방식으로 대응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