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LEX 2026]"드론이 적 찾고 AI가 타격 결정"…전장 뒤흔드는 국방 AI

김경문 기자 2026. 6. 9.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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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산업발전대전 InLEX 사흘간 대전서 개최
펀진 'KWM' 디토닉' K-팔란티어' 기술 총출동
정부, 국방 AX 예산 확대…국방 AI 시장 개화 기대
펀진이 9일 개막한 대한민국 국방산업발전대전(InLEX KOREA 2026)에 AI 지휘결심지원체계인 KWM과 연동된 무인 드론과 다족형 로봇을 전시했다. 전파 탐지와 열화상 카메라도 장착한 것이 특징이다. /사진=김경문 기자

9일 대전컨벤션센터에서 개막한 '대한민국 국방산업발전대전(InLEX KOREA 2026)'에서 드론과 인공지능(AI), 로봇을 결합한 미래 전장 기술이 대거 공개됐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분쟁을 계기로 드론과 AI가 전장의 핵심 전력으로 떠오르면서 국내 기업들도 국방 AI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국방 AI 기업 펀진은 행사에서 AI 참모 'KWM'(Kill-Web Matching)을 전면에 내세웠다. KWM은 AI가 전장에서 적군을 식별하고 최적의 무기와 전력 조합을 추천해 지휘관의 의사 결정을 돕는 AI 지휘결심지원체계다.

앞서 최근 경기도 포천에서 진행된 합동화력훈련에서 KWM이 적용된 바 있다. 당시 훈련에서 전파 탐지, 다분광 촬영 등 센서를 탑재한 정찰드론 11종과 다족형 로봇 3종, 공격드론 8종이 KWM에 연동됐다.

특히 드론을 직접 조정할 필요 없이 전술 단말기를 통해 이동과 탐지 등의 명령을 내리면 일사분란하게 드론과 다족형 로봇 등이 전파 탐지기와 열화상 카메라를 통해 적을 식별해 군 당국이 높은 만족도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펀진은 이날 미래 국방의 핵심 기술이 될 '월드 모델' 기술도 공개했다. '월드 모델'이란 현실 세계의 물리 법칙과 환경 변화를 학습해 미래 상황을 예측하는 기술로 자율주행과 피지컬 AI 등의 핵심 두뇌로 꼽힌다. 그간은 주로 로보틱스 분야에서 주목받았는데, K9 등 기존 무기체계의 단점으로 지목됐던 전투 경험을 가상 공간에서 수없이 시뮬레이션할 수 있어 주목받고 있다.

펀진 관계자는 "지난해 전장과 무기 데이터를 조합한 AI 합성데이터 생성 플랫폼 '이글아이'를 공개했는데 추가적으로 합성데이터보다 더 진일보 한 '월드 모델'을 처음으로 공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전장 데이터를 통합 분석해 지휘관의 결심을 지원하는 '한국형 팔란티어' 경쟁도 본격화하고 있다.

디토닉이9일 개막한 대한민국 국방산업발전대전(InLEX KOREA 2026)에 전시한 '한국형 AI 지휘결심 플랫폼'의 모습. LIG D&A와 함께 공동 개발하고 있다. /사진=김경문 기자

디토닉은 이날 'AI 기반 전장 인텔리전스 플랫폼'을 공개했다. 서해5도에서 북한 도발이 발생한 상황을 가정한 시뮬레이션을 시연했다. GPS 재밍과 무인기 침투, NLL 침범 등 80여개에 달하는 이벤트를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대형언어모델(LLM)을 접목해 적의 의도와 효과적인 대응 방안을 제시하는 프로그램이다.

회사는 미국 팔란티어의 군사용 플랫폼 '고담'과 유사한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단순 상황 전시를 넘어 적의 다음 예상 행동과 국제법 검토까지 AI가 제안하는 것이 특징이다.

미국 국방 AI 기업 어플라이드 인튜이션도 국내 방산 전시회에 처음 참가했다. 이 회사는 미 국방부 최고디지털AI책임자실(CDAO)이 추진하는 '오토노미 팩토리' 사업의 핵심 참여사로 자율무기체계의 개발·시험·검증·전력화 전 과정을 단일 플랫폼에서 수행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미국 자율주행 국방 소프트웨어 기업 어플라이드 인튜이션도 첫 부스를 꾸리고 국내 방산 시장 진출을 본격화했다. /사진=김경문 기자

어플라이드 관계자는 "현재 군에서 개발·시험·검증 조직이 각각 따로 움직이는 경우가 많다"며 "자사는 개발부터 전력화까지 이어지는 전 과정을 하나의 체계 안에서 수행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글로벌 톱티어 방산업체인 팔란티어, 안두릴 등 경쟁사와도 차별화된다"고 강조했다.

국내 진출과 관련해서는 전체 소프트웨어를 일괄로 판매하는 대신 툴 단위 기술이전 방식을 택할 예정이다. 소프트웨어 결과물은 한국 정부가 갖는 구조다.

업계에서는 국방 분야가 생성형 AI와 피지컬 AI의 최대 실증 무대로 떠오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재명 정부가 올해 AI 예산을 지난해 3배 수준인 10조1000억원으로 확대하고 로봇·조선 등 피지컬 AI 분야 육성에 나서면서 국방 분야 역시 핵심 수혜처로 부상하고 있다.

실제 올해 범부처 국방 AX 예산은 약 1000억원 규모로 편성됐으며, 감시정찰과 정보분석, 군수지원 등 군 현장에 AI를 적용하는 사업이 잇따라 추진되고 있다.

국회에서도 여야가 공동 발의한 국방 인공지능 기본법 논의가 진행되면서 산업 생태계 조성을 위한 제도적 기반 마련에 속도가 붙고 있다.

이에 따라 기업들도 기존 무기체계 공급을 넘어 AI 소프트웨어 경쟁력 확보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펀진은 AI 지휘결심지원체계와 월드모델을 앞세워 육군 아미타이거 사업 참여 범위를 확대하고 있고, 코난테크놀로지는 네이버클라우드와 함께 국방 특화 거대언어모델(LLM) 시장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디토닉 역시 LIG D&A와 손잡고 방상 AI 플랫폼 개발 협력에 속도를 내고 있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앞으로의 전장은 데이터를 얼마나 빠르게 수집·분석하고 AI가 얼마나 신속하게 결심을 지원하느냐가 전력의 핵심이 될 것"이라며 "국방 AI는 단순한 신사업이 아니라 군 운영체계 전반을 바꾸는 구조적 변화가 시작된 단계"라고 했다.

한편, 국방부와 산업통상부가 후원하고 한국국방MICE연구원이 주최한 이번 행사는 오늘부터 11일까지 사흘간 대전컨벤션센터 제1·2 전시장에서 개최된다.

김경문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