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 고공행진 다카이치, ‘상대 후보 비방 영상 의뢰’ 의혹에 곤혹

60%대 높은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는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지난해 자민당 총재 선거 당시 상대 후보를 비방하는 영상을 제작·유포했다는 의혹으로 곤경에 처했다.
9일 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다카이치 총리는 전날 도쿄 총리 관저에서 기자들에게 관련 질문을 받고 “나 자신도 내 사무실도 다른 후보를 비방하거나 중상(모략)한 적이 없다. 그것은 내 방식이 결코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의혹은 지난 4월 일본 주간지 주간문춘의 보도로 처음 불거졌다. 이 매체는 다카이치 총리가 지난해 10월 자민당 총재 선거와 지난 2월 중의원 선거 당시 상대 후보에 대한 부정적 내용의 영상 제작을 외부에 의뢰해 SNS에 유포했다고 보도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의혹을 줄곧 부인해왔다.
그러던 지난 7일 교도통신이 해당 영상을 제작했다는 정보·기술(IT) 업체 대표와 인터뷰를 공개하며 의혹은 한층 커졌다. 이 대표는 영상 제작과 관련해 다카이치 총리 측 비서와 협의했고 총재 선거와 중의원 선거 모두에서 유사한 요청을 받았다고 통신에 말했다. 통신은 이 대표가 연락을 주고받은 전화번호가 다카이치 총리 비서의 것과 일치한다고 보도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이에 대해 “(해당 대표와) 면식이 없다”며 부인했다. 아사히신문은 총리가 ‘면식’의 의미를 “실제로 만나 명함을 교환하고, 상대방의 소속과 이름을 제대로 알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고 전했다.
야당에선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미즈오카 슌이치 입헌민주당 대표는 “모순되는 부분에 대해 앞으로도 총리를 철저히 추궁하겠다”고 말했다.
고이케 아키라 일본공산당 서기국장도 “총리가 국민과 의원들의 의문에 제대로 답하려 하지 않고 있다”며 “총리로서 자질이 문제시된다”고 비판했다. 그는 총리의 비서를 소환해 신문하는 등 대응이 필요하다고도 주장했다.
자민당 내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당 지도부를 지낸 한 인사는 “총리가 ‘모른다’고 말해서 끝날 문제가 아니다. 문제는 앞으로 더 커질 것”이라고 아사히신문에 말했다.
최민지 기자 mi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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