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당 걱정돼 수박 피했다고?…“하루 ‘이만큼’은 먹어도 된다”

연일 무더위가 이어지면서 여름 과일의 대명사인 수박을 찾는 사람들이 부쩍 늘고 있다. 대형마트 곳곳에는 커다란 진열대에 수박이 가득 쌓인 모습이 흔하게 눈에 띈다.
달고 시원한 맛 덕분에 수박은 여름철이면 모두가 찾는 대표 과일이지만, 혈당 걱정이 있는 사람이라면 선뜻 손이 가지 않는 것도 사실이다. 수박의 혈당 영향과 건강 효과 등에 대해서 알아보겠다.
수박 혈당 걱정, 얼마나 해야 할까

수박을 둘러싼 혈당 논란의 핵심은 혈당지수(GI)와 혈당부하지수(GL)의 차이에 있다. 수박의 GI는 72~76으로 높은 편에 속한다. GI는 특정 식품이 혈당을 얼마나 빠르게 올리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로, 70 이상이면 고혈당지수 식품으로 분류된다.
그러나 GI만으로 수박의 혈당 영향을 단정 짓는 것은 무리가 있다. 실제 섭취량을 반영한 GL이 다르기 때문이다. GL은 GI에 실제 섭취하는 탄수화물 함량을 곱해 산출하는데, 수박 150g 한 조각의 탄수화물 함량은 약 11g 수준이다. 이를 기준으로 계산하면 GL은 5.6으로, 10 이하인 저혈당부하 식품 구간에 해당한다.
대한당뇨병학회가 발간한 '당뇨병 식사계획을 위한 식품교환표 활용지침'도 이 같은 사실을 명시하고 있다. 학회는 수박의 혈당부하지수가 5.6으로 높지 않다고 밝히며, 150g 기준 1쪽을 적정 섭취량으로 제시했다.
혈당 상승을 더욱 완만하게 하고 싶다면 수박을 단독으로 먹기보다 단백질이나 지방과 함께 섭취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치즈 한 조각, 견과류 한 줌, 플레인 요거트 한 컵을 곁들이면 위 배출 속도가 느려지면서 혈당이 천천히 오르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라이코펜·시트룰린…항산화부터 혈관 건강까지
수박에는 건강에 도움이 되는 다양한 성분이 들어 있다. 대표적인 것이 라이코펜이다. 토마토의 붉은 색소 성분으로 잘 알려진 라이코펜은 수박에도 상당량 함유돼 있다. 라이코펜은 활성산소로 인한 세포 손상을 줄이고 산화 스트레스를 완화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항산화 물질로, 최근 '저속노화'와 항산화 식단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한편 최근 수박 관련 연구에서 가장 빈번하게 등장하는 성분은 L-시트룰린이다. 수박에 포함된 이 아미노산은 체내에서 산화질소 생성과 관련된 경로에 관여해 혈압을 내리고 혈관을 보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수박은 칼륨의 함량도 높아 짠 성분(나트륨)의 배설에도 효과가 있다.
이처럼 수박을 단맛 때문에 무조건 피해야 할 과일로 보기는 어렵다. 문제는 수박 자체가 아니라 먹는 양이다. 수박은 과일 자체의 크기가 큰 탓에 큰 통에 가득 담아 양껏 먹는 경우가 많다. 가족끼리 TV를 보며 먹다 보면 어느새 1㎏을 훌쩍 넘기는 경우도 흔하다. 수박의 칼로리 대부분이 당과 탄수화물로 구성돼 있는 만큼, 당뇨 환자라면 특히 섭취량 관리에 신경 쓸 필요가 있다.
맛있는 수박 고르는 방법
그렇다면 '맛있는 수박'은 어떻게 골라야 할까. 시중에는 '수박 밑동의 배꼽 크기가 100원짜리 동전보다 작은 것', '검은 줄무늬가 굵고 선명한 것', '두드렸을 때 통통하고 맑은 소리가 나는 것' 등 맛있는 수박을 확인하는 비법들을 흔히 볼 수 있다.
두드려보면 둔탁한 소리가 날 경우 과육이 무른 상태일 수 있어 참고는 가능하지만, 이처럼 껍질 상태나 소리만으로 당도를 정확히 가려내는 것은 과학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
유통업계 관계자들이 입을 모아 추천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브릭스(brix)', 즉 당도를 보장하는 수박을 선택하는 것이다. 최근엔 과일을 자르지 않고도 당도를 측정하는 '비파괴 당도 선별 기술'이 보편화됐기 때문이다. 통상적으로 11브릭스만 넘어도 상당히 달콤한 수박을 맛볼 수 있다.
김다정 기자 (2426w@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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