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률 두배 좇는 '삼전닉스 레버리지' ETF 위험한 역설 [불장의 이면②]

강서구 기자 2026. 6. 9.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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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쿠프 커버스토리 視리즈
강세장 이면과 위험요인 2편
양극화 심화하는 국내 증시
대형주만 오르는 차별화 장세
중소형주 주가는 대부분 약세
양극화 부추기는 요인 늘어나
‘삼전닉스 레버리지’ ETF 상장
2일까지 48조6000억원 거래

# 산이 높으면 골짜기도 깊습니다. 주가가 갑자기 치솟으면 떨어지는 폭도 그만큼 클 수 있습니다. 그래서 불장일수록 신중하게 미래를 내다봐야 합니다.

# 냉온탕을 오가는 국내 주식시장이 딱 그런 장세입니다. 8일 코스피지수는 미 증시에서 불거진 인공지능(AI) 거품론,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기준금리 인상 우려에 전 거래일 대비 8.29% 하락하며 7484.41로 급락했습니다. 하지만 하루 만인 9일에는 장중 7% 넘게 오르며 8000선을 회복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지금 증시에 감춰진 문제는 없는지, 투자시장이 너무 뜨거운 건 아닌지 살펴봐야 하는 이유입니다. 불장의 이면 2편입니다.

우리는 視리즈 '불장의 이면' 1편에서 코스피 시장에서 심화하고 있는 '빚투' 현상을 꼬집었습니다. 일례로 코스피지수가 8000선을 돌파한 5월 시중은행의 신용대출은 2조원 넘게 증가했고, 증권사의 신용융자거래 잔액은 사상 최대치를 돌파했습니다. 지수 상승에 베팅한 투자자가 그만큼 많다는 의미입니다.

하지만 빚투는 주가 하락기에 큰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를 사고 있습니다. 문제는 펄펄 끓는 국장에서 살펴볼 변수가 이뿐만이 아니란 점입니다. 그중엔 갈수록 깊어지는 양극화 문제도 있습니다.

■ 불장의 이면➂ 양극화 = 코스피 8800 시대가 모두의 강세장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반도체 중심의 대형주 주가는 오르고 있지만 그 외 종목은 대부분 약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좋게 이야기하면 소수 종목이 지수를 끌어올리는 '차별화 장세'지만 뒤집어보면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합니다.

코스피지수가 펄펄 끓고 있을 때 중소형주가 몰려 있는 코스닥지수는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코스피지수가 5월 22일 7847.71에서 지난 2일 8801.49로 12.1% 상승하는 동안 코스닥지수는 1161.13에서 1026.03으로 11.6% 하락했습니다. 투자자들이 코스닥에서 코스피로 투자처를 옮기고 있다는 겁니다.

같은 코스피 상장 종목이라도 체급에 따라 주가의 방향성은 엇갈렸습니다. 시가총액 상위 1~100위로 구성된 코스피 대형주 지수는 4월 30일 7022.94에서 지난 2일 9752.90으로 상승했습니다. 한달 만에 지수가 38.8% 올랐습니다.

하지만 코스피 중형주 지수(시총 101~300위)는 같은 기간 5098.78에서 4511.82로 11.5% 하락했습니다. 시총 301위 이하 종목으로 구성된 코스피 소형주 지수는 4월 30일 3022.74에서 지난 2일 2476.25로 떨어졌습니다. 코스피 대형주 지수가 38.8% 치솟을 때 소형주 지수는 18.1% 폭락했습니다. 지금과 같은 불장도 중소형주엔 남의 이야기였다는 겁니다. 증시에서 '큰놈만 간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사진|뉴시스]
반도체 등 실적이 좋은 대형주에 돈이 몰리고 주가가 오르는 건 당연한 결과입니다. 하지만 이런 양극화를 마냥 반길 수는 없습니다. 주식시장은 단순히 투자로 돈만 버는 곳이 아닙니다.

주식시장이 존재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기업의 자금조달을 돕기 위해서입니다. 경기는 여전히 침체에 허덕이는데 주식시장까지 양극화가 심화하면 중소기업은 자금을 조달하기 어려워질 게 뻔합니다. 더구나 지금은 한국은행(5월 금융통화위원회)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내비친 상황입니다.

■ 불장의 이면➃ 양극화 부추기는 ETF = 더 큰 문제는 이런 쏠림 현상을 부추기는 요인이 더 늘어나고 있다는 점입니다. 지난 5월 27일 국내 증시에 상장된 삼전닉스(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16종이 대표적입니다.

이 상품은 삼전닉스 주가 수익률의 2배를 추종하도록 설계한 상품입니다. 쉽게 얘기해 삼전닉스의 주가가 5% 오르면 이 상품의 수익률은 10% 상승합니다. 수익이 큰 만큼 위험이 높다는 얘기입니다.

높은 위험성에도 삼전닉스 레버리지 ETF는 시장의 자금을 빠르게 흡수하고 있습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5월 27일부터 2일까지 기록한 삼전닉스 레버리지 ETF 거래대금은 48조6752억원에 달했습니다. 이는 같은 기간 기록한 전체 ETF 거래대금 209조4891억원의 23.2%에 달하는 규모입니다.

삼전닉스 레버리지에 올라타려는 투자자가 적지 않다는 뜻입니다만, 이를 긍정적으로만 볼 수는 없습니다. 위험성이 큰 레버리지 상품에 증시 자금이 몰리는 것은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수익률의 배수를 추종하는 레버리지 상품의 특성상 주가가 오르내리면 투자금이 줄어드는 위험도 있습니다.

어느 종목의 주가가 100원이라고 가정해 볼까요? 이 종목이 상한가를 기록한 다음 거래일 하한가로 돌아서면 일반적인 투자에선 9%(100원→130원→91원)의 손실이 발생하지만 레버리지 상품의 손실은 4배 높은 36%(100원→160원→64원)에 달합니다. 단기에 주식을 사고파는 단타 매매가 성행할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ETF의 자금 유출 여부에 따라 삼전닉스의 주가가 출렁이고, 궁극적으로 이것이 코스피지수 전체를 흔드는 변수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삼전닉스의 시총이 코스피 시장의 50%를 넘어설 정도로 영향력이 크기 때문입니다.

[사진|뉴시스]
이재원 유안타증권 애널리스트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로 수급이 이동하면서 기존 반도체 ETF 수급이 이탈하고 있다"며 "대형주 강세와 코스닥 강세가 함께 나타났던 적이 없었던 만큼 코스닥 시장 순매수 주체이던 개인의 자금 이탈은 이어질 전망"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개인투자자의 수급이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때문에 늘어난 것만은 아닐 것"이라면서도 "빚투와 증시 대기자금이 늘어나면서 증시 과열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고 꼬집었습니다. 우리가 코스피 9000과 1만을 이야기하기 전에 시장을 먼저 점검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사실 코스피 상승장에서 던져야 할 질문은 이뿐만이 아닙니다. 좀처럼 멈추지 않는 외국인 투자자의 순매도세, 코스피지수 4000 시대가 오면 논의하자던 금융투자소득세 도입 문제, 최근 국내주식 보유 목표 비중을 기존 14.9%에서 20.8%로 크게 늘린 국민연금 이슈도 살펴봐야 합니다. 이 이야기는 불장의 이면 3·4편에서 자세히 다뤄보겠습니다.

강서구 더스쿠프 기자
ksg@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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