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목별 3~4페이지 이상 작성 원칙 기존 IR 자료 활용 접수 제한 "취지는 공감…업무 부담은 커져"
한국거래소가 신규 상장 기업분석보고서 작성 시 기존 자료 재활용을 제한하겠다고 주관사 측에 전달한 것으로 파악됐다. 상장 주관사가 여러 신규 상장 기업을 한꺼번에 묶어 소개하는 방식의 보고서는 받지 않고 기존 IR 자료를 활용하는 것도 금지한다. 신규 상장 기업에 대한 투자자 정보 제공을 강화하려는 조치지만 현장에서는 핵심 자료 활용이 곤란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거래소는 최근 기업분석보고서 제출이 필요한 주관사 측에 신규 상장 보고서 작성 관련 안내사항을 전달했다. 신규 상장 기업분석보고서를 종목별로 개별 제출해야 한다는 것과 기존 자료 활용을 제한한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안내에 따르면 신규 상장 기업분석보고서는 투자 정보 제공을 위해 기업 분석, 실적 전망, 산업 전망 등을 포함해야 한다. 그래프와 표 등 시각자료를 활용해 3~4페이지 이상 분량으로 개별 작성하는 것이 원칙이다.
거래소는 기존 투자행사나 산업분석 등에 활용한 자료를 재사용해 제출하는 방식에 선을 그었다. 특히 여러 개의 신규 상장 기업을 묶어 복사·붙여넣기 형태로 작성한 자료도 접수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신규 상장 기업분석보고서는 상장 이후 투자자에게 기업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장치다. 대형 상장사는 다수 애널리스트가 지속적으로 분석하지만, 신규 상장사나 일부 코스닥 스몰캡(중소형주) 등은 리포트가 끊기는 사례가 적지 않다. 개인투자자가 기업의 사업 구조나 실적 전망을 파악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이어지면서 기업분석보고서의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
다만 현장에서는 업무 부담이 과도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신규 상장 기업은 사업 구조와 산업 전망, 실적 추정, 밸류에이션, 투자 위험 등을 면밀히 점검해야 한다. 여기에 코스닥 리포트 확대 기조까지 맞물린 상황에서 신규 상장 리포트 작성 기준까지 엄격해지면, 리서치 인력이 충분하지 않은 증권사에는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신규 상장 기업에 대한 정보 제공을 늘려야 한다는 취지에는 공감한다"면서도 "핵심 자료를 다시 활용하지 못한다면 단기간에 소화해야 하는 업무량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거래소 관계자는 "반드시 필요한 자료의 재사용을 금지한다는 것은 아니다"라며 "이전과 동일한 수준의 기준이며 기존 IR 자료를 단순 재활용하는 걸 막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