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체육회, ‘민선 시대 예산독립’ 시험대 올랐다

이종만 기자 2026. 6. 9.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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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시 정부에 체육진흥조례 개정 취지 정확히 전달하고 정교한 설명 필요…“또 돈타령인가” 편견 깨야
▲ 올 2월 24일 대회의실에서 열린 2026년도 인천광역시체육회 정기총회에서 참가자들은 "지방체육회 재정 안정을 위한 제도화(조례 제정)'를 이룰 수 있도록 똘똘 뭉쳐 대응하겠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출처=인천일보DB

지난 3월 시의회에서 '인천광역시 체육 진흥 조례 일부개정 조례안'이 전원 찬성으로 통과되면서 체육계는 오랜 숙원이었던 재정 안정화의 제도적 기반을 놨다. 전국 최초로 '시세 수입 결산액의 0.4% 이상 지원하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하한선 기준을 조례에 명시하며, 만성적 예산 부족에 시달리던 체육회 보조금(순수 체육 진흥 사업에 필요한 민간경상사업보조금)이 안정적으로 확보될 수 있다는 장밋빛 전망도 나왔다.  

하지만 진짜는 지금부터다. 제도적 틀 마련 이후 '첫해'가 되는 2027년도 본예산 편성을 앞두고, 이 조례의 취지를 제대로 살린 예산을 확보해야 하는 무거운 과제가 체육회 앞에 놓였다. 

특히 최근 지방선거를 통해 새롭게 출범하는 박찬대 인천시장 당선인 및 인수위원회와의 정무적 교감과 정책적 설득이 체육회 재정 안정화의 성패를 가를 핵심 열쇠로 떠오르고 있다.

▲민선 체육회장 제도의 딜레마 '고무줄 예산'
지방체육회 재정 안정화 요구가 이토록 절실한 이유는 2020년 도입된 '민선 체육회장 시대'의 태생적 한계에 있다. 체육회의 정치적 독립을 위해 선출직 회장 제도를 도입했으나, 예산권은 여전히 지자체가 쥐고 있다 보니 단체장의 성향이나 공무원과의 친소 관계에 따라 예산이 좌지우지되는 악순환이 이어졌다.

이규생 회장 등 체육계는 이런 현실을 개선하고자 끊임없이 노력한 끝에 2022년 국민체육진흥법 개정('할 수 있다'에서→'해야 한다'로)을 통해 지자체의 운영비 지원을 '의무화'했다. 하지만 이후 예산권을 지키려는 지방정부의 견제 등으로 별다른 후속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고, 명확한 기준 없이 답보 상태를 이어오다 지난 지방선거 국면에서 체육계의 강력한 결집과 체육계 표심을 의식한 시·의회의 대승적 결단으로 (보조금)하한선을 규정한 조례 개정이 이뤄졌다. 이에 2027년도 본예산에 체육회 예산이 조례 개정 취지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실제 반영될 수 있는지가 체육계의 당면한 핵심 사안으로 떠올랐다. 

▲인수위 상대로 예산 타령 아닌 정책적 설명 필요

현재 인천시체육회 내부에서는 내년도 예산 편성을 위한 물밑 준비가 한창이다. 먼저 가장 고심하는 대목은 '새로운 시 정부와의 교감'이다. 전임 시 정부 체제에서 극적으로 통과된 조례인 만큼, 신임 박찬대 시장 당선인과 인수위원회 측에 이 조례 개정이 가진 역사적 맥락과 취지를 정확히 전달해야 하기 때문이다.

박찬대 인천시장 후보 시절 이뤄졌던 간담회 당시처럼 각 종목 단체가 중구난방으로 "돈을 더 달라"며 민원을 쏟아내는 방식은 새 시 정부에 자칫 '단순한 예산 타령'으로 비칠 뿐이다. 

이에 따라 체육회는 7월 1일 신임 시장 취임 전후로 구성될 정무 라인(시민사회수석, 체육특보 등)을 소통 창구로 삼아, 조례 개정의 배경과 체육회 예산 독립의 정당성을 담은 종합 스토리를 정교하게 세팅해 우선 보고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시장 당선인과 깊은 정책적 교감을 이루고, 이후 종목단체 회장단과의 공식 간담회를 개최하는 과정을 밟겠다는 구상이다. 

아울러 박찬대 시장 당선인이 취임 직후 지역 경제 활성화 등을 이유로 대규모 추경예산을 편성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면서, 체육회는 내년도 본예산뿐만 아니라 당장 눈앞의 추경에서도 조례의 취지가 반영될 수 있도록 발 빠르게 움직여야 하는 상황이다. 신임 시장 취임 초기에는 각계각층의 예산 요구가 폭발적으로 분출되는 만큼, 체육계가 정책적 명분을 가지고 예산 확보 경쟁에서 좋은 위치를 선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에 체육회는 '열우물경기장' 등 주요 체육시설의 (국제)공인 자격 유지를 위해 시급한 보수 공사 건 등이 추경에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할 방침이다. 

체육회 관계자는 "내부 부서별 예산 요구안을 취합해 철저히 실무적인 검토를 마치는 동시에 새 시 정부가 조례 개정 취지 및 체육회의 재정 독립 필요성, 의미를 100% 이해할 수 있도록 정무적 설득 작업을 병행할 것"이라며 "이번 예산 확보 과정이 체육회가 정치권 눈치를 보지 않고 오직 체육과 체육인을 위한 소신 행정을 펼칠 수 있는지 가늠할 첫 번째 리트머스 시험지라고 생각하고, 올바른 이정표가 될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이종만 기자 malema@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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