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법원, 트럼프 또 제동…“전문직비자 10만달러 수수료 위법”

8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매사추세츠주 연방지방법원의 레오 소로킨 판사는 이날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해 H-1B 비자 신규 신청자에게 부과한 10만 달러의 초고액 수수료가 위법이라고 보고 정책을 무효화했다. 해당 정책은 외국인 전문인력 신규 채용 시 기업이 부담해야 하는 비용을 기존 수천달러 수준에서 10만 달러로 대폭 인상한 것이 핵심이다. 소로킨 판사는 판결문에서 “이 정책은 의회가 위임하지 않은 세금을 H-1B 신청에 부과한 것”이라며 “피고들에게 H-1B 신청 건당 10만 달러를 부과할 수 있는 법적 권한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H-1B 비자는 미국 기업이 해외 전문인력을 채용할 수 있는 대표적인 취업비자 제도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9월 “H-1B 비자가 미국의 노동자를 보조하는 역할보다는 임금이 더 낮고 숙련도가 낮은 노동자를 들여오는 데 고의로 악용돼 왔다”며 수수료를 기존 최소 1000달러(약 152만 원)에서 100배인 10만 달러로 인상했다. 당시 인공지능(AI), 반도체, 소프트웨어 분야 인력 확보를 위해 H-1B 비자를 적극 활용해 온 대형 기술기업들은 인재 확보 비용이 급증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냈었다.
이번 소송은 여러 주 정부가 공동으로 제기했다. 이들은 초고액 수수료가 공립대학과 학교, 병원 등 공공기관의 전문 인력 채용을 어렵게 만들어 교육·의료 서비스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번 판결에 대해 불복을 시사했다. 테일러 로저스 백악관 대변인은 로이터통신에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국익이 부합하지 않는다고 판단되는 모든 유형의 외국인 입국을 제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안규영 기자 kyu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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