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소속 제주지사의 ‘리호남 통한 北 지원’ 미스터리[사설]

2026. 6. 9.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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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가 지난달 신장투석기와 한라봉 묘목 등 1억6000만 원 상당의 물품을 북한에 보냈고, 이를 위해 ‘대북 송금’ 사건에 연루된 북한의 대남 공작원 리호남을 더불어민주당 소속 오영훈 제주지사가 지난 2월 중국 베이징에서 만났다고 한다. 현 정권이 남북 교류를 중시한다는 점에서 ‘조용히’ 대북 지원이 이뤄진 것부터 예사롭지 않다. 북한이 ‘적대적 두 국가론’에 따라 대북 유화정책을 “동족 흉내”라고 비난하고 “한국은 절대로 화해와 협력 대상이 아니다”라고 선언한 상황이어서 더욱 그렇다.

리호남은 2019년 이재명 당시 경기지사의 방북 비용과 대북 사업비 800만 달러를 쌍방울이 대리 송금한 사건의 핵심 인물이다. 오 지사가 리호남과 접촉하기 나흘 전에 여당 의원 105명이 참여한 ‘이 대통령 사건 공소취소 모임’이 발족하는 등 대북송금 사건을 포함한 8개 재판 모두를 ‘없던 일’로 만들려는 정권 차원의 움직임이 본격화하던 시기이기도 했다. 대북송금 사건의 전모는 대부분 드러났다. 지난 4월 국회 국정조사청문회에서 쌍방울 김성태 전 회장과 방용철 전 부회장이 2019년 7월 필리핀 마닐라 호텔에서 리호남을 만나 70만 달러를 줬다고 밝혔고, 지난해 6월 이화영 전 경기도 부지사에게 징역 7년8개월을 확정한 대법원 판결도 그 사실을 인정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리호남이 당시에 타국에 있었다며 조작 수사라고 주장한다. 리호남은 핵심 증인이나 피의자인 셈이지만, 한국의 사법 영역에 있지 않다. 진실이든 허위든 리호남 등 북한 측의 입장 표명은 큰 파문을 일으킬 수 있다. 경기도나 강원도 같은 접경지역이 아닌 제주도의 대북 접촉인 점도 궁금증을 키운다. 어떤 경로를 통해 어떻게 전달·분배됐는지 등이 소상히 밝혀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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