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아파트값에 ‘억’ 소리…日 직장인들 “차라리 단독주택”

일본 수도권에서 아파트 가격이 가파르게 오르면서 내 집 마련 수요가 단독주택으로 이동하고 있다. 도쿄(東京) 도심에서는 중고 아파트마저 1억 엔(약 9억5000만 원)을 웃도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덜하고 토지 자산을 확보할 수 있는 단독주택을 찾는 실수요자가 증가하는 모습이다.
9일 산케이(産經)신문 등에 따르면 2025년도 도쿄를 포함한 수도권의 신축 아파트 평균 분양가는 9383만 엔으로 전년보다 15.3% 상승했다. 5년 연속 최고가를 경신한 수치다. 건설업계 인력난과 자재 가격 상승으로 분양가가 치솟은 데다 중동 정세 불안에 따른 공급망 차질 우려까지 겹치면서 입주 지연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신축 아파트를 포기한 수요가 중고 시장으로 몰리면서 기존 아파트 가격도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부동산 정보업체 라이풀홈즈 조사 결과 도쿄 23구 내 구축 아파트 가운데 가격이 1억 엔을 넘는 비중은 2020년 3.4%에서 2025년 18.8%로 급증했다. 현지에서는 1억 엔이 넘는 고가 아파트를 뜻하는 ‘옥션(億ション)’이라는 신조어까지 자리 잡았다. ‘억(오쿠·億)’과 아파트를 뜻하는 ‘맨션’을 합친 말이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맞벌이 직장인 등 일반 실수요층이 도쿄 도심 아파트를 매입하기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관리비와 수선적립금 부담이 없거나 적고, 건물 가치가 떨어져도 토지 자산은 남는 단독주택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실제 주택 공급업체 조사에서는 아파트 구매를 고려하던 소비자 4명 중 1명이 단독주택으로 관심을 돌린 것으로 나타났다. 20~30대의 경우 그 비율이 3명 중 1명에 달했다. 산케이신문은 특히 자산 형성에 관심이 높은 젊은 층을 중심으로 향후 매매 가치까지 고려해 입지가 좋은 단독주택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성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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