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 황 ‘싸게 살 기회’ 발언에 “위험한 낙관···주식 조언 자제해야”
“지나친 낙관론 말고 구체적 방향 제시해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최근 국내외 기술주 급락을 두고 “싸게 살 기회”라며 매수를 권한 것을 두고 외신에서 “위험한 발언”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의 슐리 렌 칼럼니스트는 ‘젠슨 황이 자사 공급업체들을 칭찬하고 있다. 우려스러운 일’이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황 CEO는 한국·대만의 협력업체들을 방문하고, 현지 식당에서 시간을 보내며 많은 사람들을 끌어모았다”며 “또한 위험할 정도로 낙관적인 투자 조언도 내놓았다”라고 말했다.
렌은 투자은행 출신으로 아시아 시장 담당 칼럼니스트이다.
그는 특히 젠슨 황의 주가 관련 발언을 두고 “시장의 역동적인 흐름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경솔하게 느껴졌다”라며 “닷컴 버블 붕괴와 같은 사태를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이 거대 기술 기업가에게 필요한 것은 지나친 낙관론이 아니라 구체적인 방향 제시”라고 지적했다.
젠슨 황은 한국 주식시장이 급락한 지난 8일 최태원 SK그룹 회장과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주식 시장에 어떤 일이 일어나든 여러분은 아주 기뻐해야 한다”며 “지금 할인된 가격에 살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AI 거품론’ 우려에는 “일부 투자자들이 AI 수요에 대한 기대가 너무 높다고 걱정하는 것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10년 후 AI가 어떤 모습일지 상상해본다면 어떤 변동성이 있더라도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렌 칼럼니스트는 한국·대만의 반도체 산업이 ‘사이클 산업’이라는 점을 짚으며 “두 회사가 오랫동안 업계를 괴롭혀온 변동성 심한 가격 변동 주기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라며 “엔비디아가 SK하이닉스와 다년간 파트너십을 체결한 것과 황 CEO의 ‘세계적으로 반도체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라는 발언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
그러면서 렌은 “7월 말에 시작될 다음 실적 발표 시즌 전까지는 더 이상 (주가 상승을 정당화할) 기준점을 찾을 수 없다. 사실상 정보의 공백 상태에 놓인 우리는 주가 상승이 실제 칩 주문량 증가나 이익 증가와 일치하는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렌 칼럼니스트는 이어 “이것이 바로 기술업계의 스타들이 하는 말이 그토록 중요한 이유”라며 “황 CEO는 AI 트렌드를 주도하는 인물로 여겨지며, 실제로 그가 LG그룹 회장과 만났다는 언론 보도 이후 그룹 계열사들의 주가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막대한 영향력에는 그에 따른 책임이 따르기 마련”이라며 “개인 투자자들이 지나치게 낙관적인 전망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확인하기 위해 황 CEO가 기업들의 가치를 제대로 분석해 보았을까? 그렇게 하기 전까지는 주식 투자 조언을 자제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5일 방한한 황 CEO는 4박5일간의 일정 동안 삼성전자·SK하이닉스·현대차·LG·네이버 등 국내 주요 기업들 및 대학·스타트업 등과의 숨가쁜 회동 일정을 마친 뒤 9일 출국했다. 방한 기간 동안 그는 각종 협력 약속은 물론 AI 산업의 미래와 관련한 낙관적인 발언을 다수 내놓았다.
김상범 기자 ksb123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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