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함 옮기려 핸드볼 선수로 위장”…‘계엄군’ 김현태, 황당 음모론

12·3 내란 당시 병력을 이끌고 국회 본관에 침투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김현태 전 육군 특수전사령부 707특수임무단장이 8일 핸드볼 여성 유소년 국가대표팀 선수들이 훈련용품을 꺼내기 위해 핸드볼경기장에 들어간 것을 두고 “투표함을 옮기기 위한 목적으로 위장해서 들어간 것”이라는 황당한 음모론을 제기했다.
김 전 단장은 이날 ‘개표함 봉쇄 시위’가 이어지고 있는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앞에서 극우 유튜버 전한길씨와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진행했다. 이 방송에서 김 전 단장은 “오늘 의심스러운 정황이 있었다”며 핸드볼 선수들과 관련한 음모론을 제기했다.
김 전 단장은 “주변의 정황에 따르면 들어갈 때보다 적은 숫자가 나왔다”며 “누군가 위장해서 들어갔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추가로 나온 제보가 뭐냐면, 창문으로, 드론으로 봤나 보더라 누군가가. 내부를 봤는데, 누군가 투표함을 옮기는 게 보였다(고 한다)”고도 했다.
이어 김 전 단장은 “이런 것들을 종합해 보면, 투표함을 옮기기 위한 목적으로 (선수들이) 위장해서 들어간 것이다. 선수인 척 들어갔고, 일부 인원들은 진짜 선수일 수도 있겠지만 (일부는) 나왔고, 일부 남아 있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처음에 선관위 직원들이 다 빠져나왔는데 또 뭔가 해야 될 작업이 있다 보니까 위장해서 (선수들이) 들어가지 않았을까, 이런 합리적 의심을 해볼 수 있겠다”고 덧붙였다. 김 전 단장이 이런 황당한 주장을 펼치는 동안 전씨는 연신 고개를 끄덕거렸다.
김 전 단장의 주장과 달리, 당시 상황이 담긴 영상 등을 보면 이날 오전 핸드볼경기장에 핸드볼 선수 6명이 들어갔고, 나온 인원도 6명인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들은 오는 24일 중국 산시성에서 열리는 세계여자주니어선수권대회(U20)를 앞두고 시위대에 의해 봉쇄된 핸드볼경기장 대신 인근 한국체육대학교에서 훈련하기 위해 훈련용품을 가지고 나오려 했으나 시위 참가자들이 건물 출입을 가로막았다.
한 선수가 손을 비비며 간청한 끝에 선수들은 경기장에 들어갈 수 있었는데 훈련용품을 가지고 나오는 과정에서도 소동이 발생했다. 시위대는 “프락치 아니냐”며 선수들의 소지품을 검사했다. 투표용지가 숨겨져 있는지 확인하겠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한 남성 참가자는 20살 안팎의 선수들을 향해 “양말도 벗겨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발언했다가 현장 경찰로부터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발언”이라고 경고를 받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지난 1월 파면된 이후 전씨와 손을 잡은 김 전 단장은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로 재판을 받는 와중에 “이재명 정권을 무너뜨리겠다”며 이재명 대통령의 옛 지역구인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무소속으로 출마한 바 있다. 개표 결과 김 후보는 9248표(13.01%)를 얻어 3위를 기록했다. 김남준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43822표(61.65%)를 얻어 당선됐고, 심왕섭 국민의힘 후보는 18005표(25.33%)를 얻었다.
전광준 기자 ligh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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