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목 덫에 올무까지…다리 썩고, 죽어 가는 야생동물
[앵커]
전국의 야산 곳곳에서 불법 사냥 도구가 야생 동물을 노리고 있습니다.
올무는 물론 발목 덫까지, 야생 동물을 잡기 위한 도구는 점점 더 잔혹해지고 있는데요.
취재진이 현장을 돌아보니 수많은 동물이 사냥 도구에 걸려 고통 속에 몸부림치고 있었습니다.
이유진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강원도의 한 야산.
멧돼지가 거칠게 몸부림 칩니다.
도망치려 해도 금세 고꾸라집니다.
앞 다리가 올무에 걸린 겁니다.
움직일수록 더 조여들고, 고통을 견디다 못해 사람에게 달려들기도 합니다.
[야생생물관리협회 밀렵 단속반원/음성변조 : "트랩 같은 경우에는 100% 못 빠져나와요."]
100m 떨어진 곳에서 발견된 너구리 한 마리.
앞 발이 은색 올무에 걸려 꺾였습니다.
깊게 파인 상처엔 파리가 들끓습니다.
철사에 스프링까지 정교하게 만들어져 단속반도 풀기 쉽지 않습니다.
[야생생물관리협회 밀렵 단속반원 : "가지를 못하고 있잖아 풀어놔도 이게 지쳐가지고. 야! 가!"]
수풀 사이, 낙엽 아래에선 감춰진 '발목 덫'도 발견됐습니다.
사람에게도 위협적입니다.
["제가 올라오다가 지금, 이 덫을 밟았는데요. 사람도 이렇게 걸릴 수 있을 정도입니다."]
1시간 동안 이 일대에서 발견한 불법 사냥 도구만 5개입니다.
이렇게 올무에 걸리게 되면 절대 빠져나올 수가 없습니다.
동물의 경우 다리가 잘려 나가야지만 빠져나올 수 있는 겁니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유입된 2019년 이후, 자치단체들은 멧돼지 한 마리에 포상금 수십만 원을 지급하기 시작했습니다.
공교롭게도 불법 사냥도구가 늘어난 계기가 됐습니다.
[노근호/야생생물관리협회 강원도 기동대장 : "환경부에서 포획 포상금을 줘요. 그 돈 때문에 그걸 하는 사람이 굉장히 많아요."]
하지만 허가받지 않은 사냥 도구는 소지 자체가 불법입니다.
2024년 전국에서 수거된 불법 사냥 도구가 4천여 개, 누가 언제 설치했고, 얼마나 많은 동물이 희생됐는지 파악조차 할 수 없어 단속도, 처벌도 쉽지 않습니다.
KBS 뉴스 이유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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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진 기자 (newjeans@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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