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종연횡' 기아, 스텔란티스와 말레이시아 생산 생태계 구축…스포티지·카니발 CKD 돌입

정예린 기자 2026. 6. 9. 09:54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구룬공장서 스포티지·카니발 3분기 조립 생산
베르마즈 결별 후 말레이 직영·아세안 전략 재편
기아 말레이시아법인은 지난 8일(현지시간) 스텔란티스 말레이시아법인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사진=기아)

[더구루=정예린 기자] 기아가 말레이시아에서 스텔란티스와 손잡고 아세안 자동차 시장 공략을 위한 독자적인 현지 위탁 생산 생태계를 새롭게 구축했다. 스텔란티스의 인프라를 활용해 역내 수출 물량을 안정적으로 조달하고 글로벌 무역 환경 변화에 따른 수출 리스크를 분산할 것으로 기대된다.

9일 기아에 따르면 말레이시아법인은 전날 스텔란티스 말레이시아법인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케다주 구룬(Gurun)에 위치한 제조 시설을 기아의 반조립(CKD) 생산 기지로 활용하기로 합의했다. 양사는 올 3분기부터 기아의 대표 대형 레저용 차량(RV) 카니발과 준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스포티지의 현지 조립 생산에 본격 돌입할 예정이다.

생산 전초기지가 될 스텔란티스 구룬 공장은 최신 ISO 9001 품질 관리 시스템 표준을 준수한다. 내연기관부터 전동화 모델까지 다양한 파워트레인을 아우르는 다차종 조립 설비도 완비했다. 현재 판매 중인 카니발과 스포티지뿐만 아니라 향후 출시될 신규 모델까지 모두 수용 가능하다. 기아는 공장의 뛰어난 유연성과 확장성을 바탕으로 아세안 현지 수요 변화에 맞춰 제품 라인업을 다변화하고 시장 공략 속도를 높일 방침이다.

구룬 산업단지 내 약 140에이커(약 57헥타르) 부지 규모로 조성된 구룬 공장은 지난 2021년부터 가동을 시작했다. 메인 조립 공장과 도장 및 차체 공장, 자체 테스트 트랙, 협력사 전용 구역 등을 두루 갖추고 있다. 현재 400명 이상의 숙련된 인력이 근무 중이다. 연간 6만 대 수준인 생산 능력은 향후 설비 확장을 거쳐 최대 9만 대까지 늘어날 수 있다.

기아는 과거 현지 자동차 유통업체인 '베르마즈 오토'와 합작 법인을 세우고 시메 다르비 그룹 계열의 '이노콤(Inokom)’ 공장에서 위탁 조립 및 판매를 진행해 왔다. 브랜드 주도권 확보를 위해 작년 11월 베르마즈 오토와의 파트너십을 공식 종료하기로 결정하며 사업 구조를 전면 개편했다. 

지난해 아시아태평양 권역 본부 산하에 말레이시아 법인 추진 태스크포스(TFT)를 신설하고 독자 체제 구축을 준비했다. 올해 1월 1일부터 본사 100% 출자 자회사인 '기아 세일즈 말레이시아(KSM)'를 공식 출범시켜 자체 영업망을 통한 직영 판매 체제를 가동하고 있다.

사업 구조 개편에 따라 기아가 마케팅과 고객 관리를 직접 통제하게 됐다. 차량 생산은 제조 전문 인프라를 갖춘 스텔란티스에 전담시키는 '생산·판매 분리 운영' 전략이 형태를 갖춰진 셈이다. 또 7억 명 규모의 거대 시장인 아세안을 수출 허브로 키워 미국 수입차 고율 관세 정책에 따른 대미 수출 불확실성을 상쇄하겠다는 복안으로 풀이된다.

기아의 사업 전략 변화는 그룹 차원의 아세안 생산 거점 이원화 조치와도 맞물려 있다. 현대자동차는 오는 2030년까지 말레이시아 CKD 공장 설립 등에 21억 6000만 링깃(약 6800억원)을 투자해 기존 공동 조립 거점이었던 이노콤 공장을 전용 핵심 생산 기지로 육성하기로 결정했다. 기아는 스텔란티스를 새로운 파트너로 낙점해 현대차와 생산 거점을 이원화, 그룹 전체의 아세안 생산 네트워크를 다변화하고 리스크를 분산하는 시너지 효과를 노릴 것으로 예상된다.

김형호 기아 말레이시아법인 법인장은 "스텔란티스와의 협력은 말레이시아에서 기아를 재건하고 재포지셔닝하기 위한 전략의 핵심적인 이정표"라며 "스텔란티스와 협력하고 자동차 공급망 생태계를 활용해 현지 기반을 강화하는 한편 제조 품질과 향후 모델 확장을 위한 준비 태세를 갖추어 성장 목표에 부합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이작 여 스텔란티스 아세안 매니징 디렉터는 "이번 MOU는 말레이시아의 자동차 제조 생태계를 강화하는 분기점이며 장기적인 성장과 경제 발전을 견인하기 위한 업계 관계자 간 협력의 중요성을 보여준다"며 "구룬 시설 역량을 지속적으로 활용해 파트너와 공급업체를 위한 공유 가치를 창출하고 더 넓은 제조 생태계를 지원하는 데 전념할 것"이라고 전했다.

Copyright © THE GURU의 모든 콘텐츠(영상·기사·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