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옷 입는 플랜트 강자들…현엔·삼성E&A, 성장 뿌리는 '기술력'
글로벌 네트워크·기술력 앞세워 신에너지 시장 공략 가속화

9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엔지니어링은 최근 카자흐스탄 국영가스공사 카작가스로부터 '카라차가낙 가스처리시설(Karachaganak Gas Processing Plant)' 프로젝트 낙찰통지서(LOA)를 수령, 카자흐스탄 화공플랜트 시장에 첫발을 내디뎠다.
해당 사업은 카라차가낙 복합단지 내에 연간 50억㎥ 규모의 원료가스를 처리하는 시설과 부대설비를 건설하는 프로젝트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설계·구매 업무를 맡아 사업 수행의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할 예정이다.
이번 수주는 현대엔지니어링이 추진 중인 체질 개선 전략에도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인다. 회사는 연초 발표한 '2026 경영전략'에서 올해를 ‘새출발의 원년’으로 규정하고 에너지 사업 확대와 핵심 원천기술 확보, 첨단 산업건축 분야 수주 다각화를 주요 과제로 제시했다. 건축·주택 부문의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에너지 분야를 새로운 성장축으로 육성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러한 행보는 글로벌 시장의 환경 변화와 맞닿아 있다. 최근 각국이 에너지 안보 강화와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추진하면서 가스·수소·암모니아·탄소저감 설비 등 에너지 인프라 투자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플랜트 기술력과 글로벌 네트워크를 보유한 기업들은 에너지 전환 과정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는 평가다. 수소·암모니아·가스처리시설 등 에너지 프로젝트 상당수가 고도의 공정 설계와 프로젝트 관리 역량을 요구하는 만큼, 기존 정유·석유화학 등 플랜트 사업에서 축적한 EPC 경험이 강력한 경쟁력으로 작용하고 있어서다.
현대엔지니어링의 이번 수주 역시 기술력과 중앙아시아 사업 경험이 결합된 결과로 풀이된다. 그동안 현대엔지니어링은 투르크메니스탄·우즈베키스탄 등에서 대규모 사업을 수행하는 등 지역 내 사업 기반을 다져왔다. 입증해 온 프로젝트 이행 역량이 신규 시장 진출의 발판이 됐다는 분석이다.
이달에는 현대건설과 기존 연구 조직을 통합한 HMG(Hyundai Motor Group) 건설기술연구원도 출범시켰다. 새 연구원은 △차세대 에너지(SMR·수소·지속가능항공유) △미래 주거(신상품·신공법·주거 데이터) △스마트건설(AI·로보틱스) △미래 인프라(지하공간·모빌리티) 등 4대 핵심 분야를 중심으로 운영된다. 양사는 연구 역량을 집결해 미래 신사업 기술을 선제적으로 확보하고 사업 경쟁력을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삼성E&A 또한 기술력을 앞세워 에너지 신사업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회사는 올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기존 화공·비화공 중심에서 화공·첨단산업·뉴에너지의 3대 축으로 재편하며 미래 성장 전략을 구체화했다. 전통적인 화공 사업에서 쌓은 설계·조달·시공(EPC) 역량이 LNG는 물론 수소·암모니아 등 차세대 에너지 분야와 높은 연계성을 갖는 만큼 경쟁 우위를 선점하고 있다는 평가다.
실제 시장 전망도 밝다. 증권업계는 삼성E&A가 올해 2분기 중동 지역에서 약 1조 원 규모 수처리 시설 프로젝트 수주에 성공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오는 하반기에는 멕시코 Pacifico Mexinol 프로젝트와 UAE Falcon PLA 프로젝트를 따낼 공산이 크다.
KB증권은 삼성E&A 매출이 올해 이후 꾸준한 성장 곡선을 그리면서 2026년 10조150억 원, 2027년 11조2660억 원, 2028년에는 12조5330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뉴에너지 분야의 성장세에 힘입어 큰 폭의 실적 증대를 이룰 것이란 설명이다.
장문준 KB증권 연구원은 "삼성E&A는 높은 매출총이익률을 유지하면서도 수익 제한경쟁 형태의 수주와 입찰 참여가 증가하고 있다"며 "가격을 낮춰 수주하는 기업이 아니라, 수행력을 이유로 선택받는 설계·조달·시공(EPC) 기업이 됐다는 의미"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