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파일] 강석훈표 ‘취향 분석’ 전략 통했다…에이블리, 후발주자에서 1000만 MAU 플랫폼으로

서다예 기자 2026. 6. 9.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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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블리, 3년 연속 흑자 행진…지난해 거래액 2조5000억원
사입·물류·배송·CS까지 대행해 주는 ‘파트너스 솔루션’ 운영
강석훈 에이블리코퍼레이션 대표이사. 사진=에이블리

8년 전 여성 패션 플랫폼 업계 후발주자로 시장에 뛰어들어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 1000만명을 달성한 뒤 이제는 글로벌을 넘어 오프라인 진출까지 넘보는 기업이 있다. 바로 스타일 커머스 플랫폼 에이블리다.

이 같은 성공 신화의 중심에는 AI에 기반한 '개인화 추천 서비스'와 패션 플랫폼을 연결한 강석훈 에이블리 대표의 혜안이 자리한다. 아울러 '재능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판매자가 될 수 있게 하겠다'라는 사업 초기 포부 역시 지금의 에이블리를 있게 한 원동력으로 꼽힌다.

패션과 개인화 추천 기술의 만남…소비자 반응 폭발적
2025년 에이블리코퍼레이션 실적. 사진=에이블리

2일 에이블리코퍼레이션의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에이블리코퍼레이션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0.6% 증가한 3697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21년 대비 4배 가까이 성장한 수치로 창사 이래 연간 최대 매출이다. 같은 기간 전사 영업손실은 43억원, 당기순손실은 30억원으로 1년 전과 비교해 각각 72%, 83% 감소했다.

특히 눈에 띄는 건 대표 플랫폼인 에이블리의 실적이다. 지난해 에이블리는 단일 플랫폼 기준으로 매출과 거래액 각각 3374억원, 2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30억원으로 3년 연속 흑자를 이어갔다.

에이블리가 경쟁이 치열한 여성 패션 플랫폼 업계에서 단기간에 이러한 성과를 낸 배경에는 이용자의 취향 데이터를 분석해 이에 부합하는 콘텐츠를 연결해 본 강석훈 대표의 경험이 크게 작용했다. 앞서 강 대표는 2010년 개인의 취향과 콘텐츠를 연결하는 기술을 기반으로 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왓챠(Watcha)를 공동 창업한 바 있다.

이후 그는 왓챠에 적용했던 '개인화 추천 서비스'를 당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던 이커머스에 접목해야겠다는 일념으로 2015년 여성 의류 쇼핑몰 어패럴제이를 설립했다. 이어 2018년에는 스타일 커머스 플랫폼 에이블리를 공식 론칭했다. 취향의 영향을 많이 받는 패션 시장의 특성과 개인화 추천 기술이 결합할 때 새로운 사용자 경험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란 판단 때문이었다.

이에 따라 에이블리는 론칭 초기부터 상품과 소비자를 취향 기반으로 연결하는 'AI 개인화 추천 기술'을 자체 개발해 앱에 적용했다. 판매자가 별도로 마케팅하지 않아도 이용자는 수많은 상품 속에서 자신의 취향에 맞는 상품을 발견하고, 판매자는 취향이 맞는 고객을 만날 수 있는 구조를 만든 것이다.

에이블리 관계자는 "AI 개인화 추천 기술의 핵심 원동력은 연간 1500억건 이상 축적되는 방대한 규모의 고객 행동 데이터"라며 "지금까지도 꾸준히 추천 정확도와 서비스 품질을 고도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강 대표의 이러한 전략은 소비자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에 따르면 에이블리는 지난해 5월 버티컬 플랫폼(전문몰) 중 처음으로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 1000만명을 달성했다. 아울러 지난 4월에는 998만 MAU를 기록하며 CJ올리브영, 무신사 등을 제치고 한국인이 가장 빈번하고 오랫동안 사용하는 전문몰 앱 1위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인이 가장 많이·오래 사용한 전문몰 앱 순위. 사진=와이즈앱·리테일

누구나 창업할 수 있는 '넥스트 커머스 생태계' 구축

업계 최대 규모인 10만명에 달하는 입점 판매자 수 역시 에이블리의 핵심 동력 중 하나로 꼽힌다.

사업 초기 에이블리는 유튜브와 앱스토어의 등장으로 누구나 콘텐츠와 앱을 만드는 시대임에도 커머스 시장은 여전히 전문 브랜드와 대형 사업자 중심으로 운영된다는 점에 주목했다. 플랫폼을 소수의 대형 마켓이 전체 매출을 견인하는 구조인 '파레토 법칙'이 아닌 소규모 마켓까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롱테일 구조'로 구축해야 한다는 강 대표의 주문도 있었다.

이에 에이블리는 취향과 재능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판매자가 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든다는 목표 아래 론칭 후 줄곧 '넥스트 커머스 생태계' 구축에 힘써왔다.

대표적으로 에이블리는 1인·소규모 판매자들의 진입 장벽을 낮추기 위한 '에이블리 파트너스'를 운영 중이다. 해당 서비스는 판매자가 상품을 코디해 사진만 찍어 올리면 사입부터 물류, 배송, 고객 응대(CS) 등 운영 전반을 에이블리가 대행해 주는 것을 골자로 한다.

사업자 등록이나 초기 자본 없이도 누구나 손쉽게 창업할 수 있다는 장점에 현재까지 약 1만5000명의 판매자가 에이블리의 파트너로 패션 시장에 진출했다.

이와 함께 에이블리는 최근 일본 쇼핑 플랫폼 '아무드(amood)'를 통해 국내 판매자의 해외 시장 진출에도 힘을 쏟고 있다. 글로벌 진출을 희망하는 판매자는 해외 판매 연동 버튼 클릭만으로 일본 시장에 진출할 수 있으며 상세 페이지 번역을 비롯한 물류, 배송 등의 과정은 에이블리가 전담한다.

현재까지 아무드를 통해 일본에 진출한 판매자는 2만6000여 명 규모로 회사는 물동량 증가에 따라 향후 현지에 물류 공간을 확충한다는 계획이다. 에이블리 관계자는 "기존에는 대형 브랜드를 중심으로 글로벌 진출이 가능했다면 에이블리는 1인 판매자나 소규모 마켓도 해외 시장에 도전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했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에이블리는 올해 글로벌 서비스 '아무드'를 통한 일본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는 동시에 연내 서울 성수동에 첫 번째 오프라인 매장을 선보이는 등 전방위적인 사업 확장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국내 여성 패션 플랫폼 1위를 넘어 온오프라인을 아우르는 쇼핑 플랫폼으로의 도약에 나선 에이블리의 행보에 업계의 눈길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