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증권 실적과 질문들]① 실적 호황 속 파생상품 5700억 적자

황민영 기자 2026. 6. 9.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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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제공=키움증권, 이미지 제작=황현욱 기자

키움증권이 주식시장의 호황을 등에 업고 올해 들어 석 달 동안에만 6000억원대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거래대금 증가와 보유 증권 평가이익 확대가 맞물리며 외형상으로는 어닝 서프라이즈에 가까운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다만 속을 들여다보면 파생상품 부문에서만 5700억원가량의 적자가 발생하며 실적의 질을 둘러싼 의문도 함께 남겼다. 롤러코스터를 타는 증시와 대외 변수 등으로 파생상품을 둘러싼 성과도 요동치는 가운데 호실적 이면의 변동성 관리 능력이 새로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키움증권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621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0.8% 늘었다.

이는 국내외 주식시장 호조에 따른 거래대금 증가와 보유 증권 평가이익 확대 영향으로 풀이된다. 같은 기간 수수료 손익은 3728억원으로, 유가증권평가 및 처분손익은 8921억원으로 각각 76.1%와 539.0% 증가했다.

두 항목만 더해도 단일 분기 기준 1조원을 웃돌지만, 이같이 화려한 성적표 이면에는 파생상품 손실이 자리하고 있다. 올해 1분기 파생상품 관련 순손실은 5701억원으로 전년 동기 66억원 이익에서 적자 전환했다.

파생상품 부문은 주가와 금리, 환율 등 기초자산 흐름에 따라 실적이 갈리는 고위험 운용 영역이다. 증권사는 자기자본 운용뿐 아니라 고객용 △주가연계증권 △상장지수펀드 유동성공급 △구조화상품 발행 과정에서 발생하는 위험을 줄이기 위해 해당 거래를 활용한다.

문제는 시장 방향이 급격히 바뀌거나 현물과 파생 포지션 간 균형이 깨질 경우 단기간에 대규모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 부문 손익이 증권사 실적의 변동성을 키우는 핵심 변수로 꼽히는 이유다.

키움증권은 올해 들어 파생상품으로 막대한 수익을 거뒀으나 이를 뛰어넘는 손실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 관련 이익만 4조457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134.4% 확대된 수치다. 하지만 파생상품 관련 손실이 같은 기간 165.3% 증가한 5조271억원으로 더 많이 늘면서, 합산으로는 적자가 났다.

특히 주식 관련 거래에서의 부진이 전체 적자 규모를 키운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 키움증권은 주식 관련 상품에서만 7518억원의 순손실을 내며 전체 파생 부문의 적자 확대를 주도했다.

파생상품 운용에는 리스크 완화를 위한 위험회피 목적도 담겨 있지만, 그럼에도 이 정도 적자는 되짚어 봐야 할 대목이다. 키움증권은 분기보고서 주석에서 단기 시세차익과 재정이익 획득을 목적으로 주가지수옵션과 주가지수선물, 주식선물을 매매하고 있으며 외화자산의 환위험 헤지를 위해 장내파생상품을 거래하고 있다고 공시했다. 증권사가 보유 주식이나 채권 등 현물 자산의 가격 변동 위험을 줄이기 위해 반대 방향의 파생 포지션을 설정하는 것은 일반적인 운용 방식이다.

다만 키움증권이 단기 시세차익 목적의 파생 거래도 병행하고 있는 만큼 이번 손실에서 이런 헤지에 따른 비용이 많은지, 혹은 운용 판단에 따른 손익 변동성 확대인지는 따져볼 필요가 있다. 현물 이익과 파생 손실이 일정 부분 상쇄되는 구조라 하더라도 손실 규모가 컸던 만큼 헤지 비율 설정이나 포지션 조정 과정에서 엇박자가 났을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하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파생상품 손익의 높은 변동폭 자체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파생상품은 증권사 입장에서 가격 등락에 가장 민감한 영역"이라며 "일정한 시장 범위 안에서 수익을 내도록 구조를 짜더라도 지수나 금리 등이 예상 범위를 벗어나 급격히 움직이면 손실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키움증권 규모에서 5700억원 손실이면 큰 수치는 맞다"면서도 "파생은 주식처럼 무조건 시장이 오르면 수익이 나는 구조가 아니어서 포지션에 따라 급등장에서도 손실이 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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