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 사망' 부천 유치원 교사, 115일 만에 직무상 재해 인정
교육계 "아파도 쉬지 못한 교육현장 구조적 문제 확인"

경기 부천의 한 사립유치원에서 고열을 동반한 독감에 걸린 채 출근하다 숨진 20대 교사에 대해 사건 발생 115일 만에 '직무상 재해' 결정이 내려졌다.
9일 교육계에 따르면 사립학교교직원연금관리공단은 전날 급여심의회를 열고 유치원 교사 A씨의 유족이 청구한 '직무상 유족급여'를 심의한 결과 이를 가결했다.
급여심의회는 지난달 4일 열린 첫 심의에서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고 보고 결정을 보류했지만, 전날 재심의에서는 A씨의 사망을 직무상 재해로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지난 1월 27일 B형 독감 판정을 받은 뒤에도 사흘간 출근했고, 이후 증상이 악화해 같은 달 31일부터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다가 지난 2월 14일 숨졌다.
유족 측은 A씨가 근무하던 당시 유치원 내에서 독감 집단감염이 발생했지만, 과중한 업무 등으로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했다며 사망과 직무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고 주장했다.
유족 측은 지난해 10월부터 A씨가 사망한 올해 2월까지 해당 유치원에서 전체 원아 120명 중 43명과 교사 2명 등 총 45명이 독감에 걸렸다는 통계 자료와, 그럼에도 병가 사용을 꺼렸다는 A씨 동료들의 진술 등을 사학연금공단에 제출했다.
교육시민단체들은 이번 결정을 환영하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성명을 내고 "이번 결정은 고인을 죽음으로 내몬 원인이 개인의 질병이 아니라 아파도 쉬지 못하게 만든 노동 환경에 있었음을 공적 기관이 인정한 결과"라며 "교육부는 이번 직무상 재해 인정 결정을 계기로 교사의 희생에 기대는 교육이 아니라 제도로 운영되는 교육 환경을 만드는 데 책임 있게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국사립교원노동조합은 "이번 직무상 재해 인정은 늦었지만 당연한 결정"이라고 환영하며 "이번 결정은 고인의 죽음이 단순한 개인 질병이나 개인 책임으로만 볼 수 없고, 아파도 제대로 쉬기 어려웠던 교육현장의 구조적 문제가 교사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한 중요한 판단"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법정 감염병 등 교원의 건강과 학생 안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질병의 경우 병가 사용을 사실상 의무적으로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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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박종환 기자 cbs2000@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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